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호주오픈 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조코비치는 1월 31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앤디 머레이(2위·영국)를 3대 0(6-1 7-5 7-6<3>)으로 이겼다.

우승 상금 340만 호주 달러(약 29억원)를 받은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에서만 6차례 우승해 이 대회 남자단식 최다 우승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과거에 호주의 로이 에머슨이 1961년부터 1967년 사이에 6차례 우승했다. 조코비치는 2008년과 2011년, 2012년, 2013년, 2015년에 이어 6번째로 호주오픈을 제패했다.

1회전에서 한국테니스 간판스타 정현(52위·삼성증권 후원)을 3대 0(6-3 6-2 6-4)으로 꺾은 조코비치는 이후 퀸틴 할리스(187위·프랑스), 안드레아스 세피(29위·이탈리아), 질 시몽(15위·프랑스), 니시코리 케이(7위·일본),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를 차례로 물리치고 이날 결승에서 머레이 마저 완파했다.  3회전 세피에게 고전했을 뿐 조코비치는 별다른 고비없이 결승까지 올랐다.

이날 조코비치는 1세트에서 5대 0으로 벌리면서 30분 만에 6대1로 마무했다. 승부의 관건인 2세트 초반 머레이의 안정된 스트로크에 밀리면서 고전했으나 5대5에서 머레이의 서브 게임을 36차례나 랠리가 오가는 가운데 브레이크에 성공해 7대5로 이겨 세트 스코어 2대 0으로 승기를 굳혔다.

자존심이 상한 머레이는 3세트 타이브레이크까지 따라잡았으나 더블폴트를 두 차례 범했다. 결국 조코비치가 머레이의 실수를 틈 타 경기를 마무리 했다.  머레이는 호주오픈 결승에서 조코비치에게 네번 포함해 준우승만 5차례해 '준우승의 사나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게 됐다.

이로써 그랜드슬램 대회 11번 우승한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6회, 윔블던 3회, US오픈 두차례 우승했다.
지난해 윔블던, US오픈 우승에 이어 올해 호주오픈에서 우승해 3개 그랜드슬램대회 연속 우승을 하며
나달, 페더러, 머레이를 제치고 독주하고 있다. 조코비치의 올해 과제는 그동안 준우승만 세번한 프랑스오픈 제패로 남았다.

KBS 김성배 해설위원은 "1세트 5대 0으로 조코비치가 리드하는 과정에 머레이의 스트로크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2세트 초반이 이날 승부의 분수령이었는데 조코비치가 머레이의 추격을 잘 뿌리쳤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은 당분간 조코비치의 독주시대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았다. 

아래는 조코비치 공식 인터뷰

-경기 전략은
=1세트와 2세트 중반까지 공격적인 게임 플랜이 잘 통했다. 2세트와 3세트에서 머레이가 세계 최고의 선수임을 입증했다. 머레이의 긴 랠리와 샷의 변화에 대처하느라 온갖 지혜를 총동원했다.
머레이와 경기를 할 때는 인내와 주도권, 점수 관리, 공격적인 플레이가 필요했다.

-올해는 게임 패턴이 바뀐 것 같다. 도하에서 나달에게 30분만에 첫세트 6대 1로 이기고 페더러에게도 24분만에 6대 1, 이번 결승에서도 다시 1세트를 30분만에 6대 1로 마쳤다
=테니스가 한세트로 끝나면 좋겠다. 페더러에게 2대 0으로 이기고 한세트를 내줬다. 4세트는 페더러와 접전이었다. 1,2, 세트를 획득하지 않으면 경기가 어렵게 된다. 우승을 하려면 기선 제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난해와 같은 스타일의 테니스를 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 늘 개선하고 고치려고 하고 있다. 게임도 그렇고 전략, 전술, 멘탈 모두 개선하려고 노력한다.

-로드레이버 밖에서 세르비아인들이 당신을 열렬히 응원했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성원한 것으로 안다. 그 가운데 세르비아 국기가 많이 보여 힘이 났다.

-세르비아 팬들과 이야기를 했는데 당신이 대통령 선거에 나온다면 지지하겠다고 한다. 생각이 있나
=전혀 없다. 나는 운동선수다. 테니스에 매진해야 한다.

-이번 대회 우승은 어떤 의미가 있나
=모든 그랜드슬램대회가 중요하다. 호주오픈은 로이 에머슨의 6번 우승 기록과 동률을 이루는 것이어서 중요하다. 특히 그랜드슬램대회 우승은 큰 동기부여가 되고 최선을 다하게 만든다.

-11차례 그랜드슬램대회 우승을 했다
=나는 아버지가 되고 남편이 되고 가족을 가지면서 과거 15개월 동안 나 자신 최고의 테니스 경기력을 발휘했다. 내 인생의 모든 것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 프랑스오픈 우승에 대해 얼마나 굶주렸나
=매우 굶주렸다. 늑대가 파리에 가려면 많이 먹어두어야 한다. 파리는 디저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