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랭글렌 코트가 상위 시드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 26일(한국시각) 세계 6위 유지니 부샤르가 44위 크리스티나 믈라데노비치(프랑스)에게 충격의 2대0패를 당하고 짐을 싸더니 27일은 3위 시모나 할렙(루마니아)이 미르야나 루치치-바로니에게 세트 스코어 0대2(5-7 -6)로 패했다.

시모나 할렙과 루치치의 2세트는 26분만에 경기가 끝났다. 1세트와 2세트의 경기시간은 총 1시간 11분. 퍼스트 서브는 둘 다 별로 좋지 않았다. 확률은 할렙이 63%, 루치치가 49%로 나왔다. 그러나 할렙이 퍼스트 서브가 안 들어가자 속도를 줄여 넣은 확률이라 그리 유의미하지는 않아 보인다. 퍼스트 서브가 들어갔을 때의 이길 확률이 할렙51%, 루치치가 80%를 기록했다.  퍼스트 서브 속도는 루치치 시속182, 할렙181로 비슷했다. 그러나 평균 속도가 퍼스트 서브169/143대 세컨드 서브 157/136으로 루치치가 시속 10킬로미터 정도 빨랐다.

▲ 게임이 지속적으로 안 풀리자 고개를 숙이고 있는 할렙

 

 리턴 에이스도 할렙은 1개 루치치는 5개로 루치치의 리턴이 더 좋았다. 위너는 격차가 더 크다. 루치치가 29개인 반면 할렙은 5를 개록했다. 위너의 비중은 포핸드가 월등했다. 루치치의 포핸드 스크로크가 앵글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포스드 에러(상대편이 잘쳐서 어쩔 수 없이 내는 에러)는 할렙19개, 루치치 12개다. 언포스드 에러(자기 자신의 실수로 생긴 에러)는 루치치가 27개, 할렙15개다. 할렙에 비해 루치치의 공격력이 강했다고 볼 수 있는 데이터다. 0~4구의 짧은 랠리는 39대31로 할렙이 앞섰다. 그러나 5~8개의 중간 랠리에서는 20/10으로 루치치가 앞섰다.

 3번 시드인 할렙의 결정적인 패인을 분석해보면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그 첫 번째는 퍼스트 서브다. 할렙의 퍼스트 서브 확률은 루치치에 비해 높다. 그러나 강하게 넣은 서브들은 거의 대부분 첫 서브가 안들어갔다. 할렙은 루치치가 자신의 세컨드 서브를 때리자 퍼스트 서브 확률은 높이려고 속도를 확 줄여서 서브를 넣었다. 그런데 이미 자신감을 얻은 루치치에게는 별로 빠른 서브가 아니었다. 할렙은 서브 평균 속도가 루치치에 비해 시속 10km나 떨어졌다.

 

 두 번째는 루치치의 포핸드 앵글샷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루치치의 포핸드 샷은 베이스라인을 향해 쭉쭉 날아오는 샷이 아니었다. 강력한 포핸드가 아닌 짧은 앵글 샷을 쳤다. 베이스라인에서 파워 테니스를 구사하는 할렙에게는 난감한 볼이었다. 자신에게 날아오지 않고 사이드라인 쪽으로 빠져 나가는 앵글샷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루치치의 스트로크는 짧게 떨어졌고 각이 살아 있었다.

 

 루치치는 승리가 확정되자 라켓을 바닥에 던지고 환호했다. 자신도 할렙을 이긴 것이 믿기지 않는 다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하늘을 바라보며 신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할렙은 지난해 US오픈에서도 루치치를 3라운드에 만나 짐을 쌌다. 그때도 세트스코어 0대2(6-7 2-6)였다. 오늘은 설욕을 다짐하고 나왔건만 또 0대2로 패했다. 두 번 만나서 두 번 다 0대2패다. 할렙에게 있어 루치치는 저승사자와 다름 아니었다.

 

 연 이틀을 수잔 랭글렌 코트가 프랑스오픈의 이슈를 품어냈다. 그것도 흥행 보증 수표라 할 수 있는 시모나 할렙과 부샤르를 돌려 보내 버렸다. 랭글렌 코트에서 경기한 남자 시드들은 모두 별 어려움 없이 승리를 거뒀다. 수잔 랭글랜이 예쁘고 볼 잘 치는 여자 선수를 질투하는 것일까? 랭글렌 코트에서 잠들 다음 주인공이 누가 될지 궁금하다.

 

 아래는 할렙과 루치치의 경기를 직접 눈으로 보고 난 후 다시 녹화 비디오를 보며 기자가 할렙의 입장이 되어서 매치를 재구성 해 본 것이다.  각 포인트마다 분석했다. 읽어 보면 매치의 전 상황을 손쉽게 이해할 수 있다.

 

1세트

<0-0> 루치치 서브

 

0-0 내가 친 6번째 볼이 네트에 걸렸다. 루치치의 볼이 만만치 않다.

15-0 루치치의 강력한 퍼스트 서브가 들어왔다. 포핸드로 쳤는데 네트 중간을 맞췄다.

30-0 루치치의 퍼스트 서브가 사이드 라인 깊숙이 들어왔다. 간신히 포핸드로 루치치의 백핸드 쪽으로 블로킹 리턴을 했다. 루치치가 백핸드를 날려 보냈다. 날아올 거라 예상하고 반대쪽으로 죽어라 뛰었으나 발보다 볼이 빠른 것은 당연한 이치. 루치치의 위닝샷이다.

40-0 루치치의 세컨드 서브를 포핸드로 받아 쳤다. 네트 상단을 맞고 루치치 코트로 떨어졌다. 포인트다. 솔직히 미안하진 않지만 안 그러면 매너 없다는 소리 들으니 예의상 미안하다는 의미로 손 들어줬다.

40-15 루치치의 서브를 또 리턴 에러 했다. 루치치가 나의 백핸드 쪽으로 서브를 보냈는데 그것이 하필 라인 펠트가 맞아 불규칙 바운드가 났다. 내가 리턴한 볼은 네트 상단에 맞았다.

 

<0-1> 할렙 서브

0-0  나의 첫 서브가 잘 들어갔다. 라인 펠트에 맞았는데 루치치가 리턴을 나의 포핸드 쪽으로 너무 잘해왔다. 포핸드 다운더라인을 쳤다. 어느새 루치치가 달려와 나의 백핸드 쪽으로 베이스라인 깊숙이 보내왔다. 잘 받아 넘겼는데 좀 짧았다. 루치치가 드롭샷을 놨다. 난 지금 듀스 코트 끝이고 루치치가 드롭샷 놓은 지점은 애드 코트 네트 바로 앞이다. 그래도 달려야 한다. 달렸다. 그런데 볼이 먼저 앙투카 바닥에 두 번 튀었다. 힘만 뺏다.

0-15 루치치가 백핸드를 너무 잘 친다. 나 같으면 포핸드로 돌아 쳤을 텐데 백핸드로 친다. 그리고 다시 강력한 백핸드를 나에게 날려 보내왔다. 포핸드로 볼을 보냈다. 그랬더니 살짝 라켓을 휘감아 짧게 앵글샷을 친다. 나도 루치치 포핸드 쪽으로 앵글샷을 쳤다. 볼이 네트에 맞고 안 넘어 갔다.

0-30 퍼스트 서브를 서비스라인 쪽으로 넣었다. 루치치의 백핸드 쪽이다. 루치치가 백핸드 리턴 한 것이 듀스 쪽 베이스라인 꼭지점을 살짝 벗어났다. 휴~ 이게 들어왔으면 또 힘들 뻔했다.

15-30 루치치의 백핸드 쪽으로 다시 서브를 넣어봤다. 루치치가 강력하게 리턴 해온다. 그러나 베이스라인 아웃 됐다. 좋아. 이대로 가는 거다. 이제 30올이다. 루치치가 백핸드 샷은 좋은데 리턴은 계속 에러하고 있다. 집중 공략해야겠다.

30-30 서브 포인트를 또 땄다. 루치치의 백핸드 쪽으로 퍼스트 서브가 들어갔기 때문이다. 의도한대로 너무 잘 들어갔다.

40-30 이번에는 포핸드 쪽으로 서브를 넣었다. 연속 3포인트를 서브로 땄다. 좋다.

 

<1-1> 루치치 서브

0-0           루치치 세컨드 서브를 공략하려고 서브 동작 취하자 마자 베이스라인 안쪽으로 두 걸음이나 들어왔다. 그런데 세컨드 서브가 생각보다 강하게 들어왔다. 포핸드 다운더라인을 쳤는데 네트를 넘기지 못했다.

15-0 루치치 세컨드 서브가 백쪽으로 와서 강력하게 크로스로 날려 보냈다. 베이스라인과 사이드라인이 붙는 꼭지점 가까이 잘 떨어졌다. 루치치가 3구를 내 코트로 못 보냈다. 내 포인트다.

15-15 루치치의 세컨드서브가 서비스라인에 맞고 더 튀어 올랐다. 불규칙 바운드다. 다행이 포핸드 쪽이어서 다운더라인을 쳤다. 대비를 못했는지 별로 어렵지 않은 볼이었는데 루치치가 에러를 했다. 땡큐다.

15-30 내가 6구째 에러를 했다. 루치치가 포핸드를 짧게 짧게 앵글샷만 친다. 길게 볼이 와야 하는데 자꾸 짧아지니 나도 앵글샷 놓으려다 에러를 하고 말았다.

30-30 루치치의 퍼스트 서브가 계속 안 들어온다. 30올이니 한 번 강력하게 때려봐야겠다고 맘먹고 준비를 했다. 그런데 루치치 세컨드 서브가 서비스 박스 꼭지점 근처에 맞더니 밖으로 휙 빠져나가 버렸다. 손을 뻗어 봤지만 닿지 않았다. 리턴 위닝샷 욕심에 내가 너무 중앙 쪽으로 몰렸나 보다.

40-30 루치치의 퍼스트 서브 위치가 항상 똑같다. 사이드라인에서 센터 서비스 라인 쪽으로 약 1m정도 서비스 라인 가까이 떨어진다. 강력하게 백핸드 리턴을 했다. 내 볼이 베이스라인 가까이 떨어졌다. 베이스라인에 붙어 있던 루치치가 제대로 받지 못하고 에러 했다.

40-40 루치치의 슬라이스 서브가 사이드라인에 거의 붙다시피 떨어졌다. 열심히 쫓아 가 런닝 포핸드를 쳤는데 루치치가 기다렸다는 듯이 텅 빈 나의 코트로 포핸드 위닝샷을 날렸다. 루틴대로 정확히 친 샷이다. 굿~

Ad 서브. 루치치의 서브가 가운데로 들어왔다. 잘 받아 넘겼는데 베이스라인 가까이 떨어졌다. 루치치의 3구를 크로스 코트로 강력한 포핸드 샷을 날렸다. 그런데 루치치가 에러할 줄 알았는데 살짝 방향만 바꿔 내가 있는 반대쪽인 애드코트 사이드라인 가까이로 볼을 보냈다. 죽어라 달려가 받아 넘겼다. 그리고 비어있는 반대편 코트로 뛰었다. 그런데 루치치 이것이 살짝 내가 뛰어가는 반대편으로 볼을 넘겨 버렸다. 얄미울 정도로 너무 침착했다.

▲ 루치치의 런닝 포핸드

<1-2>할렙 서브

0-0 내 서브다. 퍼스트 서브가 들어가고 랠리가 시작됐다. 5구째 포핸드쪽으로 무난한 볼이 날아왔다. 앵글샷으로 날려보냈다. 그런데 맙소사. 사이드라인 아웃 돼버렸다. 쩝.

0-15 루치치가 지난 내 서브 게임 때 백핸드 리턴을 계속 에러해서 백핸드 쪽으로 세컨드 서브를 보냈다. “잘 들어가서 이제 에러 하거나 나에게 3구를 치기 쉽게 날아올 것이다…”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루치치가 포핸드로 돌아 다운더라인을 작렬했다. 깜짝 놀라 달려가 라켓을 내밀었는데 네트를 넘기지 못했다. 오…놀랬다. 내 서브게임에서 2포인트를 먼저 잃었다. 정신 차려야겠다.

0-30 루치치가 꼭지점 부위에서 리턴 준비를 했다. 백핸드에서 계속 에러 하더니 방비하려나 보다. 그래서 센터서비스라인 쪽으로 서브를 넣었다. 그런데 어느새 달려와 넘겼다. 어렵지 않은 짧은 볼 애드코트 꼭지점을 향해 날렸다. 슬라이스 백핸드가 날아온다. 이번엔 포핸드 쪽으로 보냈다. 루치치가 네트를 넘기지 못했다. 아하…랠리는 루치치의 포핸드를 공략해야겠다.

15-30 서비스 박스 꼭지점으로 서브를 넣었다. 루치치의 백핸드 쪽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루치치가 준비를 단단히 했는지 백핸드로 다운더라인을 날려왔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달려가 봤으나 볼은 멀리서 지나가고 있었다. 에고…이 씁쓸한 기분은 뭐지? 

15-40 루치치의 포핸드로 스핀 서브를 넣었다. 루치치가 포핸드로 다운더라인 리턴을 해왔다. 나도 백핸드 다운더라인을 쳤다. 그런데 또 다시 나의 백핸드쪽으로 다운더라인 볼이 날아왔다. 간신히 받아 넘겼다. 그랬더니 루치치가 달려와 애드코트 빈자리로 포핸드를 쳤다. 그 볼이 또 베이스라인에 맞았다. 간신히 받았으나 나의 에러다. 나의 서브를 브레이크 당했다. 기분이 영 안좋다. 그래도 아직은 초반이니까 괜찮다. 괜찮다.

 

<3-1> 루치치 서브

 

0-0 루치치가 랠리 중 나의 짧은 볼을 백핸드 슬라이스 치려다 에러를 했다. 내가 먼저 한 포인트 획득했다.

0-15 백핸드쪽으로 들어온 서브를 루치치의 백핸드 쪽으로 날려 보낸 볼이 사이드라인 가까이 떨어졌다. 루치치가 백핸드로 받아 다운더라인을 쳤으나 다행이 아웃 됐다.

0-30 루치치에게 에이스를 맞았다. 볼이 꼭지점 근처에 맞고 또 나에게서 도망갔다. 듀스코트에서만 벌써 3번째다. 쩝.

15-30 앗싸…루치치가 더블폴트를 했다. 나의 더블 브레이크 찬스가 왔다.

15-40 루치치의 서브를 리턴하고 애드코트쪽으로 날아온 볼을 백핸드 다운더라인을 쳤다. 루치치가 에러를 했다. 앗싸…이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좋아도 좋은 표정을 보여서는 안 된다. 세계랭킹 3위의 자존심이 있으니까.

 

<2-3> 할렙 서브

0-0   루치치의 포핸드 리턴이 베이스라인 아웃 됐다. 첫 서브가 잘 들어갔기 때문이다.

15-0 나의 포핸드와 루치치의 백핸드 싸움이 시작됐다. 그런데 이런 제길…5구를 치면서 뒤로 넘어져 버렸다. 슬라이딩이 돼야 하는데 발 끝이 바닥에 걸린 것이다. 그 틈을 타 루치치는 나의 빈 코트에 볼을 넘겼다. 쩝. 오른쪽 발목이 살짝 꺾였는데 큰 문제는 없는 것 같다.

15-15 조금 긴 랠리가 있었다. 루치치는 다운더라인을 2번 보내오더니 이제는 크로스로 볼을 2번 보내왔다. 그 정도는 어렵지 않다.

30-15 세컨드 서브를 센터 서비스라인 쪽으로 보냈다. 루치치의 리턴 볼이 높게 떠 베이스라인 밖으로 날아갔다. 루치치가 서브 탄착점을 바라보는 것을 보니 라인에 맞았나 보다. 나도 2번씩이나 그랬는데…한 번쯤은 덕 볼 때도 있어야지~

40-15 4구째 루치치의 포핸드가 듀스코트 사이드라인 가까이 떨어졌다. 짧으면서도 각이 나는 포핸드다. 받기가 꽤 까다로운 포핸드다.

40-30 루치치의 백핸드 쪽으로 서브를 넣었다. 백핸드 랠리 싸움이 시작됐다. 6구째 루치치가 베이스라인 아웃 시켰다. 오케이~ 굿~ 백핸드는 내가 낫다.

 

<3-3> 루치치 서브

0-0   루치치의 서브가 센터 서비스라인 쪽으로 들어왔다. 블록 리턴이 짧게 떨어졌다. 앞으로 달려나 온 루치치가 역크로스 포핸드로 나에게 위닝샷을 냈다.

15-0 백핸드 리턴 에러와 포핸드 다운더라인이 베이스라인 아웃 되는 바람에 순식간에 40-0가 됐다.

40-0 루치치의 세컨드 서브가 백핸드 쪽 깊숙이 들어왔다. 난 지금 퍼스트 서브보다 세컨드 서브에서 리턴 에러를 더 많이 하고 있다.

 

<3-4> 할렙 서브

0-0 루치치가 나의 5구를 백핸드로 치려다 갑자기 드롭샷으로 바꿨다. 네트를 넘어오지 않아서 다행이지 넘어왔으면 못 받을 뻔 했다.

15-0 하아…이넘의 퍼스트 서브가 왜 이리 안 들어가지? 생각하며 서브를 넣다 결국 더블 폴트를 하고 말았다.

15-15 루치치가 랠리에서 백핸드 에러를 안한다. 이제 강력하게 나에게 볼이 날아온다. 내가 밀렸다. 짧게 떨어진 볼 루치치가 역크로스 포핸드로 위닝 포인트를 냈다. 쩝.

15-30 지속적으로 퍼스트 서브가 안 들어간다. 이제 루치치는 작심하고 나의 세컨드 서브를 때려댄다. 다행히 살짝 아웃 됐다.

30-30 또 세컨드 서브를 두드려 맞았다. 이번엔 포핸드 다운더라인이다. 도저히 내가 따라갈만한 거리가 아니었다. 그냥 멍하니 바라만 봤다.

30-40 백핸드 쪽으로 보낸 서브를 루치치가 백핸드 다운더라인으로 받아 나에게 보냈다. 내가 간신히 받아 넘긴 볼이 짧았다. 루치치가 베이스라인 안쪽에서 강하게 때린 볼이 네트를 때렸다. 휴~ 십 년 감수했다.

 듀스 6구째의 루치치 포핸드 샷이 나의 애드코트 사이드라인 가까이 떨어졌다. 런닝샷으로 받아 냈으나 네트를 넘기지 못했다.

Ad 루치치. 나의 서브가 기가 막히게 들어갔다. 네트를 살짝 넘어가 사이드라인 가까이 떨어졌다. 당연 서브 에이스가 됐어야 하는 볼이다. 그런데 그 볼을 루치치가 달려와 받아 넘겼다. 내가 다시 전력 질주하여 달려가 위닝샷을 냈다. 절로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듀스.  시속 174킬로미터의 강 서브를 넣었다. 서브 포인트다.

Ad 할렙. 긴 랠리가 이어졌다. 12번째 루치치의 볼이 베이스라인 근처에 떨어져 간신히 받아 넘기느라 13번째 나의 볼이 좀 짧아졌다. 루치치가 포핸드로 애드코트 꼭지점을 향해 날렸다. 달려가 간신히 받아 넘겼다. 루치치가 달려와 슬라이스 드롭샷을 놨다. 쩝…죽어라 달렸으나….다시 듀스가 됐다.

듀스 3구를 에러하고 루치치가 포핸드 다운더라인 리턴 에이스를 나에게 냈다. 또 브레이크 당했다. 루치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얄미운….

 

<5-3> 루치치 서브

루치치가 욕심을 냈다. 이제 자신의 서브니 게임을 끝내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을 테다. 내가 받지 못 하도록 강하게 치려다 네트에 걸리고 라인 아웃 시켰다. 스스로 2포인트를 나에게 헌납했다. 그래 다시 브레이크 하는 거다.

0-30 루치치가 자신의 5구째 나의 백핸드쪽 사이드라인으로 보낸 볼이 또 아웃 됐다. 루치치는 어이 없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 한 포인트만 따면 다시 원상태다.

0-40 나의 6구 포핸드가 멋지게 들어갔다. 간신히 루치치가 따라갔으나 네트를 넘어오지는 못했다.

이제 4-5가 됐다. 메디컬 타임을 불렀다. 오른쪽 4번째 손가락이 까졌다. 트레이너가 왔고 벗겨진 부분에 소독을 하고 밴드를 붙여줬다. 넘어지고 까지고…영~ 안 풀리는 날이다.

 

<4-5> 할렙 서브

0-0 긴 랠리가 이어졌다. 루치치의 백핸드는 나에게 길게 날아왔다. 그러나 받기 힘들 정도는 아니다. 좌우로 흔들었다. 결국 루치치가 자신의 포핸드에서 에러를 했다. 루치치의 포핸드는 강력한 포핸드가 아닌 앵글샷 위주다.

15-0 아…루치치가 4구째 작심하고 친 역크로스 포핸드가 들어왔다. 난 또 쳐다만 봤다. 뭐…잘 쳤다. 굿 샷~

15-15 루치치의 백핸드 샷 에러

30-15 루치치가 4구째 드롭샷을 놨다. 냅다 달려 포핸드 다운더라인을 날렸다. 루치치가 받아 냈으나 멀리 날아가 버렸다. 우이 쒸…내가 달리기를 얼마나 잘하는데… 또 당할 줄 알아? 루치치는 자책하고 있다…쌤통이다.

40-15 우하하…한 포인트 헌납 받았다. 루치치의 포핸드 다운더라인 간신히 받아 넘겼는데 루치치가 드라이브 발리 한 것이 듀스코트 사이드라인 밖에 떨어졌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이제 5대5가 됐다. 루치치 서브 잡고 내 서브 잡으면 된다.

 

<5-5> 루치치 서브

0-0 나의 두 번째 백핸드 샷이 루치치의 백핸드 쪽으로 길게 잘 들어갔다. 루치치는 문 볼로 받아 넘겼다. 찬스 볼이다. 높게 떠오르는 볼을 백핸드로 강하게 때려 쳤다. 그런데 철렁하는 소리가 났다. 아…이럴수가…그 찬스볼을 네트에 처박다니…어이가 없었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내가 딸 수 있는 찬스 볼을 처박았으니 두 포인트를 잃은 거나 마찬가지다.

15-0 루치치가 볼을 양 사이드로 번갈아 쳤다. 좌우로 죽어라 뛰어서 간신히 넘긴 볼은 코트 중앙에 떨어졌다. 결국 나의 3구를 루치치가 드라이브 발리로 끝을 내버렸다. 이번에도 에러 해도 되는데…

30-0 루치치의 서브가 포핸드쪽 깊숙이 들어왔다. 네트를 넘기지 못했다. 이번에는 백핸드로 넘어온 볼을 리턴 에러 했다. 루치치 서브 잡고 앞서가는 계획은 글렀으니 이제 내 게임 따고 타이브레이크 가는데 전념해야 한다.

 

<5-6> 할렙 서브

1-0 내가 친 3구 백핸드가 약했나 보다. 루치치가 기다렸다는 듯이 백핸드 역크로스 위닝샷을 나에게 날렸다.

0-15 루치치가 돌아서는 포핸드를 치려다 네트에 박았다.

15-15 나의 7구 포핸드가 약했나 보다 루치치가 포핸드 다운더라인을 쳤다. 간신히 받아 넘겼는데 베이스라인 아웃 되어 버렸다. 쩝. 이러면 안되는거다.

15-30 오 마이 갓… 포인트 압박으로 인해 더블 폴트를 해버렸다. 이 중요한 순간에 더블 폴트라니…

15-40 루치치와 나의 랠리가 시작됐다. 6구째 서로 센터로만 쳤다. 7구째 듀스코트 사이드라인을 향해 각을 틀었다. 아웃 콜이 터졌다. 루치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런…쩝…승부수가 악수가 되어 버리다니…

 

1세트는 루치치가 7-5로 가져갔다.

 

2세트

<0-0>  루치치 서브

0-0   루치치의 서브로 시작됐다. 6구째 멋진 포핸드 위닝샷을 날렸다. 통쾌하다.

0-15 나의 4구가 가운데로 날아갔다. 루치치가 강력한 포핸드를 나에게 보내왔다. 애드코트 꼭지점으로 날아오는 볼을 수비했으나 네트는 넘기지 못했다.

15-15 루치치의 퍼스트 서브가 계속 안들어온다. 백쪽으로 들어오는 세컨드 서브를 작심하고 돌아서서 포핸드로 다운더라인을 때렸다. 그런데 그것을 루치치가 백핸드 다운더라인으로 받아 넘겼다. 세컨드 서브 위닝샷 날리려고 돌아서서 친 것이었는데 에러한 것은 나였다.

30-15 나의 리턴이 길게 들어갔다. 그런데 루치치가 힛샷(일명 따닥볼)으로 각만 틀어 반대편 사이드라인 쪽으로 되돌려 나에게 보냈다. 전력 질주해서 받아 넘겼는데 루치치가 내가 돌아가기 전에 치려다 네트에 박았다. 행운이다. 고생한 보람이 있다.

30-30 루치치의 볼이 계속 사이드라인 가까이 떨어진다. 그것을 간신히 받아내니 나의 볼은 중앙으로 몰리고 짧게 떨어지고 있다. 결국 루치치의 백핸드 드라이브 발리에 포인트를 잃었다.

40-30루치치가 자신감을 가진듯하다. 볼은 강해졌고 더 깊숙해졌다. 내가 친 볼은 아웃 됐다.

 

<0-1> 할렙 서브

0-0   랠리 싸움이 시작됐다. 밀리면 절대 안 된다. 10째 루치치가 먼저 승부수를 띄웠다 포핸드로 나의 듀스코트 사이드라인을 향해 볼을 날렸다. 달려가 멋지게 런닝 포핸드로 다운더라인 위닝샷을 대려 버렸다.

15-0 랠리가 길어지기 시작했다. 5구째 나의 백핸드 다운더라인을 루치치가 받아넘기지 못했다.

30-0 루치치의 백핸드 리턴이 베이스라인 펠트에 맞아 불규칙 바운드가 났다. 간신히 받아 높게뛰워 넘겼는데 루치치가 높은 볼을 앵글샷으로 때려 버렸다.

30-15 루치치가 이제 리턴의 위치를 베이스라인 안쪽으로 들어왔다. 내 서브가 약하면 때려 버리겠다는 심산이다. 예상대로 루치치는 나의 세컨드 서브를 때렸다. 네트를 넘기지는 못했지만…

40-15 나의 첫 서브가 꼭지점으로 잘 들어갔다. 그런데 루치치의 리턴이 각을 더 내서 서비스라인 조금 지나서 떨어지며 밖으로 날아가 버렸다. 후아…저 포핸드 앵글샷…쩝…할 말 없게 만든다. 이번 샷은 의도해서 친 것 같지는 않다. 다만 포핸드 스타일 상 각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대비를 해야 한다. 1세트에서도 앵글 샷에 몇 번 당했다.

40-30 오 마이 갓…이번엔 네트까지 날 안 도와준다. 루치치의 4구가 네트 맞고 내 코트로 떨어졌다. 미안하다고 손을 든다. 보기 싫어 바로 등을 돌려 버렸다.

40-40 아 미쳐 버릴 것 같다. 루치치의 백핸드 리턴이 또 나의 베이스라인 끝에 맞았다. 간신히 받아 넘겼으나 네트 가까이 스매싱 하기 좋게 날아갔다. 아니나 다를까…루치치가 달려와 드라이브 발리를 날렸다. 간신히 받아 넘겼는데 간단하게 백핸드 발리로 빈 곳에 찔러 넣는다. 쩝.

Ad 루치치. 루치치의 6구가 듀스코트 베이스라인 가까이 날아왔다. 내 볼이 자꾸만 센터 쪽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루치치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쩝…이게 뭐람… . 40-15에서 잡히다니…네트에 불규칙 바운드만 없었어도 이기는 게임이었다. 하늘이 원망스럽다.

 

<2-0> 루치치 서브

0-0   루치치에게 165킬로짜리 서브 에이스를 맞았다.

0-15 내가 리턴한 볼이 네트 맞고 들어갔다. 그 볼을 루치치가 받아 치다 에러 했다. 다른 때 같았으면 손을 들어 미안하다 했을 거다. 그런데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다. 왜? 내 기분이 영~ 아니니까. 스트링이나 가지런히 고르련다.

15-15 아까 미안하다 할걸 그랬나? 루치치의 서브 리턴을 네트에다 했다.

30-15 루치치의 7구가 베이스라인 맞고 또 튀었다. 높게 튀는 볼을 포핸드로 잘 날렸는데 루치치가 자신의 주무기인 짧은 포핸드 앵글샷을 날렸다. 쩝…베이스라인까지 날아와야 어떻게 해보는데 이건 서비스 라인 근처에 맞고 도망가니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

40-15 리턴 에러를 했다. 힘이 빠진다.

세트 스코어 0-3이다. 수건을 머리에 덮어 쓰고 얼굴을 가렸다. 이 울분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어제 부샤르가 1세트에 지고 0-3이 됐을 때 이 심정이었을까?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방법을 모르겠다. 하늘도 내가 아닌 루치치만 예뻐하는 것 같다.

 

<0-3> 할렙 서브

0-0 의자에 앉아 쉬는 시간 내내 수건 덮어쓰고 있었다. 퍼스트 서브가 안들어가니 속도를 줄여 서브를 넣었다. 루치치가 백핸드로 가볍게 볼을 보내왔다. 나도 또 가볍게 넘겼다. 그랬더니 요것이 강력한 백핸드로 나의 듀스코트로 볼을 때렸다. 간신히 받아내고 반대편으로 죽어라 뛰었다. 분명 반대쪽으로 볼을 보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루치치는 백핸드 다운더라인을 때렸다. 그런데 그 볼이 또 베이스라인에 맞았다. 아…어찌 이럴 수가… 빨라지는 볼을 간신히 뒤로 물러나며 라켓을 대서 받아 넘겼다. 루치치는 달려와 내 볼을 포핸드 앵글샷으로 가볍게 위닝샷을 냈다. 아..정말 안 풀리는 날이다.

0-15 첫 서브 넣으려는 마음에 볼이 약해지자 루치치는 나의 서브를 백핸드 다운더라인으로 날렸다. 1세트에는 백핸드로만 넣으면 에러하더니 이젠 아예 다운더라인으로 날리고 있다. 예상 못한 볼인지라 간신히 달려가 받아 넘겼다. 간신히 넘긴 볼이니 당연히 짧아질 수밖에… 루치치는 달려와 다시 또 서비스라인 근처에서 포핸드 위닝샷을 때렸다. 게임은 한 시간이 지났다.

0-30 벌써 두 포인트를 잃었다. 다시 퍼스트 서브 속도를 높여야겠다. 퍼스트가 안 들어갔다. 세컨 서브가 들어가고 랠리가 됐다. 불안한 마음에 내 볼은 자꾸만 중앙으로 몰렸고 루치치의 샷은 사이드로 날아왔다. 아…저 포핸드 앵글 샷…날 돌게 만든다.

0-40 이제 루치치는 백핸드를 받침으로 하고 포핸드 위주로 샷을 날린다. 이번에도 나의 샷을 돌아서서 포핸드를 쳤다. 다행히 에러해서 한 포인트 획득했다.

15-40 나의 세컨드 서브가 잘 들어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서브를 루치치가 포핸드로 다운더라인을 날렸다. 살짝 밀려서 친 볼은 나의 사이드라인 안쪽에 떨어졌다. 어찌할 바가 없었다. 그냥 바라볼 수 밖에…

 

<4-0 >루치치 서브

0-0  2세트 시작한지 17분만에 0대4가 됐다. 머리가 깜깜하다. 게임 의욕이 없어진다. 루치치의 세컨드 서브를 포핸드 다운더라인을 때렸다. 루치치가 받아 친 볼이 베이스라인 아웃 됐다. 한 포인트 얻었다. 이젠 방법이 없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때리는 수밖에…

0-15 루치치의 퍼스트 서브가 강력하게 백핸드 쪽으로 들어왔다. 간신히 라켓은 댔으나 넘길 수는없었다. 갈수록 서브가 예리해지고 있다.

15-15 이번에는 센터 서비스라인으로 서브가 들어왔다. 간신히 받아 넘겼다. 4구째 포핸드 다운더라인을 때렸다. 다행히 잘 들어갔고 에러를 얻어냈다. 정말 오랜만에 루치치의 서브게임에서 앞서간다.

15-30 루치치의 서브가 시속 178키로다. 비록 폴트했지만…루치치의 세컨드 서브를 강력한 백핸드로 리턴 했다. 그런데 그 볼을 루치치는 백핸드 다운더라인으로 다시 나에게 날려 보냈다. 쩝…또 위닝샷 먹었다. 라켓을 바닥에 내던지고 싶었으나 참았다. 분명 내가 라켓을 내던지면 내일 신문에 그 사진이 실릴게 분명하다.

30-30 이번에도 3구가 애드코트쪽 꼭지점에 맞았다. 어쩌면 그리도 꼭지점에 꽂히는지 모르겠다. 결국 또 포핸드 위닝샷을 맞았다.

40-30 루치치의 서브를 돌아서서 역크로스 포핸드를 날렸다. 그런데 루치치가 포핸드로 볼을 긁어 올리다시피 해서 볼을 보내왔다. 높게 떠오르는 볼을 점프 포핸드로 날렸다. 네트에….

 

<0-4> 할렙 서브.

0-0   이제 자포자기의 심정이 됐다.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때려 보려고 해도 볼은 끝까지 나에게로 넘어왔다. 쉬는 시간에 마음을 비우자 했다.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었다. 서브를 넣고 랠리가 시작됐다. 나의 백핸드가 애드코트 꼭지점으로 파고 들었다. 루치치가 달려가 받아 넘겨왔다. 서비스라인 가까이 떨어진 볼을 마음 비우며 백핸드로 쳤다. 위닝샷이다.

15-0 바로 앞 포인트와 같은 상황이 다시 재현됐다. 다만 루치치의 볼이 넘어오지 않았을 뿐.

30-0 다시 한포인트를 땄다. 루치치의 앵글 포핸드를 간신히 잡은 선물이다.

40-0 서브 포인트를 땄다. 2세트 들어 게임을 딴 것이다. 베이글 스코어는 면했지만 기분은 그냥 그랬다.

 

<5-1> 루치치 서브

0-0   린 랠리가 시작됐다. 또 루치치의 짧은 포핸드 앵글샷에 당했다.

15-0 또 포핸드 앵글샷을 다운더라인으로 받아 치다가 라인 아웃 됐다.

30-0 루치치의 3구가 강력한 포핸드로 나에게 되돌아 왔다. 라켓을 간신히 대기는 했으나 넘기기엔 역부족이었다.

40-0 루치치에게 매치포인트 에이스를 먹었다. 

▲ 루치치가 우승하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