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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닥다리 테니스여, 안녕'호주오픈주니어 남자우승 알렉산더 즈베레프와 우리 주니어 6인방 총분석
멜버른=방극용 기자  |  bgj@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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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06  07: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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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호주오픈에 우리나라 주니어 6명이 출전했다. 지난해 윔블던 준우승자 정현(삼일공고 소속,삼성증권 후원)이 11번 시드, 이덕희(제천동중)가 12번 시드를 받고 출전했고 주니어 육성팀의 홍성찬(횡성고) 정윤성(대곶중) 오찬영(동래중) 강구건(안동고)이 본선에 이름을 올렸다. 정현이 8강, 이덕희가 3회전까지 진출했고 홍성찬이 2회전 성적을 거뒀다. 홍성찬과 오찬영은 복식 2회전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가 주니어 대회 마지막 출전의 해인 정현은 지난해 윔블던 준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 우승을 목표로 출전했고 강구건은 4강이 우선적인 목표였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멜버른을 떠났다.

25일(토) 오후 1시. 주니어 남자 단식 결승전이 로드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렸다. 결승에 오른 두 선수는 정현을 8강에서 누르고 올라온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1번 시드)와 스테판 코즐로브(미국,2번 시드). 결승은 즈베레프가 2세트 초반 발목 부상을 당한 코즐로브를 2-0(6:3 6:0 )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즈베레프의 경기를 살펴 보고 우승 비결은 무엇인지 우리 선수들과 차이점은 무엇인지 정리하였다.

   
 

첫째, 즈베레프의 서브 속도가 200km를 넘나 들었다.
즈베레프의 서브는 기본이 시속 180km 였고 첫 서브는 시속 200km를 쉽게 넘나 들었다. 세컨드 서브도 시속 180km가 넘은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강한 서브에 확률도 높았다. 위기의 순간에 에이스를 기록하거나 리턴 실수를 만들어 주는 서브는 즈베레프에게 있어서 더 없는 무기였다. 서브가 즈베레프에게 있어서 반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서브가 좋았다.

반면 우리나라 선수들의 서브는 천편일률적이었다. 어쩌다 한번씩 넣은 플랫 서브는 네트에 걸리거나 라인 아웃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강력한 플랫 서브가 들어가지 않으면 서브의 선택은 둘 중의 하나다. 스핀이나 슬라이스 서브다. 높이 튀어 오르거나 사이드로 빠져 나가는 서브라면 아무 문제가 없다. 강하지 않은 세컨드 서브는 여지없이 상대편 선수에게 강타를 당했다. 아무리 좋은 서브 매커니즘을 갖고 있다 할 지라도 상대에게 위협을 주지 못하는 서브는 서버로서의 장점을 이미 모두 잃고 만 것이다. 강한 서브가 무조건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강한 서브는 일단 상대편에게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한 무기다. 플랫 서브를 장착 한 후에 상황에 따라서 스핀 서브와 슬라이스 서브를 혼합하여 넣는 다면 상대편은 리시브를 준비하면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강력한 서브가 들어오면 일단 베이스라인에서 멀리 떨어져 준비를 할 것이고, 받았더라도 찬스볼이 될 확률이 높다. 베이스라인에서 멀어진 만큼 리턴한 볼이 네트를 넘어오는 시간이 길다. 그만큼 서버에게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것이다.
주니어는 일단 플랫 서브를 익히는 것이 필수다. 플랫 서브를 제대로 익히지 못하고 슬라이스와 스핀 서브만 주로 구사하다 보면 시속 200km를 넘나드는 강력한 서브는 이미 구사하기 어렵다. 강력한 서브는 테니스에서 가장 큰 무기다. 슬라이스 서브와 스핀 서브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14개의 골프채를 필요에 따라 취사 선택해서 써야 하듯 서브도 모든 것을 구비해 놓아야 한다. 즈베레프는 첫 서브를 주로 플랫 서브로 넣지만 상대편이 베이스라인에서 멀리 떨어져 있거나 왼쪽이나 오른쪽에 치우쳐 있으면 첫 서브도 슬라이스 서브와 스핀 서브를 적절히 혼합해서 넣었다.

   
 

둘째, 즈베레프는 강력한 포핸드를 가지고 있었고 공격할 때와 기다려야 할 때를 알고 있었다.
포핸드는 찬스 때 마다 위력을 발휘했고 위닝샷이 되어 자신의 포인트를 올렸다. 그러나 즈베레프는 주니어답지 않은 자제력을 지녔다. 상대편이 강공으로 나올 때는 임팩트에만 집중하여 볼을 넘겼다. 기회를 기다렸다. 그러다 기회가 오면 과감하게 상대편 코트로 하드 펀치를 날렸다. 그 펀치는 거의 위닝 샷이었다. 또박 또박 넘어오다 갑자기 날아오는 하드 펀치에 경쟁자는 그저 망연자실 할 수 밖에 없었다. 눈은 공을 따라 갔으나 몸은 따라가지 못했다. 물론 강력하게 때리다 실수도 많이 했다. 그러나 실수보다는 위닝샷이 훨씬 많았고 실수를 할 지라도 그 패턴은 변하지 않았다. 자신의 포인트가 불리하다 해서 평범한 볼을 안전하게 넘겨주지 않았다. 그 기조는 처음부터 결승전까지 한결같이 지속되었다.

대한테니스협회 주원홍 회장은 멜버른 주니어 경기 현장에서 "테니스는 공수가 적절히 혼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격할 때는 과감하게, 수비를 해야 할 때는 무리하지 않고 탄탄하게 자신의 샷을 지켜야 한다는 말이다. 대부분의 우리 선수들은 공격적인 성향보다는 수비적인 성향을 가진 테니스를 하고 있었다. 비슷한 실력의 선수들끼리는 탄탄하게 수비를 하는 선수가 이기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프로 세계에서 수비 위주의 선수들이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은 가뭄의 콩 나는 것과 같다. 나달은 일반적으로 수비적인 선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수비만 하는 것이 아니다. 헤비 톱스핀이라는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무기를 상대편으로 날리며 때를 기다리다 찬스가 오면 강력한 포핸드를 상대편 코트로 날린다. 지난 상하이마스터스에서 나달의 경기를 지켜 본 결과 그가 수비지향적이라는 생각을 버렸다. 그는 조코비치나 페더러 보다 오히려 샷에 더 적극적이었다.

   
 

셋째, 자신의 샷이 좋았다 생각되면 주저 없이 네트로 달려 나갔다.
즈베레프는 주니어임에도 네트플레이를 자주 했다. 페더러가 랭킹 1위를 유지하며전성기를 구가할 때를 생각나게 했다. 강력한 포핸드를 날리고 그 샷이 잘 들어갔다 생각 되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네트 플레이를 하기 위해 베이스라인에서 네트를 향해 대시했다. 정확히 세어보지는 못해 부정확하지만 평균 1게임에 1번은 네트 대시를 한 듯 하다. 즈베레프의 판단력이 좋은 것일 까? 네트 대시의 성공률은 거의 90%에 가까웠다. 7~80년대의 노래가 요즈음 다시 리메이크 되듯 베이스라이너가 대부분인 현대 테니스에서 네트 대시는 승리를 하기 위한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순발력이 좋고 발이 빠른 우리 주니어들은 베이스라인 밖으로 벗어나는 볼을 매우 잘 받아 넘겼다. 그 부분은 즈베레프보다 결코 못하지 않았다. 다만, 받아 넘기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우리 선수들의 볼은 주로 높이 뜬 볼이었고 즈베레프의 볼은 스트로크시의 볼 높이 보다야 높긴 했지만 상대편이 쉽다 생각할만한 수준의 볼을 주지 않았다. 런닝 스트로크도 로브도 아닌 어정쩡한 볼이 매우 많았던 우리 선수들의 볼에 비하면 매우 수준 있는 볼들이었다. 반대 상황을 가정해보면 우리 선수들은 그 볼들이 바운드 될 때까지 기다리다 스트로크를 날렸고 즈베레프는 볼이 바운드 되기를 기다리지 않고 거의 모두 대시 하여 발리로 끝을 냈다.

넷째, 볼을 임팩트 하는 타점의 위치가 달랐다.
즈베로프가 임팩트 하는 타점의 위치는 거의 정점이거나 정점을 중심으로 살짝 앞이거나 뒤였다. 이 범위, 즉 라이징 볼의 범위가 80%는 넘는 듯 했다. 아직 주니어 이기에 고칠 점이 많아 보이지만 그는 페더러의 테이크 백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상체에 한해서는 말이다. 페더러의 테이크백을 보면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는 먼저 위치를 잡고 발바닥을 지면에 밀착한다. 그리고 어깨와 몸통을 코일링 하며 활시위를 당기듯 힘을 축적한다. 볼을 보는 시선은 오른쪽 어깨 넘어다. 볼이 바운드 되면 코일링 된 몸을 다시 풀면서 팔을 확장하며 볼을 맞이 하러 간다. 그리고 최대한 라이징 볼을 친다. 페더러는 바운드 된 볼의 타점 위치가 매우 앞이다. 준비가 된 상태에서는 거의 모두 정점이거나 정점 이전의 볼을 친다. 정점을 지나 떨어지는 볼은 미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치는 것이다. 지금은 전성기 때보다 약간 임팩트 지점이 뒤로 물러나긴 했으나 여전히 주로 라이징 볼을 친다. 즈베로프도 페더러가 치는 임팩트 지점과 거의 비슷했다.


 

호주오픈 우승자 비결은

우승자는 잘치고 앞으로 나갔다
모든 볼을 앞에서 맞추려 했다
과감한 위닝샷을 즐겨했다
플랫 서브 시속 200km는 기본이다
임팩트 면이 플랫이다

 

우리 선수들은

베이스라인 뒤로 물러나 쳤다
서브가 약하다
위닝샷 보다 네트위로 크게 떠다니는 연결구가 많다
대부분의 볼이 뒤에서 맞는다
임팩트 면이 스핀 면이다


우리 선수들은 어떤가?

이들과는 임팩트 지점이 반대다. 떠오르는 라이징 볼이나 정점에서 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고 라이징 볼이라 칭하는 범위의 맨 마지막 지점이거나 조금 뒤였다. 주로 라이징 볼의 범위를 지난 위치에서 볼을 치다 보니 정확한 임팩트에 의한 톱스핀 보다는 걷어 올려 톱스핀을 거는 스타일이 된다. 강력한 샷 보다는 콘트롤 샷 위주로 샷이 될 수 밖에 없다. 그 콘트롤 샷이 실수 하지 않을 확률은 확실히 높다. 그러나 상대편의 코트에 들어갔다 해서 안전한 볼일까? 나에게 가장 안전한 볼은 상대편이 위협을 느끼는 볼이다. 상대편이 위협을 느끼지 못하는 볼은 나에게 위협으로 돌아 올 확률이 높다. 우리 선수 6명 중에서는 그래도 이덕희 선수의 임팩트 지점이 가장 앞이었다. 가장 안전한 수비는 가장 강력한 공격과 같다. 좀 더 타점을 앞에서 잡아 더 빠른 라이징 볼을 칠 필요가 있다.

좀 더 베이스 라인에 가깝게 또는 최대한 안쪽에 서서 리턴하고 스트로크를 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을 보았을 때 거의 모든 선수들이 상대 선수보다 베이스라인에서 더 멀리 떨어져 리턴하고 있었고 스트로크를 하고 있었다. 그 원인은 상대편 선수들의 서브가 강한 것이 첫 번째 원인이다. 좋은 리턴은 자신이 안전하게 생각하고 좋아하는 높이에서 칠 때 나온다. 서브가 강하다 보니 그 위치가 더 뒤일 수 밖에 없어 점점 뒤로 물러서게 되는 것이다. 볼은 바닥에 바운드 된 후 반원을 그리며 떠올랐다 떨어진다. 본인이 좋아하는 높이는 두 번이 있게 되는 것이다. 올라갈 때와 정점을 지나 떨어질 때다. 정점 이외에는 무조건 두 번의 같은 높이가 있게 마련이다.

될 수 있음 떨어지는 볼보다 떠오르는 볼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위치를 찾아야 한다. 물론 당연히 어렵다. 더 빨리 움직여야 하고 더 정확하게 임팩트 하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완성되면 리턴이건 스트로크건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만큼 상대편에게도 시간은 똑 같이 주어진다. 이 부분에서는 우리 선수 중 정현이 가장 나았다. 그러나 외국 선수들에 비하면 비슷한 수준이었지 낫다고 볼 수는 없었다. 좀 더 앞에서 리턴을 하고 스트로크를 하며 좀 더 앞쪽에서 임팩트를 하면 큰 힘을 주지 않아도 스커드 미사일처럼 상대편을 향해 볼이 날아갈 것이고 상대편도 그만큼 더 빨리 움직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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