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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성 회장님 80인생 회고
박원식 기자  |  pwseek@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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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4.03  06:5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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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인생을 회고하며

내 나이 80, 하루하루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아직도 건강하여 날마다 운동할 수 있는 체력이 뒷받침되고 1남4녀 모두 반듯하게 자라 결혼하여 21명의 대가족을 이루었다.

무엇보다도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나의 세상이며 나의 우주인 아내와 아들과 딸, 며느리와 사위 그리고 손자 손녀들에게 감사드린다. 감사하는 분량이 곧 행복의 분량과 같다고 하니 나는 충분히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자서전을 준비하면서 80년의 지난 세월을 회상하던 중 다양한 나 자신과 만나게 되었다.

1950년대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절에 금성사에 입사하여 온갖 어려움 속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선풍기를 만들었고 대한특수가스로 옮겨 반도체용 공정가스를 국산화함으로써 반도체 육성에 앞장서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이뿐 아니었다. 1975년부터 혜화학원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2005년부터 현재까지 부산여자대학 이사장에 취임하여 34년 동안 사립학교 교육발전에 힘써온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사단법인 한국사립 초·중· 고 학교법인협의회 정기총회에서 공로상 봉황장(제1524호)을 받았다. 나에게는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기회가 많았다

산업의 일꾼으로 일하면서 미국을 비롯하여 캐나다, 남미, 유럽, 아시아 등 세계를 순회했고 대기업의 상무이사, 중소기업의 사장 그리고 한국시니어테니스협회 회장, 아시아시각장애인테니스보급협회 부회장 등 내가 맡은 일들은 크고 막중했으며 따라서 나는 그 직위에 따르는 명예도 가져보았다.

매순간 치열하게 살았던 80인생의 다사다난도 지금 뒤돌아보니 한 순간이었다. 인생은 결국 잠깐 스쳐가는 노정일 뿐이다. 언제 만나고 언제 헤어지는가를 정하는 것은 신이다. 부귀영화와 명예, 권력보다는 건강이 최우선이고 다만 얼마나 성실하게 인생을 살았고 얼마나 떳떳했는가가 중요할 뿐이다.

필멸의 존재인 인간이 ‘불멸’을 추구하는 법은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자식을 낳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책을 쓰는 것’이라 한다. 특별하지 않은 80년간의 생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후손들에게 내가 살아온 흔적과 정신의 일부를 남기고자 시작한 일이다.

나는 몇년 전부터 누군가에게 의미가 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테니스 보급을 위해 힘을 써왔다. 70여년 테니스를 취미로 축복받은 삶을 살았으니 그 기쁨을 시각장애인들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일본에서 시각장애인에 관한 공부를 하고 돌아와 영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우리나라에 시각장애인연맹을 창설하였고 전국의 12개 맹학교에서 시범경기를 마쳤다. 3년이 지난 후 2010년에 전주 우석대학교에서 ‘시각장애인 테니스 대회’까지 마쳤으니 이를 발전시키는 일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처럼 시각장애인들도 건강한 사람들처럼 테니스로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는 것은 내 생애 마지막 남은 목표이자 숙제가 되었다.

나는 요즘 욕심을 내어 중국어 배우기에 몰입하고 있다. 영어와 일어만으로는 부족하다. 영원히 살 것처럼 배움에 힘을 쏟는 이유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에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테니스 보급을 할 목표 때문이다. 70여년 테니스를 하면서 얻은 수많은 혜택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어 시작한 이 봉사활동은 날마다 새로운 힘이 솟게 했다. 젊음은 주어지는 것이지만 나이듦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한다. 나이의 숫자는 늘어가나 내가 하고자 하는 삶을 향한 열정은 여전히 뜨겁다.

첼로의 거장 파블로 카잘스는 아흔이 넘어서도 하루에 6시간씩 첼로 연습을 했다고 한다. 이유를 묻는 기자들 앞에서 카잘스는 말했다. “나는 지금도 매일 발전해 가고 있는 것같소(I think I’m still improving everyday).” 나 역시 전세계의 시각장애인들에게 테니스를 보급하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는 한 조금씩 발전해 가리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행복 중에 남들이 보기에는 사소해 보이더라도 자신이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라면 바로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을 느끼면서.

머지 않아 내가 이 세상을 떠난 후 사람들이 나를 이렇게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
“그가 그립다. 그가 여기 있는 동안 세상은 꽤 괜찮은 곳이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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