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코리아오픈 여자 테니스대회가 9일간(9월13~21일)의 마지막 결승점에 도달했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기아 코리아오픈 테니스대회는 총상금 50만 달러로 단식 우승자에게는 약11만 달러의 우승상금이 주어진다. 

단식 본선 32드로, 복식 16드로로 출발한 본선 경기는 이제 단식 결승 1매치와 복식 결승 1매치만을 남겨놓고 있다.

▲ 기아 코리아오픈 결승 대진표

이번 대회는 예년에 비해 대회 자체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상금 규모나 선수들의 랭킹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호주 오픈의 메인 스폰서인 기아자동차가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호주 오픈의 노하우가 대회 곳곳에서 묻어났다. 짜임새 있는 대회 운영과 게임이 끝난 후 선수들의 인터뷰, 외부 스폰서 업체들의 부스 운영, 팬 사인회, 메인 스폰서의 전시, 야외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전광판 등등.

그러나 여전히 아쉬움은 있다. 예년에 비해 조금씩 많아지고 있기는 하나 평일 텅텅 비어있는 관중석이다. 프로 선수들의 경기 관람은 유료 관중을 원칙으로 한다. 야구도, 축구도, 콘서트도 우리는 금전적인 비용을 들여 표를 구해 입장을 한다. 스포츠 선수나 예술가나 자신의 재능을 관중들에게 선보이며 인지도를 높여가고 성적이나 평가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지불 받는다. 그 댓가는 바로 스폰서나 관객들로 부터 나온다. 이번 대회의 티켓 가격은  일반석 주중인 월~금요일 1만원. 토,일요일 2만원이다. 좌석권은 금,토,일요일만 해당되며 금요일엔 2만원, 토,일요일엔 3만원이다.

▲ 기아 코리아오픈 테니스 포스터. 티켓링크의 예매 창이다.

그러나, 대회 조직위에서는 꽤 많은 초청권을 배부한것으로 안다. 동호인 테니스대회인 아디다스배에 참가한 선수들에게 평일입장권은 물론이거니와 준결승, 결승전 티켓까지 친절하게 동봉하여 우편으로 집까지 배송해 줬다. 또한, 조직위와 관련된 인사는 물론 그들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까지 최대한 많은 인원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협조와 함께 초청권을 배부했다. 조직위의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평일 관중은 많지 않았다. 평균200~300명선이었다. 왜 그랬을까? 

▲ 2013년 코리아오픈 결승전을 관객들이 지켜보고 있다.

1) 대회 홍보는 충분 했는가?

호주 오픈이 열리는 멜버른이나 마스터즈 1천 시리즈인 상하이 오픈이 열리는 상하이는 경기장 주변에 대회를 알리는 현수막이 길거리에 여기 저기 달려있다. 우리가 국경일에 태극기 달듯이 그들은 길거리에 대회 홍보를 위해 선수들의 사진과 포스터를 걸어 놓고 대회를 알린다. 테니스에 관심이 많은 동호인들도 코리아오픈의 대회기간은 잘 알지 못한다. 이렇게 대회 기간을 알리는 홍보 현수막만 길거리에 걸어 놓아도 테니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건만 맞는다면 자신의 스케쥴을 조절해 경기장을 찾을 것이다. 대회본부 측에서는 홍보 현수막을 걸어 놓았다. 그런데 자세하게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무엇을 하는지 잘 구분이 안가는 것이다. 선수들의 사진을 넣고 좀 더 크게, 그리고 천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내걸어 항상 펼쳐져 있게 걸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보는 문화보다 하는 문화가 발달되어 있는 우리나라 테니스 문화의 현실을 볼 때  자신의 일을 제쳐두고 휴가를 내어 경기장을 찾기엔 왠만한 열정이 아니고서는 힘들다. 결국은 낮에 직장에 매어있는 남자들보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낮에 테니스를 즐기는 시니어 및  여성들, 그리고 경기장 근처의 시민들로 코트의 좌석을 메꿔야 한다. 

이왕에 초청권을 뿌리려면 각 클럽에서 신청을 받아 오고 싶은 이들에게 초청권을 배부하자. 그리고 올림픽코트 주변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만들어 그들이 코트를 찾게 하자. 또한, 엘리트를 육성하고 있는 초중고 학교 선수들에게 초청권을 보내 그들이 경기를 보러 올 수 있도록 하자. 세계적인 선수들이 이 뛰는 모습을 국내에서 볼 수 있는데 그 기회를 박탈하는 지도자는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의심해 봐야 한다.

▲ 밤이 되니 페더러를 보기 위해 중국의 젊은 테니스 팬들이 몰려들어 실외 경기장이 발디딜 틈이 없었다.

2) 경기 시간은 적절 했는가?

대회 기간 경기의 시작은 보통 11시 전후로 시작해서 저녁 7~8시 사이에 끝이 났다. 대회가 진행 될 수록 매치 수가 줄어드니 시작 시간도 오후 12~1시로 늦춰지고 끝나는 시간도 빨라진다. 위에서 언급했듯 테니스 인구의 최소 절반은 낮에 경기를 보러 올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대부분의 대회조직위는 중요 선수들의 경기를 메인 코트에, 순서를 맨 나중에 배치한다. 흥행의 가치가 있는 선수들이 많으면 서로 돌아가면서 배치 하지만 일반적으로 가장 흥행성이 있는 선수를 가장 늦은 시간에 배치하고 있다. 

국가대표 축구는 보통 밤8시에 시작한다. 게임 시간이 기본 3~4시간 되는 야구도 저녁시간이 되어서야 시작한다. 테니스는 3세트의 경우 1매치 시간이 1시간 30분에서 2시간 30분 이내다. 밤 8시에 마지막 매치를 시작해도 10시, 늦어도 10시 반이면 집으로 출발할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가 출전하면 경기장을 찾게 되어 있다. 여건이 된다면 말이다. 많은 남자 동호인들이 낮에 일하고 밤에 볼을 친다. 그들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게 우리도 흥행성이 있는 선수의 경기를 밤에 배치하면 어떨까? 그랜드슬램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지난 호주오픈 취재 갔을때 기자는 새벽 1시 전후로 경기장을 떠난 일이 다반사였다.

▲ 흥행성이 가장 높은 선수들은 보편적으로 센터 코트의 맨 마지막 타임에 배정된다.

지난해 라드반스카가 결승전에 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았고 실로 오랜만에 올림픽코트의 메인 코트가 활기가 넘쳤다. 관중이 많으니 선수들도 더 흥이 났고 관중들도 더 흥미롭고 신나게 응원했다. 라드반스카가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시상식이 끝났다. 복식 결승을 위해 잠시 코트를 정비하는 사이 관중의 2/3가 자리를 떴다. 결국 복식이 끝나고 시상식이 진행될 즈음엔 단식 경기 할때의 1/5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참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기아코리아오픈의 결승전이 복식 먼저 열리고 단식이 나중에 열리는 것은 복식에 참가한 선수에게 있어 참 다행스럽다 할 수 있다.

3) 스폰서 업체의 부스 위치는 적절 했는가?

스폰서 업체들의 부스 위치는 센터 코트와 13,14,15번 코트 사이다. 그곳이 가장 적절한 장소라 판단 했으니 수년간 지속적으로 그곳에 부스를 설치하고 있겠지만 올해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정문 출입구 방향에 있는 주차장을 올해는 기아자동차에서 홍보 부스로 이용했다. 그 장소는 지난해까지 본래의 목적대로 주차장으로 사용됐던 곳으로 약 100여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다. 

▲ 올림픽 공원 테니스 코트 안내도

그 주차장 부지 양편을 이용하여  한편에는 스폰서 참여 업체,  반대쪽 편에는 메인 스폰서 부스를 설치하여 한 곳에서 스폰서 업체들의 부스를 구경할 수 있게 하고 그 중앙에 테니스 중계방송을 볼 수 있는 모니터를 설치하고 파라솔을 펼쳐 경기를 보러온 관객들이 잠시 쉴 수 있는 장소로 만들면 어떨까? 현재의 스폰서 부스 위치보다는 훨씬 규모도 있어 보이고 여유로울 듯 하다. 또한, 공원에 놀러온 사람들의 발걸음도 잡아 테니스에 대한 관심을 불러 올 수 있는 홍보 효과는 일거 양득이다. 

▲ 센터 코트 전경과 주차장

4) 동호인 대회를 함께 여는건 어떤가?

오늘 기아코리아오픈이 열리는 올림픽코트에서는 기아자동차 코리아오픈 여자테니스대회 개최기념 아마추어 테니스 대회가 열렸다. 남,녀 복식 16팀씩만 신청 받아 간단하게 대회를 치렀다. ITF, ATP, WTA 측에서는 국제 경기가 있는 장소에서 다른 경기를 개최하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선수들이 경기 하는데 지장을 받지 않도록 하게 함이다. 준결승은 토요일에, 결승은 일요일에 치러진다. 매치 수도 많지 않기 때문에 메인 코트와 예비로 2번 코트만 있어도 충분하다.

오늘 작은 규모 이지만 동호인 대회가 열렸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삼성증권배 챌린저 대회도 지난해 대회중에 삼성 직원들을 대상으로 테니스 대회를 개최 했었다. 노력 여하에 따라 동호인 대회를 개최 할 수 있다는 여지가 있는셈이다. 

▲ 준결승전이 열린 토요일오전 남,녀 16팀의 복식 동호인 대회가 열렸다.

 20일 준결승전에 오랜만에 많은 테니스인들이 올림픽 테니스코트를 찾았다. 1만석의 반절은 채워졌다. 이제 결승전만 남았다. 많은 이들이 결승전을 기다려 왔다. 테니스인의 한 사람으로 1만석의 센터 코트가 가득 찬 모습을 상상해 본다. 그럼 분명 내년엔 공중파 방송 3사가 서로 라이브로 중계를 하겠다고 달려 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