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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코리아오픈 A to Z코리아오픈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방극용 기자  |  bgj@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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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01  10: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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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15코리아오픈을 총정리한 글입니다. 새로 쓴 글과 코리아오픈 기간에 쓴 글을 재편집하여 삽입했습니다. 꽤 장문의 글이오니 소제목만 읽으셔도 의미는 전달 되고, 이미 읽으신 부분은 스킵(건너띄기)하셔도 됩니다. 

조동길 회장의 등장과 코리아오픈의 시작

   
▲ 대한테니스협회 조동길 전회장과(좌에서 4번째) 24,25기 임원들. 사진출처:대한테니스협회
국내 유일 WTA대회인 2015코리아오픈 테니스대회가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렸다. 총 상금 50만달러(한화 약6억원)의 코리아오픈은 9월21일(월) 본선 1회전을 시작으로 추석날인 9월27일(일) 오후 2시부터 단식과 복식 결승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004년, 당시 대한테니스협회장에 취임한 한솔 그룹 조동길 회장은 한국테니스를 업그레이드 시키고 세계화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WTA대회를 사비로 사들였다. 그리고 아시아 투어가 시작하는 9월에 한솔 코리아오픈이라는 타이틀로 WTA 투어 대회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윔블던을 제패하며 ‘샤라포바 신드롬’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만들며 미녀 테니스아이콘으로 떠오른 마리아 샤라포바를 초대하며 흥행요소도 갖췄다. 국내 테니스 팬들은 국내에서 처음 개최되는 WTA투어 대회에 대한 호기심과 샤라포바에 대한 흥행요소에 춤췄고 결승전의 관중은 1만8백석의 센터코트를 90%가량 채울 정도로 몰려 들었다. 국내 팬들의 무관심으로 개최권을 빼앗긴 ATP 투어인 칼 컵(KAL CUP)의 경험이 있었던 지라 기대 반 우려 반이었던 상황이 일순간 확신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KDB 산업은행, 코리아오픈을 업그레이드
   
▲ KDB에서 타이틀 스폰서로 나서면서 상금이 22만불에서 50만불로 올랐다. 대회적으로 대회의 격이 높아졌다.
 
8년 동안(2004~2011) 한솔이라는 타이틀로 개최된 코리아오픈에 KDB산업은행이 등장했다. KDB 산업은행이 12회 코리아오픈의 타이틀 스폰서로 나선 것이다. 상금 규모도 22만달러에서 50만달러로 상향조정 됐다. 인터내셔널 급에서는 가장 상금이 높은 대회가 되면서 코리아오픈의 격이 높아졌다. 전자 판독 시스템인 호크-아이 시스템도 국내 최초로 도입됐다.
KDB에서 타이틀 스폰서로 나선 2년동안 캐롤라인 보즈니아키가 등장했고, 아그네츠카 라드반스카가 등장했다. 한솔에서 진행했을 때도 1회 대회 때의 마리아 샤라포바를 비롯 마르티나 힝기스, 비너스 윌리엄스, 아나 이바노비치, 디나라 사피나, 한투코바 등 유명 선수들은 많았다. 그러나 초청 선수를 제외한 엔트리는 비교적 30~40위권 전·후의 선수들이 시드를 받고 출전했다. 그러나 상금이 격상되자 자동적으로 선수들의 랭킹도 전진 이동했고 10~20위대는 기록해야 앞 번호의 시드를 받을 정도로 높아졌다.
 
호주오픈의 격을 코리아오픈에 접목
   
▲ 2014년 기아가 타이틀 스폰서로 나서며 호주오픈의 대회운영이 접목되며 폭 넓고 세심한 대회가 됐다. 대회의 질과 양적인 팽장이 함께 이루어졌다. 코리아오픈 결승전은 7천여명의 관중이 센터코트를 찾았다.
 
그리고 지난 2014년 코리아오픈은 다시 기아자동차가 전면에 나섰다. 4대 그랜드슬램중의 하나인 호주오픈에 2002년부터 매년 80억원이 넘게 후원하는 기아자동차는 코리아오픈의 분위기를 쇄신했다. 센터코트를 비롯 야외 코트, 쇼핑 부스, 이벤트 전시장 등 주변의 모든 관련 시설물을 보완하고 배치에 신경을 썼다. 선수와 관련된, 경기장을 찾은 관객과 관련된 서비스에 좀 더 교육되고 숙련된 인력을 배치했다. 관객 동원을 위한 홍보에도 적극적이었다. 그 결과 국내 선수들이 초반 탈락하고, 톱 시드로 참가한 라드반스카 역시 8강에서 탈락하며 흥행 카드들이 모두 사라졌음에도 중·고 학생들이 체험학습을 코라아오픈 경기장을 선택했고 매일 2~3천여 관중들이 코트를 찾았다. 캐롤라인 플리스코바(체크)와 바바라 렙첸코(미국)의 준결승에 4천여명, 결승전에 7천명 가까이 관중들이 몰려 들었다. 7천명의 관중 수는 코리아오픈 첫 해 마리아 샤라포바가 우승했을 당시의 관중 9천명에 이어 2번째 많은 관중 수였다. 태동으로부터 2번의 탈피 후 코리아오픈이 드디어 대한민국 테니스의 부흥을 이끌고 국내 스포츠 빅 이벤트에 코리아오픈이 들어가는 신호탄이 되는 듯 했다.
 
2015년 12회 코리아오픈은…
   
▲ 베구가 결승전에서 2015 코리아오픈이 새겨진 
 
 
2015년 9월19일(토), 코리아오픈은 예선전을 시작했고, 9일간의 열전이 시작됐다. 예전의 한솔, KDB, 기아컵이라는 타이틀이 붙지 않은 코리아오픈테니스2015였다. 타이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한 코리아오픈은 한솔에 다시 구원요청을 했고 한솔제지 임원이 시상식에 참석했다. 
 
   
▲ 참가신청했다 철회한 US오픈 여자단식 준우승자 로베르타 빈치(이탈리아)
 
 2015코리아오픈은 흥행요소가 충분했다.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선수들이 참가를 했다면 말이다. 그러나 알리제 코르네(프랑스, 34위), 베타니 마텍 샌즈(미국, 82위), 티메아 바친스키(스위스, 14위)를 비롯 얼마 전 끝난 US오픈 준우승자인 로베르타 빈치(이탈리아, 19위)가 대회 직전 출전을 철회함으로써 코리아오픈은 예년에 비해 약간은 김이 빠진 모습이 됐다.
 
 흥행카드 무더기 불참…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리아오픈의 본선 자동 출전 선수들의 주요 랭킹은 20위~80위의 선수들로 4대 그랜드슬램에 자동 출전하는 선수들이다. 그녀들은 최근 우리나라 선수들이 본선 라운드에 이름 한 번 올려 보지도 못한 그랜드슬램에서 2~3라운드에 올라갈 수 있는 실력을 지닌 선수들이다. 코리아오픈이 시작하기 직전에 끝난 US오픈, WTA랭킹 26위로 출전한 플라비아 페네타(이탈리아)가 랭킹 2위인 시모나 할렙(루마니아)을 2대0으로 누르고 결승에 올라 우승하고, 43위였던 로베르타 빈치가 세계1위의 절대강자인 세레나 윌리엄스를 누르고 결승에 올라 준우승 했듯, 올해 코리아오픈에 출전한 선수들 모두 충분히 그랜드슬램에서 언제든 기회만 생겼다 하면 결승에 오르고, 우승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다.
 
무더기 와일드카드……무더기 탈락
 
   

슬론 스티븐스와 경기를 하고 있는 한나래, 와일드 카드를 받고 단식 본선을 뛴 장수정과 한나래는 물론 복식에서도 단 한팀도 본선2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 최근 몇년간의 코리아오픈 중 올해가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다. 예선에서도 이소라가 3라운드에 올랐으나 결선에서 패해 본선에 진출하지 못해 본선 자력 진출은 2004년 조윤정 이후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국내 선수들은 단식 예선에 8명(한성희, 이예라, 홍현휘, 홍승연, 이진주, 이소라, 김다빈, 박지민)본선에 2명(장수정, 한나래)이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했다. 복식에는 장수정과 한나래가 본선 진출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이소라와 최지희, 홍승연과 한성희가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했다.
9월 19일 열린 단식 예선 1라운드, 우리 선수 중 이소라, 이예라, 최지희 선수가 2라운드에 진출했다. 예선 2라운드 진출자중 이예라와 최지희 선수는 우리 선수와 붙었고 외국인 선수와 붙어 승을 기록한 선수는 이소라 선수가 유일했다. 이소라는 1라운드에서 일본의 아오야마(3번시드)를, 2라운드에서 레르트피탁신차이(태국)를 누르고 결승인 3라운드에 진출했으나 미국의 니콜 멜리샤에게 패해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로서 우리나라 선수는 2004년 제1회 코리아오픈에서 조윤정이 본선 진출 이후 11년(2005~2015)동안 단 한명도 본선 자력 진출 선수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국내 여자랭킹1,2위 장수정과 한나래는?
국내1위 장수정(사랑모아병원)은 지난 2013년 와일드카드를 받아 출전한 KDB코리아오픈에서 2010년 준우승자인 클라라 자코팔로바(체크, 당시33위)와 온수 자베르를 물리치고 8강까지 오르는 활약을 보이며 일약 우리나라 여자 테니스의 대들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난해에 한나래에 2대1로 패해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에도 1라운드에서 5번시드 모나 바델(독일)에게 0대2로 져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한나래(인천시청) 역시 와일드카드를 받고 단식 본선 1라운드에 나섰으나 WTA랭킹 32위인 슬론 스티븐스(미국, 3번시드)에게 세트스코어 0대2로 패하며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할 수 밖에 없었다. 복식 역시 국내 선수들은 모두 1라운드에서 탈락해 최근 3년동안 성적 중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2013년엔 장수정이 8강, 2012년 이소라, 2014년 한나래가 단식 2라운드에 진출했다.
 
코리아오픈의 최대 이변 사스노비치
   
▲ 무명의 선수일 정도로 알려지지 않았던 사스노비치가 예선을 거쳐 결승에 올랐다.
 
 알리악산드라 사스노비치, 벨라루스 국적의 사스노비치는 WTA랭킹 136위다. 그녀는 코리아오픈에 참가하기 전까지 투어대회에서 단 한번의 승리도 맛보지 못했다. 그녀가 큰 대회에서 승리를 맛 본 것은 그랜드슬램인 US오픈(2014)과 올해 윔블던에서 본선 1회전 통과가 전부다. 그런 그녀가 2015코리아오픈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사스노비치는 예선1번 시드로 코리아오픈에 참가했다. “용의 꼬리가 되기 보다는 뱀의 머리가 되라”는 말은 테니스에서는 오히려 독이다. 예선 1번 시드보다 본선 커트라인에 걸리는 것이 훨씬 반갑고 고맙다. 그런데 사스노비치는 예선1번 시드를 받았다. 본선에 직행한 선수들 보다 3게임을 먼저 뛰어 이겨야 본선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그렇게 사스노비치는 예선에서 3명을 누르고 본선에 올랐고, 다시 4명의 눈물을 딛고 결승까지 왔다.
 
단 한번도 투어 승리 경험이 없었던 사스노비치
   
▲ 사스노비치의 리턴은 매우 좋았다. 퍼스트 서브는 베이스라인 1m뒤에서, 세컨드 서브는 베이스라인 안쪽 거의 1m 가까이 들어가 리턴을 했다. 그러나, 준결승에서부터 베이스라인 가까이 후퇴했고, 결승에서는 그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사스노비치가 결승에 오르리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 못했다. 예선을 통과하여 결승에 오른다는 것은 천우신조가 아니고서는 달성하기 어려운 것임을 대부분은 알고 있고, 코리아오픈 역시 지난 11년 동안 예선을 통과하여 결승에 오른 선수는 아직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코리아오픈에 참가하기 전, 단 한번도 투어 본선에서 이겨본 적 없는 그녀였기에 더 더욱 그랬다.
그런데 그녀가 알렉산드라 둘게루(루마니아, 54위, 6번시드)를 짐을 싸게 하더니 막달레나 리바리코바(슬로바키아, 73위)에 이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슬론 스티븐스(미국, 32위, 3번시드)까지 누르고 4강에 올랐다. 그리고 준결승전에서 2번 시드인 앤나 카롤리나 슈미들로바(슬로바키아, 31위)마저 2대1(3-6 6-3 6-3)로 역전승으로 제압해 버렸다.
비록 결승전에서 이리나 카멜리아 베구에게 세트 스코어 0대2(3-6 1-6)로 패해 파이널리스트에 만족해야 했으나 그녀는 지금까지의 테니스 생애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그런 연유인지 준우승에 머물렀음에도 그녀의 얼굴은 행복한 얼굴로 환하게 웃고 있었다.
 
 우리나라 선수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던 베구
 무명과도 같았던, 코리아오픈에 처음 등장한 사스노비치가 결승에 오르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면 코리아오픈의 청자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이리나 카멜리아 베구는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다.
그 인연의 시작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WTA랭킹 200위대 초반을 기록하고 있던 베구는 인천챌린저에 출전한다. 스무 살의 베구는 준결승에서 우리나라의 김소정을 2대0으로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 역시 우리나라 선수인 이진아. 이진아는 베구를 2대0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해 버렸다. 베구는 곧바로 김해로 갔다. 그러나 김해에서의 성적은 인천보다 더 안 좋은 16강 탈락, 베구는 이제 창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16강에서 이진아를 다시 만났다. 인천에 이어 이번에도 이진아와의 인연은 베구에게 악연이 됐다. 또 다시 이진아에게 2대0으로 패했다. 그리고 김천, 역시 우리나라의 김건희에게 16강에서 2대0으로 패하고 우리나라를 떠났다.
 
 1년만에 당당한 모습으로 돌아와
   
▲ 2014년 복식 우승자인 이리나 카멜리아 베구와 라라 아루아바레나
 
2010년, 우리나라 선수에게 4전3패하며 호구와도 같았던 베구는 2011년 다시 우리나라를 찾았고, 그녀의 이름은 코리아오픈의 본선 자동진출 선수에 올라 있었다. 김천 챌린저 이후 서울에 다시 얼굴을 나타내기까지 1년4개월 동안 베구는 2만5천불에서 그랜드슬램까지 33개의 토너먼트에 참가했다.
코리아오픈 첫 출전에 베구는 2라운드에 진출했다. 2012년을 건너 뛴 베구는 2013년에 서울을 다시 찾았고, 8강에 진출했다. 2014년에 다시 서울을 찾은 베구, 단식 1라운드에서 스키퍼스에게 일격을 당하며 패한 베구는 라라 아루아바레나와 페어로 복식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웃으며 서울을 떠났다.
 
 지난해엔 복식 우승, 올해엔 단식 우승.
 그리고 2015년 코리아오픈에 베구는 다시 얼굴을 드러냈다.  올해 코리아오픈에는 톱 플레이어라 칭할 만한 초청선수가 없었다. 지난해 우승하며 내년에 다시 참가하겠다던 캐롤리나 플리스코바가 코리아오픈 기간에 열리는 도쿄 토레이 팬 퍼시픽 투어로 갔다. 그리고 1번시드로 예정됐던 알리제 코르네가 불참했다. 슬론 스티븐스가 US오픈에서 1라운드 탈락하면서 랭킹포인트 하락으로 순위가 역전됐다. 베구가 1번 시드를 받고 유리한 고지에 선 이유다.
베구는 2라운드에서 폴로나 헤르초크에게만 1세트를 내줬을 뿐 나머지는 모두 무실세트로 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 상대인 앨리슨 반 유트방크에게는 2대0(6-0 6-2) 승리를 거뒀다. 8번시드와의 준결승전 이라기엔 너무 손쉬운 승리였다.
 
 베구, 코리아오픈 최초 단식과 복식에서 우승 기록, 승리 요인은?
 
   
▲ 이리나 카멜리아 베구가 2015코리아오픈 청자 우승트로피에 입맞춤 하고 있다
 
무명의 사스노비치가 돌풍을 일으키며 결승에 진출하는 것을 지켜봐 온 베구는 준결승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사스노비치가 어떤 스타일로 테니스를 하는 지 안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하며 우승의 결의를 다졌다. 그리고 27일(일)오후 2시부터 시작된 결승전에서 그 모습을 보여줬다.
좋은 게임 운영 능력, 좋은 리턴에 이은 강한 공격력을 지녔지만 중요한 순간에 더블 폴트를 범하고, 베이스라인보다 사이드라인 범실이 유난히 많은 사스노비치를 맞아 베구는 좀 더 위력적인 서브와 강하지만 안정된 스트로크로 맞대응 했다. 베이스라인 안쪽 1m가까이 전진하며 매우 좋은 세컨드서브 리턴을 보여줬던 사스노비치는 준결승에서 조금 뒤로 물러나더니 베구와의 결승전에서는 베이스라인 50cm안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강력하고 날카로웠던 리턴은 무뎌진 칼이 됐다. 반면, 작정하고 코트에 들어온 베구의 스트로크는 사스노비치에 비해 매우 안정적이었다.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바디 코일링에서 나오는 스트로크 파워는 사스노비치의 스트로크를 압도했다. 긴 랠리에서 이기면 사스노비치를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강한 눈빛을 보냈다. 결국 게임은 베구가 세트 스코어 2대0(6-3 6-1)로 누르고 코리아오픈 4수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베구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평정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고 상대편 선수가 많이 뛰도록 했다. 그리고 중요 포인트에서 관리를 잘했다. 모든 공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베구는 시상식에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해 경기장을 찾은 5천5백여(주최측 추산) 관중들에게 환호를 받았다.
베구는 지난해 기아컵 코리아오픈에서 아루아바루나와의 복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올해 단식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면서 코리아오픈에서 단·복식 모두 우승을 차지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내년에 다시 만나자는 인사를 하고 웃으며 한국을 떠났다.
 
 복식에서는 아루아바레나가 2연패
 단식 결승전이 끝나고 라라 아루아바레나(스페인)와 안드레아 클레파치(슬로베니아) vs 키키 베르텐스(네덜란드)와 요한나 라르손(스웨덴)의 복식 경기가 이어졌다. 복식 1번 시드와 2번 시드가 맞붙은 결승전에서 1번 시드인 아루아바레나/클레파치 조가 베르텐스/라르손 조를 세트 스코어 2대1(2-6 6-3 10-6)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복식 디펜딩 챔피언으로 참가한 아루아바레나는 코리아오픈 복식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국내 유일 WTA대회인 코리아오픈이 지닌 의미
   
▲ 2015코리아오픈의 대진표와 결과
 
 
위에서 언급했듯 코리아오픈은 국내 유일의 투어 대회이자 세계 20~80권의 선수들이 자동 출전하는 대회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는 톱10이내의 플레이어들이 출전하는 대회는 아니지만 그랜드슬램의 예선도 아닌 본선에 자동 진출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선수들이다.
코리아오픈 기간 동안 일본의 도쿄에서 토레이팬퍼시픽오픈이, 중국에서 광저우 오픈이 열린다. 지난해 코리아오픈 우승자인 캐롤리나 플리스코바를 비롯 캐롤라인 보즈니아키, 아나 이바노비치, 안젤리카 커버, 아그네츠카 라드반스카 등이 대거 몰려갔다. 중국의 광저우오픈에 시모나 할렙, 안드레아 펫코비치, 사라 에라니, 엘레나 얀코비치, 스베틀라나 쿠즈넷소바가 갔다.
토레이팬퍼시픽오픈은 상금 규모가 88만달러의 프리미어급의 대회이고 광저우 오픈은 23만 달러의 대회다. 코리아 오픈은 약43만 달러의 대회다. 코리아오픈은 WTA의 프리미어급보다 아래인 인터내셔널급이다(50만불 이상이 프리미어급이고 이하가 인터내셔널급이다). 
지난 4월, 정현의 ATP랭킹이 107위에서 88위로 급 상승하며 100위권 이내로 진입했을 때, 우리는 드디어 우리나라 남자 테니스가 이형택 이후 7년만에 100위권에 진입하고 투어 무대에서 활약할 선수가 나왔다며 환호했다. 70위권에 진입하고 윔블던에서 예선을 뛰지 않고 바로 본선1라운드를 뛰게 되자 그랜드슬램 본선 자동 진출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고 즐거워했다. 그리고 US오픈에서 드디어 그랜드슬램 1승을 달성했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정현 선수는 US오픈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올해 목표가 그랜드슬램 예선에 뛰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테니스 선수들에게 있어서 그랜드슬램 무대에서 뛰는 것 자체가 희망이고 영광인 것이다.
우리나라 여자 선수들의 경우는 어떤가? 조윤정 이후 그랜드슬램 무대 본선에서 뛰는 선수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나래가 올해 US오픈에서 예선 1라운드에서 탈락한 것이 최고의 성적이다.
상금 규모가 큰 토레이팬퍼시픽오픈에 이름 있는 선수들이 대거 몰려간 것은 그렇다 쳐도, 우리나라 상금 규모의 반이 조금 넘는 광저우오픈에 비해서도 코리아오픈 측은 이름있는 선수를 끌고 오지 못했다. 특히, 매년 출전 신고를 했던 프랑스오픈 우승자인 스키아보네를 비롯 많은 선수들이 광저우오픈을 택했다는 것은 코리아오픈 주최측이 무언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왜 우리 선수들은 보이지 않는 것일까?
그러나 그렇다 해서 코리아오픈이 그들에 비해 결코 격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 열리고 있는 코리아오픈이 비록 인터내셔널급에 예년에 비해 이름 있는 선수들이 참가하지는 않았지만 자동 출전 선수들은 위에서 언급한 대로 그랜드슬램 본선에 자동 진출하는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다. 코리아오픈은 32드로로 128드로의 광범위한 그랜드슬램에 비해 선수의 스펙트럼은 좁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보면 상위 레벨과, 하위 레벨을 잘라낸 중간 레벨의 스펙트럼은 세계의 테니스가 어떻게 흐르고 있는가를 판단하기에 더 편하고 쉬운 측면이 있다. 코리아 오픈이 톱 레벨의 선수가 없다고 해서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되는, 세계의 테니스를 가늠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대회라는 것이다.
 
   
▲ 2015코리아오픈 결승의 관중은 3천명정도 됐다. 추석 당일에 개최 불투명으로 홍보 부족을 비롯 여러가지 이유로 예년에 비해 반토막이 넘게 줄었다. 그것보다 더 아쉬운 부분은 WT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의 샷과 게임 운영을 보고 배워야할 현역 주니어 선수들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자는 몇 년간 코리아오픈을 취재하면서 항상 의문이 들었다.
왜 우리나라 선수들은 코리아오픈을 보러 오지 않는 것일까? 코리아오픈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허접(?)하다 생각하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허접(?)하지 않은 선수들을 보기 위해 돈과 시간을 들여 그들의 연습과 실전을 눈으로 직접 보러 가는 것일까?
그 시간에 우리 테니스 선수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보지 않고, 듣지 않고, 읽지 않고 오로지 감독, 코치 선생님의 말씀에 의존해 코트에서 볼 한 두 개 더 친다고 해서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관중의 대부분이 테니스 동호인인데 앞으로 테니스가, 테니스와 관련된 일이 주요 업이 될 선수들보다 취미인 동호인들이 세계적인 선수들에게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일까?
이번 US오픈에서 미국 주니어는 여자 16명이 출전하여 4강에 2명이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남자는 15명 출전에 8강에 4명, 4강에 2명, 그리고 미국 선수끼리 결승전을 치렀다. 와일드 카드가 있는 것을 감안 하더라도 양적으로는 전체의 25%가, 질적으로도 남녀 결승 4명중 3명이 미국 주니어였다.
 
우리나라 남·녀 테니스의 현주소
   
▲ 투어 선수로 부쩍 성장한 정현과 그 뒤를 잇는 남자 주니어 선수들. 좌로부터 오찬영, 정윤성, 홍성찬. 이덕희는 US오픈에 출전하지 않았다.
정현이 US오픈에서 1승을 올리고 세계5윈 스탄 바브링카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이제 챌린저 무대는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며 그랜드슬램에 자동 출전하고 투어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활약하고 있다. 19살, 아직 약관의 나이에 이르지도 못한 정현이 세계랭킹 100위에 들어선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50위권에 들어서며 우리나라의 테니스를 이끌고 있다.
남자 주니어 역시 홍성찬이 올해 호주오픈에서 준우승자가 됐다. 이번 US오픈에서 정윤성이 4강에 올르며 비교적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현이 앞에서 이끌고 뒤에서 홍성찬, 정윤성, 이덕희, 오찬영이 뒤따라 가고 있는 형세다.
우리나라 여자 테니스를 보자. 위에서 언급했듯 여자 시니어 선수들은 투어 대회에 얼굴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홈 코트의 이점이 있는 코리아오픈에서 조차 자력으로 본선 진출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한나래, 장수정 정도가 국제무대에 도전해 200위대 랭킹에 있을 뿐 그 이하는 전멸이다. 이것이 우리나라 여자 테니스의 현주소다.
주니어의 경우 맥이 끊겨 있다고들 이야기한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한 두명 정도만 유망주로 꼽힐 뿐 ITF 랭킹도 거의 없는 셈이다.  코리아오픈이라는 투어대회를 통해 우리나라 여자테니스의 발전을 도모하려 하지만 여자 선수들의 세계 수준 차는 더 벌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주체는 누구이고 조력자는 누구인가?
   
▲ 준결승에 오른 슈미들로바와 코치가 점심시간에 볼을 던지며 몸을 풀고 있다.
이번 코리아오픈 코트에서 외국 선수들은 자신이 실점을 하고 경기가 안 풀리자 코치를 보면서 "왜 내가 안 되는 거야. 문제가 뭐야. 당신이 똑바로 안 가르쳐줘서 이런 거 아냐?" 하면서 코치에게 화를 내는 듯한 말과 행동을 했다. 선수가 코치를 고용하고 선수의 상금과 후원금의 일부를 떼서 코치에게 지급하는 외국의 선수와 코치 관계에서 코치는 경기 전 선수에게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도록 잠스트가 제공한 3평짜리 트레이닝 공간에서 입에서 단내 나도록 몸을 만들어 준다.  공간만 있으면 경기 전 테니스볼, 배구공, 축구공 좌우로 던져 가며 선수가 잡게 한다. 그리고 선수는 코트에서 배운바 최선을 다한다.  
 
   
▲ 아일라 톰리아노 비치가 다테와의 경기중 지속적으로 에러하며 끌려가자 코치가 1세트가 끝나자 코트로 들어와 코칭하고 있다.
 외국의 코치들은 자신이 지도하고 있는 선수와 함께 코트에 들어선다. 선수는 코트로, 코치는 코치석에 앉아 선수를 지켜보며 샷을 체크하고, 라인을 봐주며(선수의 챌린지 요청을 돕는다),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들만의 신호로 코칭을 한다. 선수들은 상승 분위기에서 코치를 바라보고 잘 했다는 눈길을 받고, 다운 분위기에서 코치에게 격려를 받는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우리 선수들의 코치들은 대부분 관중 속에 묻혀 있다. 선수 자신이 코트에서 실수를 하면 코치에게 미안해 하고 코치는 선수를 힐난한다. 선수가 경기에서 지고 나오면 코치는 선수에게 화를 내는 장면이 수시로 목격된다. 외국과는 다른 모습이다. 외국처럼 선수가 주가 되고 코치가 조력자 관계가 되지 않는 한 코리아오픈에서 우승하는 선수, 본선 와일드카드 말고 예선을 통과해 자력으로 본선에 오르는 선수가 나오기는 어렵지 않을까.
 
내년 코리아오픈 열리나 못열리나
2015코리아오픈이 9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끝이 났다. 올해 개최가 불투명 했듯 내년의 개최 역시 ‘당연히’가 아닌 ‘그때 가봐야”라고 할 정도가 됐다. 코리아오픈의 이진수 토너먼트 디렉터(이하 TD)는 코리아오픈 오피셜 프로그램 북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인 코리아오픈이 서울에서 계속 개최 되도록 모든 것을 걸고 지켜내겠습니다”라고 언급했다. 그와 별개로 결승전이 끝나고 이진수 TD는 내년 코리아오픈에 대해 기자들에게 이야기 하겠다고 언급했다가 취소 했다.
코리아오픈은 돈과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고 가장 효율적으로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들을 볼 수 있는 대회다. 참가 선수들의 샷을 보며 세계 테니스 흐름을 판단 할 수 있고, 우리나라 테니스와 세계의 테니스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척도가 된다. 개최권이 홍콩 매니지먼트사에 팔렸어도, 대한테니스협회가 대회를 외면할 지라도 코리아오픈은 우리에게 매우 소중한 대회다. 우리모두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자산이다.
 
 WTA대회와 ATP대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릴 수 있다
 
   
▲ 10월 24~25일에 예정되어 있는 ATP 챔피언스 리그
 
이제 10월 말경에 ‘기아챔피언스컵 테니스대회’라는 빅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다. ATP챔피언스 투어는 세계1위를 기록했거나 그랜드슬램 우승 등 화려한 경력을 지닌 은퇴 선수들이 참가해 경쟁하는 공식 테니스 투어다. 마라트 사핀, 앤디 로딕, 마이클 창, 고란 이바니세비치가 참가한다. 챔피언스 리그를 기획한 지선 매니지먼트의 김지선 대표는 챔피언스 리그를 ATP대회(남자프로대회)를 개최하기 위한 예비적인 성격이 있다고 말했다. ATP대회를 가져오기 위한 마중물이라는 것이다.
 
2016년을 생각해본다. 타이틀 스폰서가 나타나고, 올림픽 테니스코트 1만8백석의 센터코트가 관중들로 만석이 된 코리아오픈을.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를 지켜본 ATP가 체계적인 운영과 관중들의 환호에 감명받아 ATP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것에 대해 매우 적극적이라는 소식이 들려 오기를. 그 두 가지가 모두 실현될 수 있는 해법은 결국 우리 테니스인들의 발걸음, 즉, 코트를 찾는 관중의 숫자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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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백
우리나라 여자 테니스의 현주소와 미래의 조망을 잘 지적해 주었다.
남자선수들도 오랜 기다림 끝에 정현을 비롯하여 주니어 선수들이 한껏 성장하고 있다. 이제 소중한 새싹 선수들이 거목으로 자라듯이 여자 주니어 선수들도 우수한 선수를 기다리고 있다.
결국, 우리가 바라는 이러한 모든 사항은 『한국 테니스 프로화』가 된다면 단번에 해결될 수 있다.
더 이상의 대안은 없을 것이다. (프로페셔널의 전문성!)

(2015-10-02 16:07:14)
아프로디테
저또한 '코리아오픈이 꼭 필요한가?"라는 의구심을 갖곤했었는데
코리아오픈에 관해 심도있게 다룬 기자님의 기사들을 읽으면서 코리아오픈의 존재이유를 깨닫게되었습니다. 그동안 코리아오픈에 관한 기사를 빠짐없이 읽어온 저로서는 "뭣하러 이렇게 힘들게 또 글을 써서 올렸지? 그전 글들로도 충분할텐데..." 했답니다. 이렇게까지 하셨는데 코리아오픈 절대 사라져서는 아니될듯합니다.ㅎㅎㅎ

(2015-10-02 15: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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