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가는 니시코리를 초반부터 강력하게 밀어 붙였다. 1세트를 4-0에서 자신의 서브게임만 브레이크 당했을 뿐 나머지 모든 게임을 가져오면서 32분만에 6-1로 가져왔다. 2세트에 들어서도 송가의 기세는 자국민들의 응원을 뒤에 업고 하늘을 찔렀다. 니시코리의 첫 서브를 브레이크 시킨 송가는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키고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이어 니시코리의 세 번째 서브도 송가는 브레이크 시키며 5대1까지 앞서 나갔다. 1-5니시코리의 서브를 트리플 세트포인트까지 잡았던 송가는 세트를 결정짓지 못하고 두 번의 듀스 끝에 내줬다. 세트 스코어는 이제 5-2가 되었다. 그런데 엔드 체인지 시간에 갑자기 필립 샤트리에 코트의 스코어 전광판 밑 부분의 철로 된 부착물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관중석으로 떨어졌다. 다행히 다친 관중은 없는 듯 했으나 이로 인해 약30여분간 경기가 중지됐다.

 

 다시 코트에 들어선 송가는 30여분 쉰 탓인지 자신의 서브게임을 단 한 포인트만 따내고 니시코리에게 브레이크 당하고 만다. 그리고 니시코리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며 6-2로 끝날 것 같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5-4까지 갔다. 관중들은 송가를 연호했고 송가는 이에 응답하듯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고 6-4로 2세트마저 자신의 세트로 가져왔다.

 

 3세트와 4세트는 니시코리의 세트였다. 니시코리의 서브로 시작된 3세트는 서로 4대4까지 자신의 서브게임을 잘 지켜나갔다. 3세트의 하이라이트는 4대4니시코리의 서브였다. 송가와 니시코리는 서로 4번의 듀스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고 다행이 송가의 백핸드 에러와 랠리 에러로 니시코리가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켰다. 그리고 바로 송가의 게임을 브레이크 시키며 3세트는 니시코리의 세트가 됐다. 4세트에 들어서 니시코리는 송가의 2번째 서브를 브레이크 시키며 3대 1로 앞서 나갔다. 이후 니시코리는 자신의 서브게임을 잘 지켜 4번째 세트까지 가져오며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송가의 서브로 시작된 파이널 세트는 송가와 니시코리의 상황이 4세트와 정 반대였다. 니시코리가 송가의 두 번째 서브를 브레이크 시키며 3대1로 앞서갔던 4세트 상황이 역으로 송가가 니시코리의 두 번째 서브를 브레이크 시키며 3대1로 앞서갔고 게임은 그대로 6대3으로 송가의 승리로 끝이 났다.

 

 1만5천여석의 필립 샤트리에를 찾은 관중들은 송가의 승리에 열렬히 환호했다. 송가의 샷에 열광했고 ‘알레 송가’를 다 함께 입을 모아 외쳤다. 송가는 매치가 끝나고 앙투카 바닥에 발로 ‘Roland Garros Je t’aime’라는 글자를 새겼다. 이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롤랑가로스 사랑해요’다.

 

 송가가 니시코리를 이길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은 2가지다. 하나는 서브이고 둘째는 최대한 짧은 랠리로 포인트를 끝내기다. 체격이 니시코리(177cm/74kg)에 비해 10cm 이상 크고 몸무게도 17kg이나 무거운 송가(187cm/91kg)의 서브는 강하고 빨랐다. 송가의 퍼스트 서브 최고 속도는 시속 226킬로미터, 평균 속도는 192킬로미터였다. 이 수치는 니시코리에 비해 최고 속도는 15km, 평균 속도는 9km가 빨랐다. 워낙 빠른 퍼스트 서브에 니시코리는 라켓을 대기 바빴고 자연적으로 송가의 포인트로 이어졌다.

 

 강한 서브에 이은 빠른 공격이 송가의 전략이었다면 니시코리의 전략은 최대한 랠리를 오래 이어가는 것이었다. 서브와 스트로크 파워에서 밀리는 니시코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이었다. 그것은 나름 유효했다. 5구 이상의 랠리가 지속 되었을 때 니시코리가 포인트를 획득할 확률은 약65%가 넘었다. 그러나 송가의 강한 서브에 이은 속공 전략은 니시코리를 압도했다. 113대76으로 송가의 포인트가 37개나 많았다.

 

 송가는 로저 페더러를 이기고 올라온 스탄 바브링카(스위스, 8번시드)와 결승 진출을 두고 다툰다. 2008년 호주오픈에서 결승에 진출한 후 아직 한번도 결승에 진출해본 적이 없는 송가가 자국민들의 열렬한 응원을 뒤에 업고 결승에 진출할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