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같은 상금 배분에 문제를 제기한  질 시몽

올 해 새로 ATP 선수협의회(ATP Player Council) 위원으로 선출된 질 시몽(프랑스/13위/27세)이 프랑스의 한 라디오 방송과 일간 스포츠신문 ‘레퀴프’에 자신은 “여자선수들이 남자선수들과 똑 같은 상금을 받는 것에 반대한다” 고 밝혔다.

“남자테니스는 여자테니스보다 앞서있어요”, “그랜드슬램대회에서 2선승제의 여자선수들보다, 3선승제(best-of-five sets)의 남자선수들이 코트에서 두 배나 더 많은 시간을 보내요”, “남자선수들이 훨씬 더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잖아요” 라며, 남자선수들이 여자선수들보다 더 많은 상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로저 페더러(스위스/3위/30세)도, “그것은 누가 뭘 믿느냐에 대한 끝없는 논쟁거리 일 뿐이죠” 라며 점잖게 반박했지만, 세계 1위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1위/25세)는 “그 사람(질 시몽)보다 제 경기를 보는 사람들이 좀 더 많을 거라고 확신해요” 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세레나 윌리엄스(미국/6위/30세)도 샤라포바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 샤라포바의 발언을 전해들은 세레나는 크게 웃으면서, “당연히 그녀가 그 사람보다 훨씬 더 화끈하죠”, “말이야 바른 말이지, 시몽보다 마리아 경기를 보는 사람이 훨씬 더 많잖아요.”

사만다 스토서(호주/5위/28세)는 “어떤 이유로든 해마다 제기되는 문제죠, 끝없는 논쟁거리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경기를 오래한다고 해서 그것이 더 낫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라며 그의 발언에 반대했다.

▲ 윔블던 남자 우승 트로피

▲ 윔블던 여자 우승 쟁반

한편, 자신의 발언에 여러 선수들이 성토하면서 파문이 일자, 그는 자신의 ‘민감한 주제(sensitive topic)’에 대한 발언을 해명하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 이 문제는 경기시간(duration of match)의 문제가 아니라, 흥미가치(entertainment value)에 대한 문제이며, 남자 경기의 티켓이 더 비싸고, 더 많은 미디어가 보도하는 것을 보면 분명한 사실이다.
- 남자 결승경기와 여자 결승경기의 티켓가격을 비교해 보라. 그것이 우리의 삶과 모든 일이 진행되는 방식이 아닌가?
- 이것은 나 개인만의 의견이 아니라 락커룸의 모든 남자선수들의 의견이며, 심지어 미디어(media)의 의견이기도 하다.
- 일반적으로 어떤 노력이나 요구가 있다고 해서 평등(equal)해야 한다는 것이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

남녀 평등이라는 대 명분에 밀려, 2007년 윔블던(Wimbledon)을 마지막으로 4대 메이저대회의 남녀 우승상금은 똑 같이 책정되었고, 남자 선수들 어느 누구도 이러한 추세에 반대나 불만을 표시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질 시몽은 ‘시장논리’를 내 세우며 나름 용기를 내 남자선수들의 의견을 대변했지만, 성적인 차별이 터부(taboo)시 되는 현재의 분위기를 볼 때 그리 큰 호응을 얻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