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희

주니어 2라운드 정 현과 이덕희 선수의 단식과 홍성찬, 오찬영의 복식1회전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오전 11시 이덕희(제천동중.12번시드)가  첫 스타트를 끊었다. 상대는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펠레그리노. 일본의 후쿠다를 1라운드에서 이기고 진출했다. 1세트는 이덕희 선수가 손 쉽게 6:1로 가져왔다. 펠레그리노가 계속 때리다 에러가 많았기 때문이다. 2세트, 1세트에 게임 차이가 많이 나게 이겨서였을까? 이덕희는 1세트의 기조를 계속 유지해 나갔고 펠레그리노가 때리던 샷들이 점 점 코트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결국 3:6으로 2세트 게임을 잃고 1:1이 되었다. 이대로 역전 당하여 지는 것 아닌가하며 생각하는 동안 3세트가 시작됐다. 2세트엔 다소 수비적이던 이덕희는 펠레그리노의 샷에 맞받아 때리기 시작했다. 이덕희가 맞받아 치며 게임 스코어가 앞서 나가자 펠레그리노 선수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강력하게 들어가던 서브도 더블폴트를 하기 시작했고 샷도 에러가 많아졌다. 2세트와는 반대로 후반에 들어 설 수록 이덕희는 공격적으로 변했고 펠레그리노 선수는 수비적이 되어 갔다.

결국 세트 스코어 2:1(6-1 3-6 6-1)로 이덕희가 3라운드에 진출했다. 이로써 이덕희 선수는 지난 해 정현 선수가 윔블던 준결승에 진출함으로써 세웠던(만16세 4개월) 기록을 넘어 국내 최 연소(만15세7개월) 그랜드슬램 3라운드 진출기록을 세우게 됐다.

정현

다음은 정현(11번시드,삼일공고) 선수다. 상대는 호주의 아키라 산틸란(17세). 이번 호주 오픈 남자단식예선에 도전하여 탈락한 선수로 ATP 랭킹은 1774위다. 일본의 오니시를 이기고 2라운드에 올라왔고 복식도 2라운드에 진출했으나 탈락했다. 정현은 산틸란 선수에 비해 매우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 나갔고 경기의 운영면에서도 한 수 위의 기량을 보여 주며 세트 스코어 2:0(6-1 6-2)으로 이기고 3라운드에 진출했다. 1라운드보다 더 경기를 쉽게 풀어 나간 정현은 “제가 잘했다기 보다 상대편이 에러를 많이 해줘서 쉽게 이긴 것 같다”라며 2라운드 결과를 겸손하게 받아 들였다.

3라운드 상대는 러시아의 다닐 메드베데브다. 정현과 동갑내기인 메드베데브는 ATP싱글랭킹은 1,513위로 정현(546위)에 비해 한 참 낮지만 이번 주니어대회에 8번 시드를 받고 나왔다. 1,2라운드가 비교적 손 쉬운 상대였다면 이번 3라운드는 꽤 까다로운 상대로 비교적 손쉬운 상대를 만나고 3회전에 올랐다.

홍성찬과 오찬영

21일의 마지막 게임은 홍성찬, 오찬영 선수의 복식이다. 복식 시드 4번을 받고 나온 러시아의 다닐 메드베데브와 로만 사퓔린을 맞아 슈퍼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으나 2-1(6-3 5-7 <14-16>)로로했다.  홍성찬, 오찬영은 우리나라 복식에 희망을 볼 수 있었다. 이제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홍,오 두 선수는 빠른 발과 탄탄한 파트너십으로 시드 4번인 러시아 선수들을 맞아 전혀 기죽지 않고 차분히 경기를 이끌어 나갔다. 때론 강하게, 때론 약하게 볼을 보내며 찬스는 찬스대로 놓치지 않았다. 경기 비교 분석에서도 세컨 서브 득점확률에서 세컨 서브 득점 확률에서 10%(40%: 50%)의 차이를 보일 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비록 슈퍼타이브레이크에 가서 지긴 했어도 그 둘에게는 후회 없는 게임이 되었을 듯 하다.

주니어 육성팀 더그 맥커디와 손승리코치 임규태 코치 등

로저 페더러는 인터뷰에서 주니어 시절에는 앞으로 어떻게 경기를 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한다며 성적에 지나치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성공적인 선수생활을 위해서는 코칭 역시 매우 중요한데 기술을 한 번 잘 못 배우게 되면 평생 바꾸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기술을 가르쳐 줘야 한다고 했다.

시합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당연 중요하다. 그러나 대한테니스협회 주원홍 회장이 언급했듯 주니어 시절 이기고 지는 것은 큰 안목으로 보았을 때 그리 중요하지 않다. 어떤 게임에서 어떤 내용으로 이기고 졌는냐가 더 중요하다. 시합에서 졌더라도 그 시합에서 무언가 하나라도 배우고 나왔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오늘은 오랜만에 한국어로 코트가 시끌 벅적한 날이었다. 경북, 경남, 울산, 강원도에서 호주로 교사연수를 온 선생님들이 멜버른 코트를 찾았기 때문이다. 그라운드 티켓(그라운드 티켓은 로드레이버 아레나와 하이센스 아레나를 제외하고 모든 코트의 경기를 볼 수 있다)을 끊어 들어온 이들은 우리 주니어 선수들의 경기를 찾아 다니며 응원으로 선수들의 기를 북돋아 주었다.

안동에서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는 권유자 선생님은 “이곳에 꼭 와보고 싶었다. 너무 행복하다”라고 말하며 준결승 티켓도 예매해 놓았다 한다. 또한, 강원도 평창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이덕희 선생님은 자신의 이름과 똑 같은 이덕희 선수의 경기를 볼 수 있어서 좋았고 거기에 이덕희 선수가 이겨서 자신이 이긴 것처럼 더욱 기분이 좋다 라고 말했다. 대부분 테니스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본적은 있으나 해 본적은 없다는 이들이 대부분인 선생님들은 직접 우리 선수들이 경기에서 뛰는 모습을 보니 어떻나? 라는 질문에 한결같이 “재미있다. 예술이다. 선수들이 너무 멋지다. 테니스에 대해서 호기심이 많이 생긴다. 돌아가서 꼭 해보고 싶다”라도 한결같이 말했다.

또한, 우리 주니어 선수들이 경기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남자친구 쉐인과 함께 코트를 찾은 윤여민씨는 어여쁜 미모와 달리 “발라버려”라는 다소 과격(?)한 단어까지 써가며 우리 선수들을 응원했다. 그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년 전에 호주에 유학을 와 스포츠 과학을 전공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