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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회 장호 홍종문배 전국주니어테니스대회가 장충 장호테니스장에서 4일간(5.19~5.22)간의 열전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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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8회 장호 홍종문배가 장호 장충테닛장에서 4일간 열렸다. |
2000년 6월, 국내 테니스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던 고(故) 장호 홍종문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미망인인 혜당 이순옥 여사가 46억 5천만원을 출연하여 재단법인 장호테니스재단을 만들었다. 장호 테니스재단은 해마다 국내 주니어 선수 32명(남녀16명씩)을 초청하여 장호 홍종문배를 개최하고 있다. 남녀 우승자에게는 3000달러, 준우승자에게는 1500달러씩을 해외 출전 경기로 지원하여 국제 경험을 쌓도록 배려하고 있다. 사실 58회라는 역사가 말해주듯 장호 홍종문배는 국내 테니스 계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김문일, 노갑택, 이덕희, 김일순, 전미라 등 기라성 같은 테니스인 들의 관문이기도 했다. 때문에 한편으로는 상금에 앞서 장호배 우승했다는 명예를 위해 출전하는 대회이기도 하다.
이번 58회 대회는 남자부 정 현(18,삼일공고,삼성증권후원)이 정윤성(16,양명고)을 2:0(6-4 6-1)으로 누르고 승리했고, 여자부는 김다빈(17,조치원여고)이 송경은(18,충남여고)을 2:0(6-0 6-2)으로 손쉽게 이기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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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녀 우승,준우승, 3위 입상자들.좌로부터 이진주(조치원여고),배도희(3위,수원여고),송경은(준우승,충남여고),김다빈(우승,조치원여고),정현(우승,삼일공고),정윤성(준우승,양명고),신건주(3위.건대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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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일간의 열전 결과 기록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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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듯 장호배는 국내 유망 주니어 32명(남녀16명씩)을 초청하여 대회를 치른다. 때문에 앞으로 우리나라 테니스가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 가늠자가 되기도 한다. 이들이 결국 성장하여 시니어 무대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고 우리나라 테니스 국가대표가 될 가망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정현 vs 정윤성
2013년 윔블던 주니어 준우승, 국내 최연소 챌린저 대회 4강(부산오픈)의 전력을 가진 정현과 이제 갓 고등학생이 된 정윤성(양명고)의 결승전은 이미 승패가 예정되어 있는 게임이기도 했다. 우후죽순처럼 쑥 쑥 커가는 중고등 시절의 신체와 기술력의 차이는 결코 무시하지 못하는 비례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오후 12시부터 시작된 결승전은 초반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아우인 정윤성의 서브로 시작된 매치는 첫 게임부터 2번의 듀스 게임이 진행되었을 만큼 긴장감이 맴돌았다. 그러나 정윤성의 퍼스트 서브가 위력적으로 들어갔고 결국 자신의 첫 게임을 지켰다. 게임 스코어 2:3 정현의 서브. 첫 서브가 잘 들어가지 않으며 정윤성에게 세컨 서브 리턴 에이스를 맞는 등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두 번의 듀스 끝에 자신의 게임을 잘 지켰다. 이후 4:4가 될 때까지 정현과 정윤성은 각자 위력적인 서브를 넣어가며 자신의 게임을 지켜 나갔다.
4:4 정윤성 서브. 정윤성의 위력적인 서브가 살짝 라인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정현은 강력한 스트로크 대신 정윤성의 볼을 되 받아 치는 전략을 썼다. 조금 약해진 볼을 정윤성은 강력한 스트로크와 앵글샷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그 볼들은 사이드 라인과 베이스 라인을 살짝 벗어나고 말았고 자신의 서브 게임을 정현에게 내주고 말았다.
1세트는 6-4로 정현이 가져왔다.
서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가며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긴 했으나 1,5,9번째 게임을 제외하고는 별반 특별한 볼거리가 없었던 1세트에 비해 2세트 들어서는 훨씬 볼거리가 풍성했다.
게임 스코어 자체는 6-1로 큰 격차가 벌어졌으나 정현이 드롭 샷을 비롯 네트 플레이를 선보였고 정윤성의 강력한 포핸드 위닝샷이 터져 나와 지켜보는 관중들의 환호도 있었다. 서브에서 더블 폴트도 나왔으나 강력한 에이스도 몇 개 터졌다.
전체적으로 큰 대회의 경험이 많은 정현의 노련한 플레이가 돋보이는 매치였다. 그러나 정윤성의 가능성 역시 들여다 볼 수 있는 매치이기도 했다. 앞에서 언급했듯 같은 고등학생이긴 하지만 한 참 기량이나 신체가 쑥쑥 커가는 고등학생에게 있어 둘의 신체 차이나 대회 경험의 차이는 꽤 크다.
그러나 정윤성은 형인 정현에 비해 더 공격적으로 나왔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우리나라 선수들의 백핸드는 괜찮은 편이다. 포핸드에 비해 투핸드 백핸드는 탄탄하게 받쳐 치기 때문에 빳빳한 볼이 많아 외국 선수들에 비해 많이 뒤떨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결국 스트로크의 승부는 백핸드 보다 포핸드를 어떻게 치느냐에 달려있다. 시합에서 백핸드 보다는 포핸드를 치는 비율이 훨씬 많고 위닝샷 역시 포핸드에서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톱 프로들은 백핸드 쪽으로 오는 볼도 시간적인 여유만 있다면 최대한 돌아서서 치는 포핸드를 치려고 노력한다. 승부를 볼 때도 백핸드 보다는 포핸드가 훨씬 위력적이고 신체 가동성의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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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윤성의 리턴 준비자세와 리턴 위치. 베이스라인에서 너무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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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턴시 한 발 밀면서 들어가 리턴하기에 준비할때 보다 베이스라인에 붙어 있으나 리턴 준비시 부터 한 참 더 베이스라인 가까이 붙을 필요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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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성은 포핸드 에러가 베이스 라인 아웃 보다는 사이드 라인 아웃 되는 비율이 높았다. 그것도 짧게 떨어지는 사이드 라인 아웃이었다. 사이드 라인 아웃보다는 베이스 라인 아웃이 더 좋고 사이드 라인 아웃되더라도 베이스 라인 가까이 떨어지는 아웃이 더 좋다. 일부러 짧은 앵글샷을 놓으려다 아웃되었다면 몰라도 그런 의도에 의한 사이드 라인 아웃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 원인은 아마도 스트로크의 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윤성의 포핸드는 전형적인 와이퍼스윙을 구사한다. 그런데 와이퍼 스윙의 폭이 너무 작다. 와이퍼 스윙시 좀 더 팔을 확장(Extension)시킬 필요가 있어 보인다. 큰 스윙폼(과도한 스윙폼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은 작은 폼에 비해 에러의 확률은 높여주겠지만 공격적인 스트로크를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정윤성은 서브도, 스트로크도 매우 공격적이었다. 정현을 상대해 이기면 대박, 져도 본전이라는 마음 가짐이 은연중 경기를 대하는 자세가 편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경기 시작 전 화장실에서 잠시 정윤성과 기자는 몇 마디 대화를 나눴다. “오늘 정현을 맞아 목표가 어디까지냐?” “목표요? 항상 우승이죠!” 기자의 우문에 현답이 돌아왔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기자는 또 한가지 질문을 했다. “오늘 경기 스스로 어떻게 생각해?” “백핸드 에러가 많아서 졌지만 서브도 잘 들어갔고 포핸드 스트로크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공격적으로 치려고 노력했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수비지향적인 우리나라 테니스 현실에서 결과와 상관없이 최대한 공격적으로 치려고 노력했다는 이 마음만으로도 한 단계 진전했다는 생각이 든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다’라는 세계적인 명언이 있다. 공격적으로 때리다 보면 수비적인 게임운영보다 당연 에러는 더 많이 하게 되어 있다. 에러에 연연하여 공격성을 잃어 버리면 결국 국내 선수에 머물게 된다. 정윤성이 좀 더 큰물에서 노는 대어가 되기 위해서는 그 공격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정현은… 상대편의 볼을 되받아 치는 스타일이다.
좀 더 네트 플레이를 해야 하고 좀 더 지능적인 플레이를 할 필요가 있다. 이번 장호배 우승을 끝으로 더 이상 주니어 무대에서는 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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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현의 리턴 준비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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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현은 준비 위치에서 앞으로 들어가지 않고 준비한 위치에서 리턴하는 경우가 많다. 베이스라인에 가까이 붙을 수록 더 빠른 판단과 동작이 요구 되지만 리턴 각은 좁아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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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성과의 플레이에서 에이스도 몇 개 나왔으나 더블 폴트도 몇 개 나왔다. 정윤성이 더블 폴트 하는 것과 정현이 더블 폴트 하는 것은 다르다. 정윤성은 아직 주니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지만 정현은 이제 시니어 무대에서 활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퍼스트 서브를 더 연마해서 강력하게 들어가 에이스를 내는 것도 좋다. 그러나 지난 부산 오픈에서 언급했듯 현 시점에서 퍼스트 서브는 파워보다는 들어갈 확률을 높여야 한다. 또한, 세컨 서브의 속도를 좀 더 높여 퍼스트 서브와 세컨 서브의 속도가 비슷하게 하고 더 까다롭게 넣어 상대편에게 두드려 맞지 않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듯 하다. 이번 결승전에서 정현은 정윤성에게 2번이나 리턴 에이스를 두드려 맞았다.
라이징 볼을 치는 타점은 매우 좋다. 베이스 라인에서 스트로크를 치는 위치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포핸드의 타이밍이 조금 늦어 몸이 뒤로 제쳐지는 모습을 자주 본다. 타점은 좋으나 타이밍이 늦다는 반증이다. 포핸드 타이밍을 조금 빠르게 가져 간다면 더 좋은 볼을 만들 수 있다.
정현은 자신이 위닝샷을 때리는 것보다 상대편의 볼을 되받아 치는 볼에 더 익숙하다. 파워 스트로크 싸움 보다는 상대편의 강력한 볼을 또박 또박 길게 받아 치며 컨트롤 샷으로 사이드 라인으로 붙여 볼을 보내다 기회가 왔을 때 네트 플레이를 하는 전략을 쓰는 것이 더 현명한 플레이가 될 듯하다.
베이스 라인에서 스트로크 대결 일색인 현대 테니스가 이제 대부분의 선수들에게서 일반화 되어 특이성이 없어졌다. 얼마 전 끝난 ATP 이탈리아 오픈 결승전에서 노박 조코비치는 라파엘 나달을 맞아 예전에 비해 많은 네트 플레이를 선보였다. 조코비치가 완전한 베이스라이너에서 네트 플레이어로 조금씩 변화하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테니스도 창조가 필요하다.
창조라는 것은…이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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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호배에서 활약한 임원,위원들과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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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호 홍종문 회장의 가족들과 선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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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셀카를 찍는 모습이 발랄한 여고생 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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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현의 서브를 옆에서 본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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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현의 포핸드를 옆에서 본 모습. 보편적으로 정현이 라이징 볼을 치는 타점은 좋다. 그러나 치는타이밍이 좀 늦어 뒤로 물러나듯 상체가 제쳐지며 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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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윤성의 서브를 옆에서 본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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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이퍼 스윙을 하고 있으나 스윙의 폭이 너무 작다. 좀 더 큰 스윙을 할 필요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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