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스탄 바브링카가 로저 페더러를 이기고 프랑스오픈 8강에 진출했다.

바브링카는 3일(한국시각)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8강전에서 페더러를 3-0(6:4 6:3 7:6<4>)으로 이겨 니시코리 케이를 3-2(6:1 6:4 4:6 3:6 6:3)로 이긴 프랑스의 조 윌프리드 송가와 결승 진출을 가린다. 

이날  바브링카는 1세트 페더러의 첫서비스게임부터 바짝 따라붙어 브레이크 기회를 두번이나 잡았다. 비록 브레이크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기회는 바로 찾아왔다. 바브링카는 페더러의 두번째 게임은 볼 4개로 브레이크에 성공해 2-1로 앞서 나갔다. 수잔 랑글렌 1만여 관중은 이때부터 술렁거렸다. 80%이상이 "로저"를 외쳤고 로저 소리가 끝나면 말미에 "스탄"이라는 소리로 바브링카를 격려했다. 결국 1-1에서 자신의 서비스게임을 잃은 페더러는 만회의 기회가 한번 있었으나 브레이크하지 못하고 1세트를 4-6으로 내줬다.

바브링카는 2세트 초반부터 승부를 걸었다. 결코 져도 아쉬울 것이 없는 터라 과감한 백핸드 다운더라인을 네트 대시하는 페더러 앞에서 구사했다. 이는 번번이 득점으로 연결되고 페더러는 그저 옆구리로 빠져나가는 볼을 쳐다보기만 했다. 마음은 원이로되 발이 말을 듣지 않았다. 2세트는 바브링카가 3-3에서 페더러 서브를 브레이크해 4-3을 만들더니 연이어 내리 게임을 따내 6-3으로 이겼다. 이때만해도 페더러가 3대 2로 대역전극을 펼치겠지하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누구도 페더러의 롤랑가로스 8강전 패배가 있으리라 생각한 사람이 있으랴.

3세트는 그야말로 바브링카나 페더러나 군더더기 하나없는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다. 서로 브레이크 기회나 위기가 한번도 없었다. 바브링카는 무리하지 않았다. 승부는 타이브레이크로 넘어갔다.  페더러가 바브링카의 서브에 라인시비까지 벌여가며 신경전을 펼쳤지만 바브링카의 다운더라인이 두어번 작렬하면서 페더러를 고개 숙이게 했다. 

 페더러는 44번째 그랜드슬램 8강 진출이라는 신기록 수립에 만족해야했다. 지난해는 16강전에서 에르네스트 걸비스에게, 이번엔 바브링카에게 8강전에서 패하며 롤랑가로스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로써 바브링카는 상대전적 2승 16패의 열세를 딛고 중요한 무대에서 페더러를 이겨 첫 롤랑가로스 우승을 향해 단 2승만 남겨두게 됐다.  2003년 롤랑가로스 주니어 챔피언 출신 바브링카가 과연 프로무대에서 12년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될 지 주목을 끌고 있다.  또한 바브링카의 코치인 2000년 롤랑가로스 준우승자 망누스 노르만의 지도력이 시험대 위에 오르게 됐다. 

 바브링카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오늘 세 세트 동안의 플레이에 아주 자랑스럽다'며 "롤랑가로스 앙투카에서 플레이 하는 것에 좋은 느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조 윌프리드 송가와의 준결승에 대해 바브링카는 " 아주 흥미진진한 경기가 될 것이다. 송가는 아주 강한 선수"라고 극찬을 하고 "5세트 경기를 한 적이 있어 쉽게 승부가 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페더러에 대한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에 대해 바브링카는 "로저를 모두다 사랑하고 최고의 선수이기 때문에 이해한다. 모든 국가에서 일어나는 일이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송가와의 필립샤트리에 경기장에서 울릴 프랑스인들의 응원에 대해서도 당연하게 여기고 그 응원소리를 즐기겠다고 말했다. 

▲ 바브링카의 스매시

▲ 스탄의 눈빛

▲ 발리로 득점에 성공하는 바브링카

▲ 바브링카의 복근

▲ 문신

▲ 경기 뒤 젖은 셔츠를 벗고 요넥스 티셔츠를 입고 인터뷰를 하려는 바브링카

▲ 페더러가 경기도중 중심을 잃고 넘어져 다친 손을 치료하고 있다

▲ 체어엄파이어와 타이브레이크 도중 바브링카의 서브 볼 자국에 대해 논쟁을 벌이는 페더러

▲ 페더러의 아내 미르카가 남편의 경기가 안풀리자 손톱을 물어뜯고 있다

▲ 1세트

▲ 2세트

▲ 3세트

▲ 3세트 타이브레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