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 KDB코리아오픈 조직위원회 미디어팀

열여덟 장수정(양명여고-540위)이 한국 테니스에 추석 특집극 같은 한편의 드라마를 선물했다.

추석날인 19일 방이동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KDB코리아오픈 단식 16강전에서 장수정(양명여고)은 온스 제베르(튀니지-184위)를 맞아 1-6, 6-4, 6-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첫세트 장수정이 비록 1-6으로 내줬으나 네 게임이 듀스접전이 펼쳐졌을 정도의 박빙의 대결이었다.

2세트 초반부터 장수정과 제베르가 서로 브레이크 공방전을 펼치면서 1-1이 되었고 이어 제베르가 자신의 서브게임을 2-1이 된 수간 장수정이 메디컬타임아웃을 요청했고 메디컬 처치와 함께 심기일전한 장수정이 두 번의 듀스접전 끝에 자신의 게임을 잘 지켜내 2-2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이어 서로 양보없는 승부를 펼치며 4-4까지 팽팽하게 전개되었으나 장수정이 경기의 흐름을 가져가며 상승세로 돌아 선 반면 장수정의 추격에 제베르가 갑작스런 난조를 보이며 더블폴트까지 범하자 장수정이 러브게임으로 브레이크하고 5-4로 경기를 뒤집었고 이어진 자신의 서브게임에서 듀스까지 갔으나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6-4로 2세트를 챙기며 제베르에게 일격을 가했다.

3세트 제베르의 첫 서브게임을 장수정이 러브게임으로 브레이크하고 산뜻한 출발을 하면서 기선을 제압했고 이어 장수정이 자신의 서브게임을 깔끔하게 지켜내 2-0으로 리드를 잡았고 제베르가 두 번째 서브게임을 지켜내며 추격을 시도했으나 거기까지였다.

이어진 장수정의 서브게임에서 장수정이 흔들리는 제베르를 상대로 압박해 40-0로 몰아붙였고 에이스를 꽂아 넣으며 3-1을 만들고 제베르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꺽고 내리 세 게임을 더 따내며 6-1로 승리를 확정지었다.

특히 오늘 경기에서 장수정의 자신감 있는 강한 서브가 빛났고 안정된 스트로크를 바탕으로 상대의 공이 짧아질 때 마다 적극적인 네트대시를 펼친 공격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로써 장수정은 지난 10년 동안 처음으로 국내선수중 KDB코리아오픈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일궈냈다.

또한 장수정은 2006년 1월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WTA 투어 캔버라 인터내셔널 조윤정(삼성증권) 코치의 준우승 이후 국내 선수로는 7년 8개월 만에 투어 대회 8강 진출을 기록했으며 조윤정 코치는 현재 장수정을 가르치고 있어 청출어람을 기대하는 겹경사를 맞고 있다.

장수정은 "경기 초반 너무 긴장해서 숨도 잘 쉬고 속도 좋지 않았다. 그래서 2세트 1-2에서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했고 약을 먹었다. 이후 움직임이 경쾌해지면서 내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마침 상대방의 에러가 늘면서 경기가 잘 풀렸고 상대방의 백핸드가 약한 것 같아 그쪽으로 주로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장수정은 "많은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었다. 내일은 긴장하지 않고 내 플레이를 다하고 파이팅하는 모습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수정은 부동의 초등랭킹 1위 출신으로 2007년 미국 프린스컵 12세부 우승과 에디허국제주니어대회 12세부 4강, 오렌지보울 12세부 여자단식 준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여자 테니스의 미래로 일찌감치 낙점 받았다.

신안초를 졸업하고 안양서여중 1학년에 진학하자마자 2008년 중고종별대회에 출전해 2, 3학년 언니들을 모두 물리치고 단식 우승을 차지해 테니스계를 깜짝 놀라게 했었다. 이후 장수정은 김일순(삼성증권) 감독의 눈에 띄어 삼성증권 주니어 후원선수로 발탁되어 조윤정(삼성증권) 코치의 지도아래 국제 주니어 무대와 ITF서키트를 뛰면서 세계무대로의 도전을 시작했다.

장수정은 중3 때인 2010년 김해챌린저(총상금 2만5천달러)에서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2011년 아시아-오세아니아 주니어 챔피언십(B1) 단식 준우승을 차지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장수정은 양명여고 2학년이던 지난해 5월 WTA랭킹 400위를 찍으며 상승세를 보였으나 ITF유럽투어링팀(18세이하)에 선발되어 유럽투어 도중 복근파열 부상을 입어 한동안 침체기를 가졌다.

장수정은 지난해 4월 우즈베키스탄 안디잔서키트(총상금 1만달러)와 7월 태국 파타야서키트(총상금 1만달러)에서 단식 결승에 올랐으나 두 번 모두 준우승을 차지했었고 올해 김천서키트(총상금 1만달러) 1, 3차대회, 영월서키트(총상금 1만달러)에서 단식 4강을 기록했고 7울 베이징챌린저(총상금 7만5천달러)에서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하는 등 준비가 된 선수였다.

장수정은 8강진출을 일궈내 8,235달러의 상금과 70점의 랭킹포인트를 확보해 다음주 랭킹발표에서 350위 안팎으로의 진입 예정이다.

장수정은 전날 알렉산드라 둘게루(루마니아)에게 6-1, 3-6, 6-4로 승리를 거둔 라라 아루아바레나(스페인-113위)와 4강행 티켓의 주인을 가린다.

이진수 토너먼트디렉터는 "수정이가 계속 투어를 뛰고 있고 요즘 시합을 잘하고 있어 유망주를 키운다는 입장에서 와일드카드를 배려했다"고 말하면서 장수정의 플레이에 대해서는 "수정이가 배짱이 아주 좋다. 게임운영능력은 국내선수중 가장 뛰어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 힘이 부족한 면이 있지만 충분히 채울 수 있는 것이다. 기대해도 될 만한 큰 가능성을 봤고 수정이도 본인에게 찬스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잘 잡았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진수 토너먼트디렉터는 "와일드카드 기회는 누구에게가 열려 있다. 가능성이 있고 열심히 하는 선수라면 누구든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KDB코리오픈 본선 최연소 선수 장수정이 깜짝 8강 진출 이변을 기록하자 현존 최고령 투어선수인 다테-크룸 기미코(일본-63위)도 대회 2번시드 마리아 키릴렌코(러시아-19위)를 6-3, 6-1로 따돌리고 8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다테-크룸 기미코는 지난 2009년 한솔코리아오픈 4강에서 처음 만나 키릴렌코에게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한 후 상대전적이 2승1패로 앞서 있었는데 오늘 1승을 더 추가하게 되었다.

여자 테니스의 살아있는 역사로 현재진행형인 다테-크룸은 한솔코리아오픈 우승으로 1983년 빌리 진 킹(미국)이 세운 최고령(39세 7개월 23일) WTA투어 우승 기록에 이어 두 번째 최고령 기록을 가지고 있지만 만약 이번 대회에 우승한다면 빌리 진 킹의 기록까지 갈아치우며 여자 테니스에 새로운 금자탑을 쌓아 올리게 된다.

다테-크룸의 8강전 상대는 2010 프랑스오픈 우승자인 프란체스카 스키아보네로 상대전적에서 스키아보네가 3전 전승으로 앞서 있다.

한편 대회 톱시드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폴란드-4위)는 여전히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라드반스카는 에스트렐라 카베자 칸델라(스페인-106위)를 6-2, 6-1로 가볍게 따돌리고 8강에 안착해 베라 두셰비나(러시아-125위)로 둘의 상대전적은 라드반스카가 3전 전승으로 압도적이다.

또한 라드반스카는 20일 오후 5시 잠실야구장에서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 경기에 시구자로 나설 예정이다.

20일 KDB코리아오픈 경기일정은 방이동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정오부터 시작되며 라드반스카는 센터코트 두 번째 경기, 장수정은 세 번째 경기로 예정되어 있고 테니스전문 isportsTv의 중계로 네이버스포츠를 통해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