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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통신 7] 세상에 이런 일이... 난리도 이만저만이 아니네요데이비스컵 스페인 경기 관전기
발렌시아=박원식 기자  |  editor@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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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9.15  14:5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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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치포인트에서 크로스 슬라이스 발리 성공시키고 포효하는 아굿

 

   
▲ 황소를 장렬히 전사 시키고 환호하는 투우사의 동작

 

   
 

 

   
 

 

 

 세상에 이런 테니스 나라가 있네요.

14일 오후 4시 스페인 발렌시아 데이비스컵 스페인-세르비아 경기가 열리는 날.

오전부터 경기장 주변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 장에 25유로에서 120유로하는 입장권은 한달전 마감.
전날 한국-캐나다 경기 티켓이 매진됐다고 해서 귀를 의심했는데 경기 시작하고 얼추 좌석이 찼다. 밤 12시에 끝났는데 최소 2천명은 작은 고추가 맵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 한국-캐나다 복식 경기를 즐겼다.
스페인 경기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스페인 국가가 연주되는 입장식에 8천여 관중들이 일제히 일어나 합창을 했다. 코트에는 대형 스페인 국기가 펼쳐져 있었다.
국가 연주가 끝나자 터진 박수 소리는 실내특설 코트 지붕이 떨어져 나갈 듯 했다. 자리는 입추에 여지가 없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연세가 있는 분들은 1층 비싼 관중석, 점점 올라갈수록 나이대가 젊었다. 호주머니 여유가 없는 젊은 세대들은 천정 가까운 꼭대기에 있었다. 노래와 응원 구호는 청년들이 선창하고 1층 중년들이 화답했다.
경기가 시작됐다. 스페인의 35살 알베르-라모스 비놀라스와 세르비아의 28살 라슬로 제레. 랭킹은 알베르가 40위권 제레는 60위권이다. 젊고 싱싱한 제레가 경기초반 치고 나갔다. 1세트 끝나자 스페인 벤치는 초조해 했고 관중들의 소리는 더 격했다. 늙어 보이는 선수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제레는 날라다녔다. 세르비아 관중은 10명 이하. 선수단 뒤에 있는 초대 여성들 셋과 경적 소리를 내는 응원도구 하나를 들고 포인트때마다 누르는 사람이 한명 있었다. 그리고는 스페인 판이었다. 스페인이 세르비아에 1패를 하면 조별 순위가 복잡해진다. 한국 1패, 캐나다 1승, 세르비아 1승 이러면 물고 물릴 공산이 크다. 마지막 한국-스페인 경기에 스페인은 세계 1위 알카라즈를 투입할 것이고 총력전이 예상된다.

젖은 셔츠를 갈아입은 스페인 올드 호스는 관중의 성원을 외면할 수 없는 듯 사력을 다했다. 벤치 브루겔라 감독이 손바닥을 위로 깎으며 스핀으로 볼을 보내 버티라고 주문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알베르는 그 지시사항을 잘 수행했다. 수비 위주로 경기해 상대 제레를 엄청 뛰게 했다. 알베르는 공격을 하되 잘근잘근 나눠서 했다. 제레는 신나서 치다가 네트에 볼이 걸리기 시작해 2세트를 내줬다. 승부는 원점. 이후의 몫은 관중들의 것이었다. 알베르는 혼자 뛰는 것이 아니라 8천명의 응원소리를 등에 북소리처럼 두고 뛰었다. 오늘 자기 몫만 하면 된다며 코트에서 투우장 황소처럼 장렬히 전사한다는 각오로 덤볐다.
사실 뉴욕에서 날라온 카를로스 알카라스에게 코트 적응 훈련 기간을 하루라도 더 주려면 오늘 자신이 버티고 이겨야 다음 캐나다전, 한국전에 알카라스 활약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 후배의 힘을 덜어주고자 알베르는 사력을 다했다.
3세트는 결국 스페인 관중의 열정적인 응원으로 알베르가 이겼다. 알베르는 그저 라켓만 들고 있었을 뿐이고 오는 볼 상대에게 넘겨주는 것이 전부였다. 막판 알베르는 두 개만 자신의 다운더라인 강타를 쳤을 뿐이다. 자기가 구사하고 싶은 것 단 두 개를 구사하며 나도 공격할 수 있는 선수고 35살이 되도록 근 15년간 세계 50위안에 들며 유지하는 선수임을 보였다. 그것도 잠시.

응원으로 에너지를 쏟은 스페이냐드는 경기장 밖 푸드 코트로 몰려 나갔다. 샌드위치, 맥주, 간단한 요리 등을 줄서서 주문하고 먹었다. 경기장만큼 넓은 푸드코트가 에너지 발산한 이들을 맞이했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바우티스타 아굿과 세르비아 케마노비치 단식 경기를 보러 몰려 들었다. 아굿은 긴장한 듯 1세트 자신의 첫 서브 게임을 내줬다. 분위기가 알베르때와 비슷했다. 케마노비치의 포핸드 강타에 아굿이 밀렸다. 하지만 이들의 경기는 국가의식이 가미된 볼로 구성됐다. 볼 하나 하나에 혼이 실렸고 총을 쏘듯 상대 코트에 박았다. 볼 줄기는 빨랫줄이고 얼마나 강한지 볼은 곧 터질 듯했다. 랠리는 10번 이상은 기본이다. 마치 승부를 보려는 것이 매 랠리에서 이뤄졌다. 그냥 투어대회 간보는 공은 하나도 없었다. 속공, 속전속결, 위닝샷 등이 두시간 내내 이어졌다. 아굿의 위기때 이를 구해낸 것은 당연히 스페이냐드. 체어 엄파이어가 이들의 함성을 제지하지 않으면 멈출 줄 몰랐다.
신기하게도 그만하시라 하고 서버가 세업하면 쥐죽은 듯 경기장은 순간 고요했다. 무슨 잡소리가 나면 ‘쉿’하는 소리로 죽였다.
그랜드슬램 취재 15년,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를 경기장 플로어 5미터 거리에서 두시간 이상 각각 100번 이상 사진 찍고 취재한 기자로서 이런 스페인 관중의 모습은 처음봤다. 정열의 나라라고 하지만 국가대항전 조별리그 첫 단식 경기에 이런 열광은 스페인의 테니스 열기와 수준을 알수 있었다.
알베르 라모스 비놀라스와 바우티스타 아굿은 우리나라 권순우, 정현이 이에 버금간다.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 넷이서 단식과 복식 경기하는 이벤트 매치가 있거나 스페인에서 국가대항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알베르와 아굿을 갖고도 이런 난리를 하는데 우리는 그보다 더 나은 권순우와 정현으로 올림픽공원 센터코트를 가득 채울 수 있다. 전국 각처 클럽과 협회가 현수막 걸고 응원하고 테니스 새로운 인구들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면 이 이상의 분위기를 연출해 낼 수 있다.

우선은 실내 8천석 규모의 경기장, 실력 좋은 선수 두명,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있고 매치업이 되는 대회가 있으면 우리도 스페인 부럽지 않을 것이다. 테니스 선수를 전사와 애국자로 키워내고 관중들에게 선보이고 서로 교감하게 된다.

스포츠는 사회 통합 기능이 있다고 한다.

프랑스오픈을 여는 프랑스테니스협회 베르나르 주디첼리 전 회장은 "스포츠는 사회적 통합 기능을 한다"고 강조했다. 테니스를 통한 국민들의 참여, 선수 응원 등이 어우러지면서 국민들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것이다.

스포츠는 사회의 가치관을 반영하고 강화시키며 또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주니어들에게 스포츠를 하게 하는 것은 룰의 준수를 통한 규율, 신체 발달, 건강한 삶, 정신력을 키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속해 있는 나라에 대한 소속감과 애국심을 길러준다.

남녀노소가 한곳에 모여 한 선수를 응원하고 이기면 박수치고 져도 어깨 두드려주는 격려를 한다. 그래서 스포츠 경기장에 사람을 모이게 하고 이벤트를 연다. 남녀노소, 가족, 취미가 같은 사람이 모여 정을 나누고 얼굴을 익히고 선수를 응원속에 키워내고 하는 일들이 스페인 테니스 대회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무르시아는 알카라스 고향이다. 고향 테니스 클럽 멤버들이 차로 두시간 거리인 발렌시아로 와서 응원했다. 알카라스는 두시간 훈련 뒤 개회식 뒤 경기장을 떠나 휴식에 들어갔다
   
 
   
 
   
▲ 푸드코트 가격표 음식과 음료 가격이 2유로~5유로로 저렴하다. 경기장 음식은 이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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