▲ 영국 윔블던

테니스인의 정신적 고향

영국의 윔블던, 프랑스의 롤랑가로스, 국제 테니스 명예의 전당이 있는 미국 로드 아일랜드 뉴포트.
이곳은 전세계인들이 테니스의 고향으로 여기는 곳이다.
윔블던은 영국 런던 남서부 교외의 머튼 구의 한 시골마을의 지명이다. 1868년에 창립된 올 잉글랜드 테니스 클럽(The All England Tennis Club)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테니스 대회를 열었고 테니스 대회 중 최고의 권위를 가진 윔블던이라는 대회로 만들었다.

프랑스의 롤랑가로스는 한 비행 조종사의 이름이다. 그랜드슬램 프랑스오픈을 지칭하는 말이 됐다. 프랑스오픈대회의 공식적인 명칭은 Les Internationaux de France de Roland Garros 또는 Tournoi de oland-Garros(각각 '롤랑가로스 프랑스국제대회', '롤랑가로스 대회'라는 의미)로, 줄여서 롤랑가로스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프랑스 정부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의 위대한 비행기 조종사였던 롤랑가로스(Eugene Adrien Roland Georges Garros)의 이름을 따 새 경기장의 이름을 짓는 조건으로 1928년에 프랑스테니스협회에 3 헥타르의 부지를 기증하였다. 그후 전세계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불러 경기를 하고 있다.

미국 뉴포트의 국제 테니스 명예의 전당은 1880년 제임스 고든 베넷 주니어(James Gordon Bennett, Jr.)에 의해 설립된 종합 위락시설이었던 뉴포트 카지노에 위해 운영되고 있다. 20세기 초 미국 대공황으로 인한 경기의 침체로 카지노는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었고, 1950년대에 이르러서는 거의 절망적인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위기에서 뉴포트 카지노를 구해준 아이템이 테니스였다. 미국 론 테니스 협회(the United State Lawn Tennis Association)는 협회의 첫 번째 챔피언십 대회를 1881년 뉴포트에서 개최했으며, 이 대회는 1914년까지 지속되었다. 이때부터 테니스는 테니스는 뉴포트 카지노의 가장 인기있는 서비스가 되었다. 제임스 밴앨런(James Van Alen)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1954년에 ' 위대한 선수들의 성소'를 만들고자 하는 취지에서 국제테니스 명예의 전당이 설립되었다. 국제 테니스 명예의 전당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잘 갖춰진 테니스 박물관 중 하나이다. 이 시설은 1954년 미국 테니스 협회(USTA)에 의해 인가되었으며, 1986년부터는 국제 테니스 연합(ITF)으로부터도 공식적
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1955년 최초의 헌액자가 나온 이래 현재 전 세계 18개국의 200여 명 이상의 헌액자수를 기록하고 있다.

영국의 한 시골마을 윔블던, 프랑스의 조종사 롤랑가로스, 미국 뉴포트의 '위대한 선수들의 성소'테니스 명예의 전당은 전세계 테니스인들 마음의 고향이 되었다.

▲ 장충장호코트

그렇다면 한국테니스의 고향은 어디일까. 1만7987명의 회원수를 지닌 네이버 테니스 밴드 '노란공 테니스'에 물었다. 응답자 90% 이상이 장충테니스코트(2013년 11월 13일 이후 장충장호테니스장으로 개명)로 꼽았다.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의 40대~80대 서울, 경기에 거주하는 테니스인들은 장충코트에서 테니스를 보고 배우고 자랐기 때문이다. 대한테니스협회에 등록된 선수들 대다수가 장충장호코트에서 경기를 한 경험을 갖고 있다. 대회의 대부분이 서울에서 열렸고 그 장소는 장충장호테니스장이었다.
직장인들이 넥타이를 매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테니스장을 찾은 곳도 장충장호코트였다. 역대 국가대표들도 테니스를 하며 울고 웃으며 인생을 느낀 곳이 바로 장충장호테니스코트였다.

▲ 테니스자립기금 모금 기부자 현황판

한국테니스 어머니, 장충코트
올해 8월 9일 코오롱 사용계약 만료

1971년 코트 설립 이래 대한테니스협회에서 위탁 운영해 온 서울 장충장호테니스코트를 민간 스포츠 시설,관리 전문업체인 코오롱 스포렉스가 3년간 운영해 오던 기간이 올해 8월 9일로 끝난다.
장충코트는 협회장을 지낸 고(故) 장호 홍종문 회장이 1971년 사재 1500만원을 쾌척해 지은 이후 서울시에 기부채납했다. 30여년간 대한테니스협회가 주도적으로 운영하다가 2009년부터 서울시의 입찰 방침에 따라 협회가 입찰에 참여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협회가 매년 8천여만원 안팎의 금액으로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을 낙찰 받아 관리해 왔다. 장충코트에서는 올림픽 코트가 마련되기 이전에 우리나라 대부분의 테니스대회를 개최해 이덕희, 김봉수, 전영대, 유진선, 이형택, 조윤정 등 내로라 하는 선수들을 배출했다. 최고액 공개 입찰에 낙찰되어 코트를 3년간 운영해 온 코오롱 스포렉스는 조명의 수리 등 코트 환경 개선 작업에 노력을 기울여 코트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했으나 센터코트를 비롯한 대다수 코트의 바닥이 갈라져 정상적인 테니스 경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방치했다.
장충장호재단 홍순모 집행위원장은 "코트만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대한테니스협회와 장호테니스재단에서 맡아 코트를 재건하고 공공성과 시민의 공익성을 위해 사용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테니스인은 "한국 테니스 역사에 어머니와도 같은 의미가 있는 장충코트 운영을 대한테니스협회나 장호테니스재단이 꼭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8월 사용계약이 끝나는 장충장호코트에 대해서 6월말 공개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라며 "장호재단이나 대한테니스협회에 우선권은 없다. 코트를 운영하려면 최고액 입찰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현재 장충코트에서는 장호배 주니어대회와 여자연맹회장배, 서울시 관내 각급 학생 대회 등이 열리고 있다.

한편, 장충장호테니스장 인근에 있는 장충리틀야구장은 야구관계 단체인 한국리틀야구연맹이 서울시로
부터 무상으로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리틀야구장은 대한민국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법률 제8852호) 20조(공원시설의 관리를 공원관리청이 아닌 자에게 위탁할 수 있다)와 서울특별시 도시공원 조례 16조 4항(서울특별시장이 공원 또는 공원시설의 효율적 관리ㆍ운영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위탁할 수 있다)에 의거해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장충장호테니스장도 공개 입찰만이 아닌 테니스관련 단체에 수익성보다는 공익성을 부과하며 운영을 맡기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

▲ 안민석(오른쪽 두번째) 국회의원이 지난 2013년 장충장호코트의 코오롱그룹 운영에 반대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 지난 2013년 장충장호코트의 코오롱 그룹 운영 반대하는 테니스인들의 시위

장충장호코트 설립 배경이 적힌 글귀

이형택 US오픈 16강 진충 기념 시계탑이 동호인 박상윤씨의 기증으로 장충장호코트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