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사나이 '바브링카 그랜드슬램 첫 우승

톱 5 그늘에 가려 그랜드슬램 결승에 한번도 못 오른 스타니슬라스 바브링카(스위스,30세)가 처음 오른 그랜드슬램 무대를 우승으로 장식했다.

바브링카는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단식 결승에서 세계 1위 라파엘 나달을 3-1(6-3 6-2 3-6 6-3)으로 이기고 우승했다.

보통 우승을 하려면 운이 많이 따라야 하는데 바브링카에게 적확히 맞아 떨어졌다.

이번대회 1회전은 2세트 도중에 카자흐스탄 선수에게 기권승을 거둬 체력도 비축하고 1회전의 부담도 쉽게 털어냈다. 2세트도 비교적 어렵지 않은 팔라에게 3-1로 이겼다. 이번 대회 바브링카에게 행운이 따르려니 3회전에서 캐나다 포스피실과 볼 한번 안튀기고 상대 부상으로 기권승을 획득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럭키보이로 부르며 승승장구를 기술보다는 운으로 돌렸다.

16강전에서 토미 로브레도에게 3-0으로 이기고 체력을 비축한 바브링카는 8강전 조코비치와의 롤러코스터 게임에서 온 힘을 쏟아 부었다. 결과는 3-2승으로 4강 진출. 이때 국내 테니스 해설위원들은 바브링카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고 말하며 주시했다.

상승세의 바브링카를 서브와 스트로크 좋은 토마스 베르디치도 상대가 되지 않았다. 3-1로 길을 열어준 것이다. 반대 박스에서 페더러와 나달 중에 페더러가 올라오길 꺼렸던 상황에서 나달이 결승에 진출했다. 페더러는 1승 12패라는 절대 열세에 있고 자신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는 터라 부담스러웠다.바브링카의 바라는 바, 나달이 허리 근육 부상을 안고 결승전에 등장했다. 1세트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나달을 상대로 랠리 길게 안하고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 도중 코트를 떠나 의무실을 향할 정도로 나달의 몸 상태는 결승을 끝까지 마치기 어려울 정도로 정상이 아니었다. 결국 한세트만 내주고 바브링카는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바브링카는 지난해 10월 생애 최고의 8위라는 랭킹을 마크했다.빅4그늘에 가렸지만 자국의 로저 페더러라는 큰 선수에 복식 파트너에 그쳤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페더러와 짝을 이뤄 조국 스위스에 몇 안되는 금메달을 안긴 선수다.

바브링카는 뛰어난 백핸드를 구사해, 대 선수 존 맥캔로부터 “금세기 최고의 원핸드 백핸드를 구사하는 선수"라는 극찬을 얻기도 했다.

바브링카의 아버지는 체코출신 독일인 볼프람 바브링카다. 할아버지는 폴란드와 체코 국경 사이에 살았다. 바브링카의 엄마 이사벨은 스위스 출신이다. 바브링카의 형은 테니스 코치를 하고 여동생 중 한명도 테니스를 한다. 현재 바브링카는 독일계 스위스 국적을 갖고 있다. 스위스 로잔에서 20KM 떨어진 곳에서 패션 모델과 방송 진행자 출신인 아내 일함 뷔일르와 산다. 좌우명은 사무엘 베게트의 "Ever tried. Ever failed. No matter. Try Again. Fail again. Fail better." ( 노력하고 실패하고 문제가 되지 않고 다시 시작하고 다시 실패하고 실패가 자신을 더 낫게 한다)

14세때 국제주니어대회에 입문한 바브링카는 이듬해 유럽 각지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15살에 테니스선수로서 전념하려고 학교 다니는 것을 포기했다. 프랑스 CNED 기구가 운영하는 원격지 교육을 받았다. 이 교육이 훗날 테니스 선수로 성장하면서 유연성을 발휘하는 바탕이 되었다.

2003년 프랑스오픈 주니어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두각을 나타냈고 6월에 세계 주니어 7위에 도달했다.

바브링카가 프로에 입문한 것은 17살인 2002년이다. 프로입문 3년만인 2005년말에 톱 50위에 들어가 투어 선수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 스위스 대표로 데이비스컵에 출전하면서 국가에서도 인정받는 선수로 성장했다. 그의 테니스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코치는 8살때부터 2010년 6월까지 함께한 디미트르 자비아로프. 현재 그의 랭킹은 세계 8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