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모아통증의학과 백승희 원장(대구시테니스협회장)

▲ 장수정

환자들의 통증을 줄여주기 위해 매일 방사선을 쬐면서 불철주야 의술을 펼치는 한 테니스 동호인이 한국여자테니스 살리기 위한 일을 조용히 시작하고 있다.

대구시테니스협회장을 맡고 사랑모아통증클리닉을 운영하는 백승희 원장이 최근 팀 해체로 오갈 데가 없는 국내 몇 안되는 국제테니스대회 참가 선수 장수정(19)의 후원에 팔을 걷었다.  

백 원장은 장수정 선수에게 해마다 6천만원을 후원하기로 했다.

백 원장이 대구테니스협회와 대구시체육회를 중심으로 후원을 하는 장수정은 현재 세계 274위로 주니어 시절부터 세계 45위를 기록한 조윤정의 뒤를 이어 한국 여자 테니스의 에이스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초등시절 어떤 선수와 맞붙어도 지능적인 플레이로 경기를 압도한 선수였다. 안양서여중 3학년 때부터 각종 대회에 출전해 두각을 나타냈고 삼성증권 주니어단에 소속되어 국제무대용으로 일찌감치 지원을 받았다. 고3 때인 2013년에는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한 코리아오픈에서 8강에 진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장수정은 그랜드슬램 무대 출전이나 세계 100위이내 진입하는 등 치고 나가는 모습을 보이지 못해 팬들에게 약간 실망을 안기기도 했다.  삼성의 내부 결정으로 팀을 해체하는 와중에 장수정을 비롯해 코치 조윤정, 감독 김일순 등 삼성증권 여자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졸지에 둥지를 잃게 됐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국내 실업팀들의 장수정에 대한 영입이 시작됐다.  그러나 장수정은 국내무대보다는 국제무대를 좀 더 두드리겠다는 개인의 강한 의지에 따라 국내 실업팀의 러브콜을 사양했다.

결국 장수정은 대구테니스협회 백 회장의 후원을 발판삼아 국제대회에 전념하게 되었다. 

백 회장은 “장수정은 삼성증권시절 전국체전에서 대구 대표로 출전해 대구에 금메달을 선사했다. 장수정이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후원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백 회장은 그간 대구시체육회 남자 테니스팀 운영을 위해 사재 1억원을 기부했고 여성 테니스 선수로 구성된 실업팀 창단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대구시테니스협회는 9일 대구시 달서구 죽전동에 있는 사랑모아신경통증클리닉에서 테니스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장수정과 후원 조인식을 갖는다.

한편 올해 1월 호주오픈 예선 결승에서 정현을 이기고 본선에 오른 스웨덴의 엘리아스 이머르(18)의 경우도 4년전부터 스웨덴 한 병원의 후원을 받아 투어무대를 돌고 있다. 현재 랭킹은 193위. 스웨덴 남자 테니스 1위다.

 국내 여자 선수 국제랭킹(WTA) 현황 

국내 여자선수 평균 국제랭킹은 717위. 평균 점수는 40점대, 1년에 평균 8번 정도 국제대회에 출전한다. 주로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대부분 출전한다. 장수정의 경우 1년에 22번 출전해 다른 선수보다 국제대회 출전수가 3배나 된다. 우리나라에서 장수정을 포함해 한나래, 최지희 3명 정도만 해외대회에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