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 테니스대회(ATP 250)가 중반에 접어든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는 어느 때보다 커다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코트에 나선 한국 선수들 4명이 모두 승리를 거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먼저 승전보를 전해 온 이들은 국가대표 복식조 남지성-송민규였다. 이날 야외 2번코트에서 오후 2시경 시작된 복식 1회전에서 미국의 로버트 갈로웨이-알렉스 로손 조를 맞아 6-3, 3-6, 11-9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사이드라인 양쪽 관중석을 가득 채운 홈팬들의 압도적인 응원에 힘입은 남지성-송민규 조는 매치 타이브레이크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9-9에서 연이어 두 포인트를 몰아치며 승리를 결정짓는 순간, 상대 선수들을 제외한 코트의 모든 이들이 기쁨을 만끽했다.

약 2시간 후에는 한국 테니스 남자단식 역사의 한 획을 긋고 있는 권순우와 정현이 복식조로 나섰다. 저녁시간 센터코트를 찾은 홈팬들은 한국 테니스를 대표하는 두 선수의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감상하며 환호했다.

두 선수 역시 2-6, 6-2 세트올 상황에서 매치 타이브레이크에 돌입했다. 여기서 투어선수 권순우의 과감함이 빛났다. 날카로운 서브는 물론, 강력한 패싱샷과 발리까지 터뜨려 중요한 포인트를 모두 따냈다. 8-8 상황에서는 정현의 침착한 발리로 매치포인트에 도달했고, 뒤이어 권순우가 상대의 발을 얼어붙게 만드는 절묘한 로브를 성공시켜 살얼음판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ATP 투어대회에서 역사적인 동반승리를 일궈낸 그들은 오는 30일 벌어지는 복식 8강전에서 또 하나의 기적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