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레나가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세번째 우승 순간 라켓을 놓으며 우승 기쁨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 1위 세레나 윌리엄스(33)의 프랑스오픈은 단지 시간문제였다. 결승 상대 루시 사파로바(체크)에게 8전 전승을 거뒀기에 7일(한국시각) 열린 여자단식에선 경기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에 관심이 쏠렸다.

생각보다 긴 두시간이 걸렸다.

세레나는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사파로바에게 2-1(6:3 6:7<2> 6:2)로 이기고 2002년, 2013년에 이어 세번째 우승했다.  세레나는 그랜드슬램대회 단식 우승 트로피 숫자를 로저 페더러보다 많은 20으로 늘렸다. 

첫세트 2-1에서 사파로바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30분만에 끝낸 세레나는 2세트 4-1에서 우승 김칫국을 일찍 마셨는지 특기 샷은 부정확했고 서브게임은 연거푸 두번이나 잃었다. 서브 토스에 불만을 갖더니 더블폴트를 연발했다. 2세트 스코어는 어느새 5-5가 되었다. 사파로바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해 6-5로 만들었지만 바로 자기 서브를 공방전 없이 브레이크 당해  2세트는 타이브레이크에서 결판나게 됐다.

당연히 서브가 좋은 세레나의 우세가 점쳐졌으나 세레나는 더블폴트와 스트로크 실수로 0-3으로 사파로바에게 밀렸다. 결승에 오르기까지 매경기 타이브레이크가 한번씩 있었던 사파로바는 타이브레이크에서 강했다.  7-2로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2세트만 59분이 걸렸다. 23도라지만 30도에 가까운 파리 한낮 더위는 체격 좋은 세레나의 원피스를 흠씬 적셨다. 이맘때쯤 원피스를 갈아입으려고 토일렛 브레이트를 사용하는 세레나이지만 결승전이니 만큼  그 시간을 사용하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여자단식 우승자가 결승전에 입었던 얼룩진 드레스는 본인 사인을 넣어 롤랑가로스 테니스 뮤지엄에 기증되기 때문이다. 세레나는 그것을 의식했을까. 

아무튼 분위기는 사파로바에게 넘어갔다. 세레나의 우승을 보장할 수 없었다. 관중석에 있던 세레나 코치 패트릭 무라토글로는 세레나의 샷 하나, 하나에 박수를 치며 격려를 하기 시작했다. 서브가 네트에 걸리고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세레나에게  박수를 보내며 집중시켰다. 

세레나가 우승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은 3세트 자신의 서비스게임을 브레이크 당하면서 그 신호가 나타났다. 1-2에서 사파로바가 게임을 잃지 않았다면 우승 트로피의 주인은 바뀌었고 코치 무라토글로와의 환희의 키스는 못했으리라.  2-2에서 볼 4개로 3-2를 만든 세레나는 기력을 회복하고 사파로바의 서비스 게임을 연거푸 브레이크하고 6-2로 경기를 마쳤다. 세레나가 코트에서 포효한 것은 경기 시간 두시간이 살짝 넘은 123분이었다.

세레나는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프랑스오픈마저 우승하면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고 남은 윔블던과 US오픈 우승마저 차지할 가능성이 짙어졌다.  그동안 우승한 그랜드슬램에서 프랑스오픈이 이번포함 세번뿐이고 호주오픈 6번, 윔블던 5번, 홈코트 US오픈에서 6번씩 우승했기 때문이다.

세레나의 호적수 마리아 샤라포바나 시모나 할렙, 크비토바, 이바노비치 등이 그녀를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어서 세레나의 전성시대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