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8월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 prof. kim, Jiseon Kim, prof. lee 및 prof. cho와 함께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

모두가 꿈꾸는 삶이다. 그것만치 근사한 인생도 없다. 하지만 그렇게 사는 이는 소수다. 대부분은 '무엇을 해야 할 일'을 하며 산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 이름도 이쁜 테니스 선수 임새미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아는 이다. 그뿐만 아니라 '하고 싶은 일' 할 때보다 '해야 할 일'을 할 때에 더 집중한다.  

부산 금정구청 선수를 하면서 부산대 박사과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던  임새미가  선수생활을 포기하고 공부에 달려들어 박성희(국민대 교수)에 이어 여자 테니스 선수 출신으로 2호 박사가 됐다.

임새미는 초중고 테니스선수를 거쳐 서울 양천구청과 부산 금정구청 소속으로 실업대회도 출전하고 국제대회도 출전한 선수다.

공부도 운동도 쉽지 않은 터에 새미의 엄마는 테니스하다 쉬는 시간에 학습지 풀라고 던져놓는 사람이다. 어려서 학습지를 통해 조금씩 하던 영어가 자리를 잡아 나갔고 라켓 놓은 시간에 책을 들고 읽은 결과 오늘날 공부까지 이어졌다.  부산대, 해양대 등에서 강의도 하는 교수가 됐다.   아직 시간 강사지만 어릴 적 꿈인 남을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됐다. 

 2월  중순 부산대 졸업식에서 임새미가 박사학위를 받는 논문의 제목은  <교수 테니스동호회의 하위문화적 특성과 구별짓기>다.  테니스클럽에서 주도권를 갖고  종속관계로 구별 짓는 스포츠 사회학적 내용이다.  

임새미는 스포츠 사회학을 공부하면서 운동선수 출신이라는 편견아닌 편견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중요한 시기에 교실과 동떨어져 살아온 운동 선수라는 생각이 지배적인 대학 연구사회에서 자신을 입증해 보여야 하는 일을 수차례 했다고 한다. 관련 학부 출신이면 아무 문제없이 넘어갈 일을 자신에게는 꼭 짚고 넘어가는 풍토를 이겨내야 했다. 

스포츠사회학의 조련사로 불리는 부산대 이근모 교수를 찾아 제대로 공부하는 길을 택한 임새미는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책과 씨름을 했다.  머리를 굴리고 머리를 때려가며 학문과 싸워 나갔다. 

임새미는 그동안 <여자 실업테니스 무엇이 문제인가? : 여자 실업테니스 활성화를 위한 문제 탐색,2011년 한국체육학회>와 <테니스 동호인의 성취목표성향, 열정 및 진지한 여가의 관계,2013년 한국체육학회> 등을 전문학술지에 게재해  성실한 연구활동을 했다. 

공부해서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임새미는 "1년간은 꼬박 연구성과를 내는데 집중하고 기회가 되면 미국에서 공부를 더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어느새 임새미는 영어 잘하는 주위의 선수출신에게도 공부를 해야 한다고  권장하는 '선생님'이 되어 버렸다.

우리나라에서 여건상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임새미의 견해다. 하지만 영어 공부와 책읽기만 놓치지 않고 운동과 병행한다면 선수 이후의 삶도 많은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조언을 한다.

후배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했더니 "제가 무슨 말을 할 자격이 있나요. 운동 실력도 톱은 아니었는데요"하며 말을 아꼈다.  

임새미는 대학강의때 대우받는 통계학을 파고 들었고 20여년간 전공이다시피한 테니스 등을 무기로 장착해 자신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인생'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