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스트젠 파이널 홈페이지

남자 테니스계를 이끌고 있는 라파엘 나달(스페인, 1위), 로저 페더러(스위스, 2위), 앤디 머레이(영국, 3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7위) 등 4대천왕 시대에서, 다른 투어선수들은 그들의 그림자에 가려져 왔다. 특히 혜성처럼 등장하는 10대 선수들의 활약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2009년부터 10대 투어 우승자 실종

지난 2008년까지만 해도 10대 선수의 '깜짝 활약' 은 흔한 일이었다. 2008년 일본의 니시코리 케이(15위)는 18세 나이로 미국 델라이비치오픈에서 생애 첫 투어 우승을 차지했으며, 같은 해 후안 마틴 델포트로(아르헨티나, 19위)가 19세 나이로 투어대회를 무려 4번이나 제패하는 일도 벌어졌다.

그러나 2009년부터는 10대 선수가 우승하는 일들이 드물어졌다. 대신 30대 선수들이 투어 우승 횟수를 늘려가기 시작했다. 2009년 4회, 2010년 7회, 2011년 5회, 2012년 13회, 2013년 16회였으며, 2015년에는 무려 25회를 기록했다. 페더러가 30줄에 접어든 2010년대부터 '30대 전성시대' 가 시작된 셈이다.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독점하고 있는 나달, 페더러, 머레이, 조코비치는 최첨단 트레이닝의 도움으로 30대를 보내고 있다. 심지어 전성기 시절로 돌아온 페더러와 나달은 젊은 선수들이 상위권에 진입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ATP의 차세대 스타 발굴 프로젝트, '넥스트젠'

새로운 스타의 탄생에 굶주린 ATP는 지난해부터 21세 이하 유망주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 3월부터 #NEXTGEN 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호주의 닉 키르기오스(20위)를 필두로, 보르나 코리치(크로아티아, 56위),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5위) 등의 활약이 집중 조명됐다. 한국의 간판스타 정현(한국체대, 54위)도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ATP 홈페이지 대문을 장식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키르기오스는 20세 10개월의 나이로 투어 우승트로피를 안았다. 이후 자신감을 얻은 그는 두 번 더 우승을 거머쥐며 상위권에 진입했다. 또한 즈베레프는 9월에 19세 5개월 나이로 생애 첫 투어 타이틀을 획득했고, 그 다음주에는 카렌 카차노프(러시아, 41위)가 20세 4개월 나이로 넥스트젠의 투어 우승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는 즈베레프가 톱플레이어 반열에 오르면서, 젊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와 함께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자극을 받은 친구들은 새로운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4월에는 코리치가 20세 5개월 나이로 모로코 그랑프리하산II(ATP250시리즈) 우승을 했으며, 7월에는 안드레이 루블레프(러시아, 35위)가 19세 9개월 나이로 크로아티아 우막오픈(ATP250시리즈)에서 생애 첫 투어 타이틀을 획득했다.

넥스트젠의 왕중왕을 가린다

ATP는 올해 넥스트젠을 위한 대회를 신설하기에 이르렀다. 이름하여 '넥스트젠 ATP 파이널'. ATP투어 파이널의 신세대 버전이다. 올해 가장 좋은 성적을 낸 21세 이하 선수 8명을 이탈리아 패션의 도시 밀라노에 모이게 해 다음달 7일부터 11일까지 왕중왕을 가린다.

넥스트젠 파이널에 참가할 선수는 올해 ATP투어에서 획득한 랭킹포인트 순으로 결정한다. 랭킹포인트 1~7위 선수까지 7장의 티켓을 부여하고, 나머지 1장은 와일드카드로 제공한다. 와일드카드는 이탈리아 선수들끼리 21세 이하 대회를 치른 뒤, 우승자에게 부여한다.

오는 30일 발표될 ATP 랭킹포인트를 마지막으로 '최후의 7인' 이 선정된다. 지난 16일 발표된 ATP랭킹 기준으로, 아래와 같이 넥스트젠 파이널에 참가할 선수들을 예상할 수 있다. 현재 정현과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 67위)가 7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다음주 500시리즈 대회에서 극적인 드라마가 펼쳐질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