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용(68) 전 전국의사테니스회장이 3월 16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정 전 회장은 서울의대 재학시절부터 전국의대학생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하고 1992년 상계백병원 박석산 교수가 창립한 국내 유일의 의사 테니스 협회인 '전국의사테니스협회'에 가입해 박 교수 퇴임한 후 회장을 맡았다. 약 5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전국의사테니스협회'는 매년 봄에는 개인전, 가을에는 단체전을 개최하면 매 대회마다 150~200명이 참석할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정 전 회장은 73년부터 시작된 서울고총동문테니스회에서 10여년간 총무, 회장을 맡아 동문테니스 활성화에 앞장섰다.

정 전 회장은 "노란색 테니스공이 라켓 가트에 퍽하고 접촉하는 순간, 손으로 전해지는 짜릿한 손맛은 최고"라며 "건강을 위해서도 좋은 운동인 만큼 헬스장에 하는 단순한 운동보다 재미도 있고, 중독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결같은 테니스에 대한 열정과 매력에 대해서 정 전 회장은 “짧은 시간에 운동량이 많고 집중도가 높은 운동이 바로 테니스다. 구장이 많아 접근성이 좋고 다양한 직종과 연령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큰 장점도 있다”며 “자칫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운동이기 때문에 더욱 몸 관리, 체력관리를 하며 건강을 챙길 수 있다”고 전했다.

테니스를 즐겨온 정 전 회장은 자신만의 테니스 철학으로 ‘JET(Just Enjoy Tennis!)’를 강조했다. 테니스를 아들과 함께 즐기기도 하는데, 자식과 함께 하는 테니스는 대단한 ‘축복’이라고도 말했다.

아래는 지난해 10월 3일 서울고등학교에서 열린 제 95회 동문테니스회 추계대회 개회식에 참석한 정재용 동문의 인사말.

"제가 젊었을 때 총무도 하고 회장도 하고 우리 지금 김진영 회장 하시는것 보니까 제 생각이 많이 납니다.
여러분들은 그런 생각을 안 해보셨겠지만은 이제 앞으로 1년 남았습니다. 3년이면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는 기간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을 한 번 가정해서 한번 해보시면 오늘 게임하다가 라인 시비는 아무 의미가 없어요. 

이제 저는 실제 상황이니까 거기에 대해서 뭐 고민도 합니다. 사람들이 다 그래 너 같이 아픈 거를 자랑하고 이렇게 막 알리는 사람은 못 봤다하죠. 긍정적이다라고도 하고요. 내가 긍정적이 아니면 뭐 우울증으로 더 나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는데 오늘 온 거는 보고 싶어서 온 거예요.

얼굴들 보고 제가 오늘 아니면 또 기회가 있나 싶어서 일부러 찾아왔습니다. 결국은 제가 이제 아파서 다시 생각을 해봤더니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거는 돈도 아니고 명예도 아니에요. 사람이에요.

여기서 우승해서 집에 갈 때는 기분이 좋겠지만은 그거는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그 큰 대가를 치르면서 이제 알게 된 건데 가족 그 다음에 친구들입니다.
친구들 특히 여기 계신 분들은 전부 테니스 매니아들이니까 저도 테니스 친구 에 대한 그런 사랑과 우정 이것이 제일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나 한번 생각을 해 보세요.

암이 걸려 어디 멀리 가지도 못하고 뭐 먹어도 맛도 잘 모르는데 그런 때는 여러분들 생각이 납니다.

그래서 제가 이제 얼굴 보고 인사를 드리려고 왔는데 몇 년 안 왔더니 이제 뉴페이스들이 많이 있는데 아까 여기 섰더니 또 저를 알아보고 밴드에서 했는지 알아보고 인사를 해 주신 분들이 있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여러분들 술 담배 하시던 거 계속 하셔도 되는데 대신에 건강 검진은 자주 해서 저같이 되지 않게 하세요. 나중에는 저 뭐 다 필요 없어요.

돈이 많아도 필요 없고 안 아프게 건강하게 사시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반갑고 감사합니다."

故 정재용(68/남)

상주

자 정구진
녀 정혜윤
사위 권남규
자부 이승주
배우자 함연림

빈소 서울대학교병원장례식장 2후(2F)
발인 2025년 3월 19일(수) 06:00
장지 분당 스카이캐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