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피플
뉴스국내
인도 초코파이 삼총사중 2명 8강 진출이 예시하는 것
박원식 기자  |  editor@tennispeople.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2.11.11  02:49:17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네이버 구글
   
▲ 장윤석(왼쪽)은 인도 인도르 M25대회 2회전에서 이스라엘 410위 파타엘을 6-3 6-3으로 이기고 8강에 올랐다
   
▲ 신우빈은 인도 인도르 M25대회 16강전에서 인도 아가왈을 6-4 6-1로 이겼다.

대한테니스협회 조동길 전 회장은 12년전인 지난 2011년 의욕적인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이른바 ‘톱100 선수 육성 프로젝트’인데 외국인 코치를 영입해 국내 유망주들을 가르쳐 세계적인 선수로 키워내자는 것이 그 골자다. 조동길 회장의 스타 육성 프로그램이었다. 그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들인 컨설팅 비용만 1억원이 넘은 대형 프로젝트였다. 당시 벨기에 출신의 세계적인 테니스 전문 컨설턴트인 이보 아켄은 다음과 같은 컨설팅 결과를 내놨다.

-가능성 있는 주니어 선수들을 소수 정예로 선발.
-주니어 전담팀 창설.
-국립 테니스 센터를 만들어 그곳에서 유망주 집중 육성.
-각 연령대별 육성 프로그램을 차별화해서 운영.


이 컨설팅 결과를 현실에 맞게 이행한 것이 바로 대한테니스협회 산하의 ‘주니어 육성팀’이다. 이후 국제테니스연맹의 추천을 받아 미국 출신의 지도자 더그 매커디를 영입한 뒤 그로 하여금 4~5명의 테니스 유망주들을 선발하게 했다. 그리고 국립 테니스 센터라고 할 수 있는 진천 선수촌에서 1년 내내 합숙훈련을 했다. 투어 대회 비용도 협회가 지원해 돈 걱정 없이 마음껏 국제 주니어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주니어 육성팀 총감독을 맡은 더그 매커디. 미국테니스협회 출신의 그는 앤드리 애거시, 피트 샘프러스 등을 지도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정현, 강구건과 홍성찬 김영석 정윤성, 권순우 등 잠재력 있는 유망주들이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입촌 훈련-실전 경험’으로 반복되는 훈련 과정 속에서 선수들의 자신감은 눈에 띄게 상승했다. 각종 대회에서 성적이 나오면서 주니어 랭킹이 급상승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주니어 데이비스컵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오르는 대단한 성과를 올렸다. 호주오픈 그랜드슬램 본선에는 이들 4~5명이 뛰면서 뭔가 이뤄지는 듯 했다.

춘천에서 열린 ‘이덕희배 국제 주니어 대회’는 주니어 육성팀의 독무대였다. 강구건 홍성찬 정윤성 3명이 한꺼번에 4강에 올라 한국 주니어 선수들만의 잔치가 됐다. 연간 5억원 이상이 들어가는 협회의 야심찬 사업은 이렇게 결실을 맺었다.

바로 그 대회 4강전이 열린 날, ‘테니스계의 히딩크’로 기대를 모았던 더그 매커디 감독은 짐을 싸고 집으로 돌아갔다. 협회와의 2년 계약이 끝났기 때문이었다. 테니스협회 집행부는 2013년 2월부터 주원홍 신임 회장 체제로 바뀌었다. 대한테니스협회 회장이 바뀌면서 주니어 육성팀에 대한 지원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제 선수들 성과가 나오고 목표의식도 뚜렷해 졌는데 멈췄다.
조동길 회장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톱100 프로젝트는 새 집행부에게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여태 지원된 5억원의 후원비 역시 전임 조동길 회장이 지원을 했다.
당시 집행부는 두 가지 이유에서 주니어 육성팀 프로젝트가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첫째, 외국인 지도자가 우리 테니스계에 과연 필요한가. 둘째, 5억원이 넘는 큰 돈을 일부 선수들에게 한정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 이 두 가지 논리다.

하지만 불과 2년만에 좌초 위기에 몰린 주니어 육성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테니스계의 시선은 싸늘했다. 한국 테니스는 이른바 ‘포스트 이형택 딜레마’에 빠져 있다. 벌써 5년째 이형택의 뒤를 이을 스타 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 세계적인 인기 스포츠 테니스는 한국에서는 비인기 종목으로 점점 팬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결국 이래서는 안된다는 위기 의식 속에 출범한 것이 주니어 육성 프로젝트였다. 그리고 그 반성 속에는 국내 지도자 한계론이 나왔고, 외국인 지도자를 영입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보자는 공감대가 있었다. 마치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둔 한국 축구처럼.

그러나 축구와 마찬가지로 테니스도 외국인 감독에 대한 국내 지도자들의 거부감이 적지 않았다. 국내 코칭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과 차이가 없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과연 그럴까? 국내 지도자 가운데 세계적인 톱랭커들의 서브를 기술적으로 자신있게 분석할 수 있는 이가 몇 명이나 될까.

그후 2020년 1월에 전북테니스협회 정희균 회장시절에 더그 매커디를 초청해 전북주니어테니스 캠프를 열었다. 더그 매커디는 “조동길 회장의 주니어 육성팀은 주니어 육성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프로 100위안에 들도록 거드는 일로 연결되었어야 하는데 중간에 정지됐다”며 “18~21세가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18~21세 팀을 3년간 꾸리면 시너지 효과, 선수간의 상호 어시스트 효과, 경쟁 효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폴란드와 카자흐스탄 등등의 나라가 이것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비행 이동, 식사, 훈련, 호텔, 기술 지도 등등에서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된다. 하다못해 택시를 타더라도 4명이 한차를 타면 버스보다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경우가 많다.

테니스는 개인운동이라지만 투어 100위안에 들기전까지는 팀이 움직여야 효과적이다.

그래서 주니어때 유망주들을 모아 팀을 꾸려 다니고 18~21세 연령대 선수를 모아 ITF M15, W15,M25, W25대회를 1년간 다닌 뒤 챌린저무대에 도전하면 3년안에 투어 100을 찍기 마련이다. 정현이 그랬고 권순우가 그랬다. 이 두 선수는 지원과 선수 본인의 의지가 강하고 남달랐다.
인도 인도르 M25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신우빈, 장윤석이 예선 결승에서 패했지만 러키루저로 본선에 올라 8강까지 가 있다.
이기기 어려운 상대를 본선 1회전에서 이기더니 2회전에서도 장윤석은 2번 시드를 이기고 8강에 진출했다. 신우빈도 지난주대회 우승자를 1회전에서 이기더니 2회전은 6-4 6-1로 이겼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우승하고 준우승하는 팀들은 다 포스트시즌 DNA가 있다고들 한다. 우승도, 승리도 해본 선수와 팀이 한다는 것이다.


8강까지 처음 간 선수들이 4강, 결승, 우승을 가려면 예선 결승에서의 패배후 감정을 기억해야 한다. 여러 여건이 힘든 인도까지 와서 예선 두경기 하고 패해 짐을 싸서 다음 1주일을 버텨야 하는 신세에서 운좋게 대회장에서 남아 본선 러키루저로 올라간 심정. 한 경기라도 더 해서 하루라도 코트를 더 쓰면서 연습을 하고 경기를 하게 된 그 마음. 절박했기에 1회전 세트마다 타이브레이크를 이겼다. 타이브레이크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정신력이라고 지도자들은 말한다. 5대4에서 자신의 서브게임을 놓치는 것은 절박함이 덜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거꾸로 5대4에서 상대 게임을 브레이크해 게임을 따내고 타이브레이크 12대 10으로 이기는 것은 절박함이 있기 때문이라 한다.

조금은 배고프고 조금은 고달프고 해야 절박함이 나오기 마련인가 보다.

아무튼 장윤석, 신우빈이 한번 더 이겨 다음 뭄바이 대회 예선 신청해 놓은 것은 면제받아 본선에 자동 출전하면 좋겠다. 그렇지 않더라도 한 대회에서 금요일까지 연습하고 경기하고 버텼으니 좋은 루틴을 갖게 됐다. 이런 루틴이 한달에 한두번 쌓이면 투어 선수가 되는 것이다.
오리온 초코파이를 휴게실에서 내놓고 먹으면서 요기를 하고 힘을 낸 선수들이 한국테니스에1821팀의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1821팀 투어 100위 진입 프로젝트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재원: 10억 기금을 만들어 코치 연봉 1억.
선수 선발: 18세~21세 선수 3명
일정과 목표: M15부터 출전, M25, ATP 50, 125 도전. 3년내 ATP250 출전. 그랜드슬램 본선 출전.
조건:

1. 목표 달성 못하면 그동안 투어 경비 반환.

2. ATP 100위안에 들면 그동안 지원받은 투어 경비 50% 3년내 반환
3. 그랜드슬램 16강에 들면 나머지 50% 3년내 반환.


기대 효과:
1. 선지원 후 결산방식으로 도전하는 선수들에게 동기부여

2. 성공하면 한국테니스에 100위내 선수 배출해 큰 기여

3. 실패해도 저수지의 물은 계속 충만

4. 세계 도전하는 선수 육성의 선순환 구조 마련

[관련기사]

박원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네이버 구글 뒤로가기 위로가기
테니스피플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주교동 614-2 원당메디컬프라자 606호  |  대표전화 : 031)967-2015  |  팩스 : 031)964-7780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경기 다 50250(주간)  |  출판사 신고번호:제2013-000139호  |  상호명 : (주)스포츠피플 | 테니스피플  |  사업자등록번호:128-86-68020
대표이사·발행인 : 김기원  |  인쇄인:김현대  |  편집국장 : 박원식  |  정보기술책임 : 최민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수
Copyright © 2011 테니스피플.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tennispeopl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