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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중계방송에 날짜를
이병효(코멘터리 발행인)  |  bbhh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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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17  19: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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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중국 하이커우 미션힐스 골프장에서 벌어진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유소연 선수가 전날까지 선두를 달리던 박인비 선수를 제치고 역전 우승했다. 그런데 당일 오후 케이블TV 골프전문 채널을 보던 시청자들은 박인비 선수가 우승한 것으로 알았다. 그 채널이 박인비 선수가 우승했던 2014 미션힐스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경기의 녹화방송을 내보겠기 때문이다.

이날 방송을 본 일부 시청자들은 지난해 경기였다는 표시가 없어서 당연히 지금 당장 벌어지고 있는 2015 챔피언십 경기인 줄만 알았다고 말했다. 심지어 ‘유소연 우승’을 알리는 스포츠 기사에 “내가 TV에서 보니까 박인비가 우승했던데 무슨 헛소리냐”라고 꾸짖는 댓글을 붙이기도 했다. 아마 녹화방송 앞뒤에 올해 경기가 아니라 ‘2014 미션힐스 챔피언십’이라는 고지가 나갔을 것이라고 짐작되지만 그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TV방송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라는 법이 없기 때문에 프로그램 내내 화면 한쪽에 날짜 표시를 해줘야 한다.

누군가 말할 수 있다. “스포츠 경기가 다 비슷한데, 어제 했건 오늘 했건 무슨 상관이 있나. 그냥 보고 즐기면 되는 것 아니냐.” 그건 그렇지 않다. 동일 종목의 스포츠 경기라면 똑같은 룰에 따라 낯익은 선수들이 나오는 것이 대부분이라 때로는 구분하기가 어렵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경기 시점이 중요한 것이다. 똑같은 선수들이 똑같은 경기를 벌여 똑같은 점수와 승패를 냈더라도 어제 한 것과 오늘 한 것에 하늘과 땅 차가 날 수도 있다. 가령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어떤 나라에 1패를 기록한 것과 토너먼트 준결승 또는 결승전에서 그 팀을 다시 만나 다시 1패를 당한 것은 결과가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스포츠 중계방송 외에도 이런 문제는 또 있다. TV뉴스를 보면 반드시 그림이 나오게 돼있다. 대부분 카메라기자가 뉴스 현장에 나가서 관련된 영상을 찍어오면 보도기자의 멘트와 함께 엮어 내보내는 것이다. 해외뉴스라면 한국의 방송사와 계약 또는 제휴관계인 뉴스서비스나 외국 방송사가 기사와 더불어 영상을 보내줘서 문제가 없다. 그러나 국내 뉴스라도 뉴스현장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거나 접근이 불가능한 곳일 때는 그나마 관련이 있는 자료 영상을 쓰게 된다.

그런데 이 경우 TV화면 윗부분에 ‘자료화면(file tape)’이라고 명확히 표시하지 않는 바람에 시청자에게 혼동과 착각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이때도 반드시 자료화면이라고 알려줘야 불필요한 오해가 사라진다. 이처럼 스포츠 중계방송에 날짜를 표시하는 일이나 뉴스방송에 자료화면을 명기하는 일 등은 방송사 자율에 맡길 것이 아니라 규정에 의해 의무화하는 것이 옳다. 방송통신위원회 산하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바로 이런 일을 하라고 있는 기관이다.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선정은 이런 일보다는 한가해 보인다. 혹시 심의위가 관련 규정을 이미 만들었다면 왜 이행이 되지 않는지, 그리고 홍보를 하지 않았는지 밝혀주면 좋을 것 같다.

최근 들어 영국프리미어리그(EPL) 중계방송 등의 경우는 날짜 표시를 비교적 성실히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밖의 각 종목 경기도 날짜 표시를 화면 한 구석에 계속 띄워놓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방송사 자체 결정인지, 방송통신위원회나 심의위 방침에 따른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바람직한 현상이다. 앞으로 스포츠 방송에는 예외 없이 생방송 여부를 밝히고 녹화일 경우 날짜를 반드시 표시함으로써 시청자에게 충실한 서비스를 해줬으면 한다.

덧붙여 TV 채널에 따라 방송 음량이 들쑥날쑥해서 어떤 채널을 돌리면 갑자기 소리가 크게 나는 경우가 가끔 있다. 특히 광고에서 이런 일이 많은데 졸고 있는 시청자를 깨우려고 벌이는 일인지 모르겠다. 이런 부분도 예전에 비해서는 달 심하고, 많이 좋아진 것이 사실이다. 어쨌든 여기에 대해서도 송출과정에서 음량을 일정한 범위 내에서 유지토록 조절하는 등 현실적 대책을 강구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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