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테니스 기대주 정현(삼일공고)이 58년 장호배 역사상 최초로 형제 우승을 달성했다.

22일 장충 장호테니스장에서 열린 제58회 장호 홍종문배 남자단식 결승에서 정현은 정윤성(양명고)을 맞아 6-4, 6-1로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정윤성의 서비스로 시작한 첫 세트 정윤성이 15-40로 브레이크 위기를 맞았으나 한 포인트씩 따라 잡으며 듀스까지 가서 두 번의 듀스접전 끝에 정윤성이 자신의 게임을 지켜내며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면서 4-4.

정현이 4-4 정윤성의 다섯 번째 서비스게임에서 정윤성이 갑작스럽게 첫 서브 난조를 보이는 틈을 타 브레이크에 성공하고 5-4로 승기를 잡았고 이어진 자신의 서비스게임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6-4로 첫 세트를 먼저 가져갔다.

2세트 정현이 정윤성의 첫 서비스게임을 먼저 브레이크하고 3-1로 앞서 나갔고 정윤성의 세 번째 서비스게임을 두 번의 듀스접전 끝에 브레이크하며 4-1로 멀찌감치 달아나며 정윤성의 추격의지를 꺾고 승기를 잡은 정현이 내리 두 게임을 더 따내며 6-1로 마무리하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정현은 2012년 장호배 준우승 이후 2년 만에 장호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또한 정현이 장호배 우승을 차지하며 58년 장호배 역사상 첫 형제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정현의 형인 정홍(건국대)은 2010년 삼일공고 2학년 때 제54회 장호배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또한 정현의 아버지인 정석진(삼일공고) 감독도 1984년 삼일실고 재학시절 제28회 장호배에 출전해 패자전 우승을 기록하며 3위에 입상한 바 있어 삼부자가 모두 장호배에 출전해 입상하며 특별한 인연이 되고 있다.

정현의 아버지 정석진(삼일공고) 감독은 “최초로 형제 우승을 달성해 대견하고 기쁘다. 형인 홍이가 먼저 우승을 차지했기에 동생인 현이가 형제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장호배는 우리 가족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대회이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진기록인 부녀 우승은 최성훈-최지희 부녀가 세웠다. 최지희(수원시청)가 2010년 제54회 장호배 우승을 차지하며 장호배 부녀 우승을 기록했으며 최지희의 아버지인 최성훈씨는 1983년 전남기공 재학시절 27회 장호배 우승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개인 기록으로는 안동중학교 3학년이던 임용규가 2006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기록한 전무후무한 장호배 4연패(제50회-제53회) 그리고 여자부에서는 2011년부터 2003년까지 홍다정이 기록한 3연패(제45회-제47회) 등이 있다.

여자부에서는 1957년 초대 챔피언 정명자가 1959년까지 단, 복식 3연패를 차지한 바 있다.  

형제 우승을 달성한 정현은 “장호배라는 이렇게 큰 대회에 초청받아 우승을 차지해 기쁘다. 장호배 출전 5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예전에 홍이 형이 뛰는 걸 보고 이 시합을 뛰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정현은 “이 대회가 주니어대회 마지막 경기가 될 것 같다. 이제 본격적으로 프로에 도전이다. 프로무대의 선수들이 모두 나이도 나보다 많고 실력도 좋은 만큼 배운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현은 지난주 열린 부산오픈챌린저(총상금 7만5천달러+H)에서 국내 최연소 ATP챌린저 4강 진출 기록을 세우며 챌린저급 선수로 급성장하고 있다.

프로무대 본격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정현은 “서브와 발리 플레이의 보완이 필요하다. 나머지는 열심히 하는 것 뿐 이다”라고 전했다.

정현은 지도하고 있는 윤용일(삼성증권) 코치는 “주니어 마지막 경기를 최고 권위의 장호배 우승으로 마무리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프랑스오픈, 윔블던 주니어대회를 모두 출전 철회했다. 이제는 본격적인 프로무대 도전에 나선다”고 전했다.

정현은 창원퓨처스와 대구퓨처스에 출전한 후 결과에 따라 향후 스케줄을 잡을 예정이며 현재 ATP랭킹 333위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다가오는 US오픈 예선을 뛰려면 100위가량의 랭킹 상승이 필요한데 아직 두 달 가량의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지금의 상승세라면 기대해 볼만하다. 

한편 먼저 열린 여자단식 결승에서는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했던 김다빈(조치원여고)이 송경은(충남여고)을 6-0, 6-2로 완파하고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김다빈은 강한 스트로크를 내세워 미처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송경은을 압박하며 첫 세트를 6-0으로 먼저 가져가며 승기를 잡았다. 첫 세트에서 김다빈은 송경은에게 단 네 포인트만 허용하는 완벽히 압도하는 경기를 펼쳤다.

2세트도 김다빈이 송경은의 서비스게임을 연달아 브레이크하며 3-0으로 앞서 나갔고 송경은이 김다빈의 두 번째 서비스게임에서 듀스 접전 끝에 브레이크하며 2-3까지 따라 붙었으나 추격은 거기까지.

김다빈이 자신의 서비스게임을 잘 지켜내며 4-2로 리드를 지킨 가운데 송경은의 네 번째 서비스게임에서 송경은이 더블폴트를 범하자 바로 브레이크하고 5-2로 추격을 따돌리고 6-2로 마무리했다.

이로써 김다빈은 지난해 장호배 결승에서 아쉬운 역전패를 당하며 놓친 장호배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국제주니어랭킹 72위를 기록하고 있는 김다빈은 현재 국내 여자선수 중 가장 높은 ITF 국제주니어랭킹을 가지고 있는 여자 테니스 유망주이다.  

장호배 첫 우승을 차지한 김다빈은 “작년 결승에서 다 이긴 경기를 놓쳐 많이 아쉬웠는데 이번에 우승을 차지해서 너무 기쁘다. 올해 목표는 여자서키트 대회에 출전해 더 많은 랭킹포인트를 확보하고 싶다. 한 가지 더 바람이 있다면 서키트 우승도 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리고 김다빈은 “늘 함께 해 주고 계신 오윤숙 코치님 그리고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신 조치원여고 길기태 감독님 마지막으로 언제나 뒤에서 뒷바라지해 주시는 부모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경기를 지켜본 대한테니스협회 주원홍 회장은 “우승한 정현이가 대회 초반에는 피로 때문인지 경기에 집중이 잘 안 된 것 같은데 준결승, 결승 갈수록 집중하면서 자기 플레이를 보여줬다. 준우승한 정윤성, 오찬영도 유망주이다. 아직은 기본기가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잘 보완되면 기대이상으로 잘 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라고 평했다.

그리고 주원홍 회장은 “테니스는 굉장히 긴 여정이다. 한 두 경기 결과에 실망하지 말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노력 한다면 좋은 성장들을 보일 것이다”라고 당부했다.

58회째 대회의 막을 내린 장호 홍종문배 주니어테니스대회는 한국 테니스 발전의 전기를 마련코자 고.홍종문 전.대한테니스협회장이 만든 우수 주니어 초청대회로 남녀 우승자에게는 3,000달러, 준우승자에게는 1,500달러의 해외대회출전경비를 지원한다.

특히 이번 대회는 지난해 장호배 대회 기간 중 장충 장호테니스장으로 개명을 한 후 열린 첫 대회라 더욱 의미가 깊다.

대회를 주최하고 있는 장호체육재단(이사장 류재성)은 테니스계의 대부로 큰 족적을 남긴 고.홍종문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미망인 이순옥 여사와 슬하의 3남 3녀가 한국 테니스 발전을 위해 46억 5천 만원을 출연하여 국내 최초로 공익재단법인으로 2000년 6월 5일에 설립되었다.

장호체육재단은 장호 홍종문배 대회의 영속적인 개최와 우수 선수 발굴과 육성, 장학사업 그리고 테니스 기술자료 수집과 연구에 관한 사업, 종로구 체부동 사저의 장호기념관 관리 및 운영을 맡고 있다.

서울=테니스데일리 정하대 기자 kangspower@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