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차대회에서 우승한 다니엘 윈(미국.22).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처음 참가해서 우승하여 매우 기쁘단다. 부모는 베트남 인이며, 미국에서 태어나서 자랐고 캘리포니아에서 가족과 함께 산다. 네 살때 어머니를 따라 코트에 갔다가 테니스를 처음 배웠다. 작년에 대학을 졸업했고,바볼랏 라켓과 슬링코 스트링을 후원받으며, 친구들과 친지, 그리고 클럽 멤버들의 후원과 상금으로 투어비용을 충당한다. 미국에서는 컨트리클럽의 테니스코트에서 연습한다고 한다. 여자친구가 있냐고 물으니 지금은 집중해야 할 때라 없는데 기자더러 소개 해 줄 수 있냐고 능청을 떨기도 했다. 당분간은 테니스 볼을 여자친구로 삼겠단다. 아침은 롯데호텔 식당에서 오믈렛과 오트밀을 먹었단다. 나이키 T셔츠와 신발을 신고 있길래 후원사도 아닌데 왜 그걸 입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평소에 좋아하는 브랜드이고 나중에 후원계약을 할거라며 웃었다. 테니스피플 신문을 보여주니 자기도 표지에 실어 줄 수 있느냐고 묻길래, ATP 투어 대회에서 우승하면 실어주겠다고 했다.

▲ 1,2차대회 연거푸 4강에 진출했다. 키도 커졌고, 근육도 늘었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지 못하면 세계무대에서는 금방 묻혀 버리고 만다. 걱정이 되어 이형택 원장에게 정현의 가능성을 물었더니 자신있게 100을 깰거라고 확신했다. 이제 17살이니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고, 삼성에서 잘 관리하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고 확신했다.

▲ 제천 동중 3학년 이덕희. 2차대회에서 조민혁과 대등한 경기를 벌이며 선전했으나 아깝게 패했다. 요즘 언론과 기업의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듯 하다. 건너편의 기자(서울시테니스연합회 홍보담당, 권수현, 테니스피플 테니스코리아 객원기자)는 거의 반나절을 이덕희의 시합모습만 찍어댔다. 언론이 선수에게 관심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고 선수에게도 기분좋은 일이다.

▲ 장 유수안(중국.18세.276위)과 어머니. 경기장이며 선수대기실, 어디라도 딸과 함께하며 보살핀다. 한시라도 딸의 곁을 떠나는 법이 없다. 선수대기실에서 딸이 다음 복식경기 때문에 점심먹을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햄버거를 사와서 챙겨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실업팀에 해당하는 중국의 텐진 팀 소속이다.

▲ 한국의 바톨리 한나래(인천시청.21세). 한국선수로는 드물게 포.백 모두 양손으로 친다. 부상에서 회복하여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으며, 2차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 한나래 선수의 어머니 김은경씨.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운동을 시작하여 선수로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딸을 지켜보며 후회한 적이 더 많았다고 한다. 이제는 딸이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도전하고, 좀 더 즐기면서 운동을 했으면 좋겠단다. 딸을 운동선수로 키우면서 힘든 점이 없었냐고 물으니, 어릴 때부터 워낙 야무지게 혼자서 잘 해와서 크게 신경 쓸 일은 없었다며 대견해 했다. 딸의 신랑감으로는 어떤 사람이 좋으냐는 질문에 '자기를 아껴주는 사람이 최고죠 뭐' 라며 웃었다.

▲ 1번시드 엔리케 로페즈(스페인/21세/306위) 보통 1년에 30여개의 퓨처스,챌린저 대회에 참가한다. 아직 후원은 없어서 대회상금과 소속클럽의 리그에서 뛰는 댓가로 투어비용의 일부를 지원받는다고 한다. 올 해 US 오픈에 참가하기 위해서 부지런히 투어대회를 돌면서 포인트를 모으고 있다. 이번에 한국에 온 주 목적은 부산오픈에 참가하는 것이다. 올 해 처음으로 아시아 투어에 참가했다고 한다. 하루 35,000원 짜리 모텔에 묵으면서 빵과 커피, 그리고 약간의 과일로 식사를 대신하며 힘든 투어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선수들을 보면 우리나라 선수들의 여건은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다.

▲ 경기도중 비가와서 쉬는 도중 한 중국 한신윈 선수(1차 대회 우승)가 책을 읽고 있다. 참 보기 좋은 광경이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 선수가 경기장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스마트 폰으로 문자나 게임만 할 것이 아니라 책도 읽고 공부도 좀 했으면 좋겠다.

 

▲ 중국선수가 읽고 있던 책. 카네기에 대한 내용인 듯 하다. 재미있느냐고 물으니, 너무 지루하다며 얼굴을 찌푸린다. 그래도 책을 읽는 모습은 기특하기 그지 없었다.

▲ 이번 대회 공식 스트링 테크니화이버. 안양 CS 스포츠의 고일선씨가 공식스트링거로 참여하고 있다.

▲ 한 일본선수의 스트링 수리 요청서. 하이브리드로 매고, 텐션은 그리 강하지 않다.

 

▲ 장 유수엔의 스트링 수리 요청서. 여자 선수인데도 위의 남자선수보다도 훨씬 강하게 맨다. 여자 선수로서는 스트록이 매우 공격적이고 파워풀하다.

▲ 이덕희 선수가 게임 중간 하나씩 먹던 에너지 젤. 한 봉지에 104kcal 정도이고, 가격은 약 1,400원. 대부분의 선수들은 경기 중간에 각종 전해질과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이와 비슷한 제품을 섭취한다.

▲ 일본팀 코치와 선수들. 사진을 찍자니까 흔쾌히 웃으며 응했는데, 잠깐 인터뷰를 하자니까 선수는 코치의 눈치를 보고, 코치는 시합도중에는 집중해야 한다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좀 까칠하긴 했지만 코치로서는 올바른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런게 프로인 것이다.

▲ 수 칭웬(대만/주니어세계링킹9위/16세)과 코치. 8살 때 부터 이 선수를 맡은 후 지금까지 함께 투어를 다니고 있다. 코치에게 주니어 Top 10 선수로 키운 비결이 뭐냐고 물었더니 그냥 열심히 훈련한 것 밖에 없다고 한다. 선수에게 코치가 어떻게 가르쳤기에 Top 10에 들었냐고 물으니, 그냥 잘 가르친다고 했다. 갑자기 "테니스는 그냥 묵묵히 해야 되더라"는 이형택 원장의 말이 생각났다. 그 선수에 그 코치였다.

▲ 중국선수 주 린과 아버지. 이번대회 본선 32명의 선수 중 약 50%나 되는 15명이 중국선수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비용이 적게들고 랭킹 포인트 따기도 쉬우니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는 중국선수들을 위한 대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테니스도 중국이 두각을 나타낼 때가 머지 않은 듯 하다.

▲ 소속팀(강원도청)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생각에 빠진 이정명 감독. 류미 등 주축선수들의 이적으로 팀 전력에 차질이 생겨 고민이 많은 듯 하다.

▲ 시합도중 비가 내리면 심판들은 더 바빠진다. 코트 바닥의 물기를 타월로 닦아내고 있는 어느 심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