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평 내수면연구소내 순환여과 사육동 운영 설명도. 이것에 착안해 대형 코트에 서브반, 발리반, 포핸드반, 백핸드반, 스텝반,코디네이팅반 등등을 만들어 선수를 투입한다. 일정한 과정을 거치면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선수로 탄생된다

정말 흑인이라서 잘 달리는 걸까?

재능이 있어야 세계 최고의 능력을 보일 수 있다는 우리의 선입견은 인종을 언급할 때도 나타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운 자메이카 출신의 우사인 볼트가 그랬고, 1968년 이후 100미터 세계 신기록 달성자는 모두 흑인이었다. 그리고 25년이 넘도록 백인 선수는 올림픽 결승전에 단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흑인이 백인보다 달리기에서 유전적으로 우월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자, 정말 그럴까? 일단 아프리카 출신이라고 하더라도 모두 100미터를 잘 달리는 것은 아니다. 서아프리카 해안출신의 일부만 단거리 경주를 잘하며, 동아프리카 출신의 흑인은 단거리 경주 대신 장거리 경주에서 훌륭한 기량을 보인다는 것이다. 동아프리카에 위치하고 있는 케냐 출신의 남자선수들은 1968년 이후 53개의 올림픽 메달을 휩쓸었고, 그 중 금메달이 17개나 됐다. 하지만, 여전히 이런 질문이 있을 수 있다. 케냐 출신이면 다 장거리 경주를 잘 하는 것일까?

케냐에서 배출한 장거리 경주 선수를 지도별로 분석해 보면, 케냐 서쪽 지역의 아주 작은 지역인 엘도레트와 난디 지역 주변에 집중되어 있다. 엘도레트의 반경 96.5 킬로미터 이내 최고의 장거리 경주 선수 중 90%가 나왔다는 것이다. 결국 모든 흑인이 다 달리기를 잘 하는 것이 아니며, 장거리 경주를 잘 하는 케냐인 중에서도 극히 일부분만 잘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엘도레트 지역의 흑인들은 장거리 경주에 대한 재능이나 유전적 요소가 있는 걸까?

글래스고 대학의 피칠라디스 교수는 케냐에 직접 방문하여 엘도레트 지역의 케냐인들과 장거리 선수들에 대한 유전자 자료를 입수하여 분석했지만, 결과는 장거리 경주에 대한 유전적 요인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다양한 집단과의 교류를 통해 다양한 유전자 풀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결국 케냐의 장거리 선수들은 유전적 요소나 선천적 재능이 아닌, ①엘도레트 지역의 사회적 환경적 영향에 의해 세계 최고의 실력을 보인 것이라는 분석이다. 먼저 케냐 선수들 대부분이 높은 지대에 살았던 점을 주목했다. 예전부터 장거리 선수들은 지구력을 높이기 위해 고지훈련방법을 활용하는데, 케냐 선수들은 이미 태어난 환경 자체가 고지대인 것이다. ② 또한 케냐의 많은 선수들이 학교까지 20킬로미터가 넘는 먼거리를 날마다 뛰어다녔다는 사실이다. 대중교통 수단이 없었기 때문인데, 이는 매일 80분씩 1년에 522시간을 달리게 되고, 16세까지 무려 6천 시간 넘게 달리기 연습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③그 외에 사회적 요인으로는 1968년 올림픽에서 케냐 선수가 우승한 이후 케냐의 많은 청소년들이 운동선수를 최고의 직업으로 여겼고, 많은 청소년들은 다른 스포츠 종목에 도전하기에 너무 가난했기 때문에 장거리 경주 선수로의 성공을 늘 꿈꿔온 것이다.

마지막으로 케냐의 전통적인 식단은 탄수화물 함량이 높고 단백질 섭취에 적합한 식단이라는 것이다. 이런 종합적인 요인들을 고려해 볼 때 케냐 선수들, 특히 엘도레트 지역의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지, 유전적인 요인들은 아니라는 것이다.

■ 베스트 플레이어에 이르는 길

세계 최고의 실력자가 되기 위해서는 재능보다 노력이 중요하다는 사실과 그를 뒷받침하는 사례를 보았다. 물론, 노력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세계 최고의 실력자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자동차 운전을 수 십년간 해왔고, 수 만시간을 했다고 해서 세계 최고의 드라이버가 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세계 최고의 실력자가 되기 위해서는 노력이 중요하지만, 노력의 양뿐 아니라 질도 중요하다.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위해서 체계적이고, 압축적인 훈련을 했다. 그 훈련에는 정확한 목적의식, 실패를 두려워 않는 성장형 사고방식, 지속적이고 정확한 피드백 등이 포함되어 있었고, 케냐의 장거리 선수들은 재능은 없지만, 환경적이고 사회적인 영향이 그들을 세계 최고의 장거리 선수들로 이끌었다.

■ 맺으며

이는 스포츠 분야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만약 이런 훈련을 기업의 인재개발에 적용하여 생산성을 10% 향상시킨다면 사회에 커다란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물론 어렸을 때부터 집중적인 훈련을 받자는 것은 아니다. 그 누구든 집중적인 훈련을 받는다면 잠재성을 깨닫고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최고의 실력은 재능에 의해 결정된다는 믿음은 많은 사람들에게 노력과 열정을 포기하게 만든다. 난 재능이 없어. 노력해도 되지 않을 거야. 하는 생각 말이다. 이는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상당히 손해일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노력과 땀의 소중함, 그리고 그 누구도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에 집중해 보는 건 어떨까? 그런 생각이야말로 나 자신을 세계 최고로 이끌 수 있는 ‘재능’이 아닐까?

베스트 플레이어 : 왜 우리는 열광하고 그들은 세상을 지배하는가

저 자 매슈 사이드
발행일 2010

형태사항 Paperback, 360P

ISBN

가 격 ￦ 15,000

▲ 청평 내수면연구소내 순환여과 사육동 운영 설명도. 이것에 착안해 대형 코트에 서브반, 발리반, 포핸드반, 백핸드반, 스텝반,코디네이팅반 등등을 만들어 선수를 투입한다. 일정한 과정을 거치면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선수로 탄생된다

▲ 수조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물고기들

▲ 16개의 수조를 만들어 다양한 크기와 종류의 물고기를 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