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레이                 ▲ 환호하는 관중들     ▲ 베르다스코와 머레이     ▲ 4강에 진출한 야노비츠의 환호

최근 몇년동안 영국은 테니스말고 재미있는 일이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앤디 머레이가 4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윔블던 남자단식 8강전에서 영국 전체를 들었다 놓았다하면서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두세트를 내주고 내리 세 세트를 따내는 대역전극을 펼쳤기 때문이다.  상대는 왼손에다가 포핸드가 쭉쭉 뻗는 스페인의 페르난도 베르다스코.  

1,2세트 4-6 3-6으로 머레이가 밀렸을때, 방송 화면에 잡힌 탄식소리가 브라운관을 터져 나올듯 했다. 특히 2세트 막판 베르다스코의 좌우 돌리기 스트로크에 머레이는 베이스라인 이쪽과 저쪽 끝을 왕복달리기하듯 뛰어다니기 바빴다.  정말이지 2번 시드이자 페더러,나달이 조기 탈락한 윔블던에서 절호의 우승기회는 머레이와 거리가 멀어 보였다.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듯, 센터코트 밖 머레이힐에서의 자국민의 응원과 좀체 자리를 뜨지 않는 관중들의 응원은 3세트 초반 실마리를 풀어나가게 만들었다. 

실타레처럼 얽혀 도무지 승리는 멀어보였지만 머레이는 한땀 한땀 그림을 그려냈다. 3세트 들어 자신의 게임은 확실하게 지키고 상대 게임은 연달아 브레이크하면서 추격의 발판을 만들었다.  잠시 늦추는 듯한 베르다스코는 머레이의 긴 리치에 의한 돌려때리기와 좋은 수비력에 밀려 세트 스코어 2-2 원점으로 만들어 주더니 지난해 런던올림픽 테니스 금메달리스트에게 홈 어드빈티지에 눌려 대어 낚시에 실패했다.

강서브와 저 중심설계의 선수만이 살아남는 윔블던. 머레이가 과연 4강, 결승을 넘어 영국민의 꿈에 그리던 윔블던 우승컵을 국민들 가슴속에 심어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