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한국체대, 삼성증권 후원, 114위)이  극적으로 리우올림픽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컨디션 난조로 불참하면서 테니스인들 사이에서 정현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회복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이 아니냐"며 정현의 상태에 대해 큰 걱정을 하기도 하고, "나이가 어리니 아직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정현의 소속사 IMG 코리아에 따르면 29일 “정현이 복부 근육 부상에서 회복 중인 상태로 아직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기에 올림픽 참가를 고사했다”고 밝혔다. 원래 올림픽 테니스 출전권은 6월6일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남녀 상위 56명에게 돌아간다. 한 국가당 최대 4명의 선수가 출전할 수 있어 대개 70~80위권대 선수들까지 출전 자격을 얻는다.

이번 올림픽은 치안과 지카 바이러스를 이유로 출전을 포기한 선수들이 많아 지난달 6위 기준으로 107위였던 정현에게까지 기회가 왔다. 하지만 정현의 포기로 출전권은 다른 선수에게 주어졌다.

정현은 프랑스오픈 끝나고 잔디코트 시즌을 대비해 맨체스터 챌린저에 출전했지만 복부 근육 통증으로 기권한 바 있다.  이틀 전 로저 페더러(스위스, 3위)가 재활훈련으로 리우올림픽 불참을 선언하면서 생긴 빈자리가 정현에게 돌아왔다.

지난해 세계 51위로 시즌을 마감한 정현은 올 시즌 투어 무대의 높은 벽에 부딪혀 번번이 대회 초반에 탈락했다. 지난해 획득한 랭킹 포인트를 방어하지 못해 세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난 정현은 지난 5월 프랑스오픈 1회전 탈락 후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있다. 현재 정현은 진천선수촌에서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정현이 올림픽 티켓을 손에 넣었다가 포기하면서  잃어 버린 것은 단순히 올림픽 출전권만인가.

올림픽은 4년마다 한번씩 전세계 도시를 정해 열린다.  정현은 4년 뒤에 랭킹이 56위안에 든다는 조건 하에서 출전할 수 있다.  올림픽은 투어 랭킹 포인트도 없고 상금도 없다. 다만 테니스도 태극마크 달고 전세계 스포츠인의 축제에 참가한다는 의미가 있다.  미디어에선 출전권 따내기 쉽지 않고 몇 안되는 선수라 잘 노출을 한다.   스포츠 선수로서 올림픽에 출전하기가 쉽지않다.  테니스의 경우 4년에 한번 오는 기회에 정상의 컨디션과 랭킹을 유지하기 쉽지 않아 출전이 그만큼 어렵다.  출전의 기준은 물론 선수의 컨디션이다.

이번에 구기종목으로 테니스와 농구가  리우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다. 농구는  국내 프로농구 여건이 잘되어  선수들사이에 아마추어 대회 출전에 적극적이지 않다.  일부 선수 출전하면 국내 리그에 타격을 입는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테니스의 경우, 프로농구와는 다르다. 아시안 게임이나 올림픽, 데이비스컵, 그랜드슬램때 우리나라 테니스의 인기는 상승했다.   86년 서울아시안게임때 테니스에서 금메달이 쏟아지면서 테니스 인기는 절정을 이뤘다. 이형택의 US오픈 16강 진출로 매스컴에서 테니스를 크게 소개했다.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때 복식 금메달을 따면서 노골드  위기를 피했다. 따라서  선수 한명이 올림픽에 출전하고 안하고는 국내 테니스  분위기 조성에 큰 역할을 한다.

정현은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복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다. 국가에서 기회를 주고 정현은 기회를 잘 살려 선수생활을 유지발전하는데 좋은 발판을 만든셈이다. 그러면 데이비스컵, 올림픽 등 국격을 높이는 일에 무조건 출전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리고 그 출전 조건을 만들어 놓는 책임도 있다.  테니스 라켓을 놓치 않는 한  국가가 제공한 특혜에 국가의 일을 거들어야 한다.

김성배 테니스방송 해설위원은  "기업이 선수를 후원하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랭킹 올리고 상금따 먹으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선수 하나 후원한다고 기업의 홍보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며 "선수가 국가적 행사에 출전해 기업이 선수를 후원하는구나 하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투어 100위안에 들어 투어 생활하는 것보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스폰서를 위해서나 국가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몸 상태가 안좋아 출전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조건을 갖추는 것도 선수의 기본 의무"라며 "태극기 달고 뛰는 일을 하지 않으면 기업의 후원도 없어질 수도 있다"라고 잘라 말했다.  

데이비스 인도전에 출전해 경기도중 체력 소진으로 두명이나 기권하고 귀국해도 비난의 소리가 없다. 더운나라 잔디코트에서 능력껏 했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여러가지 이유로 출전하지 않는 선수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선발에 대해 심각히 고려해야 한다. 국적없는 선수는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 리우올림픽 테니스는 8월 6일부터 올림픽테니스센터(하드코트)에서 열리며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남자 1위), 앤디 머레이(영국, 남자 2위), 라파엘 나달(스페인, 남자 4위), 세레나 윌리엄스(미국, 여자 1위)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