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코 여자 국가대표팀. 체코는 빌리진킹컵(옛 페드컵)에서 6번 우승한 여자테니스 강국이다

2023 윔블던 여자단식 결승에 오른 스타는 1위 이가 시비옹테크도 아니고 주목받은 우크라이나의 전사 엘리나 스비톨리나도 아니다. 시스템 좋고 후원 좋은 선수들이 결승에 오른 것이 아니다.  시드없이 경기를 치른 체코의 마르케타 본드루소바다. 

본드루소바는 윔블던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스비톨리나를 2대0으로 이기고 결승에 오른 뒤 가진 인터뷰에서 체코의 여자테니스계에서 많은 성공 비결을 같이 운동하는 친구들이라고 말했다. 

본드루소바는 "경기 전에 바보라 크레이치코바와 이야기를 나눴고 캐롤리나 무호바와도 문자를 교환했다. 우리는 같은 클럽 출신이고 서로 응원한다. 체코에는 훌륭한 선수들이 아주 많다. 우리는 또한 서로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여자 테니스 상위 50위 중 거의 15%가 체코 출신인 것에 대해 지난 6월 프랑스오픈에서 준우승한 무호바는 "전국적으로 다양한 지역 출신의 우수 선수들이 많고 부모들이 돌보고 있다. 그들이 그것을 성취할 수 있고 가능하다. 아이를 돌보고 아이가 좋은 테니스 선수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부모들이 많다"고 말했다.  본드루소바의 윔블던 우승 도전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 체코 삼색기.체코슬로바키아 시절의 국기를 그대로 쓰고 있다. 이 깃발은 보헤미아의 깃발(흰색+빨간색)을 바탕으로 두고 폴란드 국기와의 혼동을 막기 위해 슬로바키아를 상징하는 파란 삼각형을 붙여 만들어졌다. 흰색은 평화, 빨강은 용기, 파랑은 충성 따위의 의미가 붙긴 했지만 역사적으로는 보헤미아 국기에서 온 것이다

테니스 채널을 켜면 TV에서 체코 여자 선수가 전 세계 토너먼트에서 누군가와 싸우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결승에 카롤리나 무호바가 경기를 하고 이번 윔블던 결승에선 마르케다 본드루소바가 경기한다. 32명의 체코 여자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WTA 순위를 자세히 살펴보면 20위내에 체코선수 4명이 있다. 페트라 크비토바(8위) 바보라 크레이치코바(11위) 마르케다 본드루소바(16위) 카롤리나 무호바(18위)가 그들이다. 크비토바와 크레이치코바는 그랜드슬램 우승을 했고 본드루소바와 무호바는 결승에 오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체코는 상위 50위 안에 7명이 있고 그 중 2명은 8위와 11위다. 100위 안에 9명이 있다.
러시아(10명)와 미국(14명)을 제외하면 많은 편에 속한다.

체코(이전 체코슬로바키아)는 수년 동안 단식, 복식 및 혼합 복식 부문에서 수많은 그랜드 슬램 챔피언을 배출했다. 상대적으로 작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체코는 스포츠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들을 배출했다.

1천만명인 체코 공화국의 인구를 러시아와 미국에 비교한다면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인구 1000만 명의 작은 나라에서 어떻게 그렇게 많은 경이로운 여성 선수들을 배출했을까?

당연히 전통이다.
이 나라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테니스 선수 중 두 명이자 수십 개의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획득한 이반 렌들과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를 배출한 나라다. 이 전통은 90년대에 페터 코르다와 야나 노보트나로 이어진다.
렌들과 나브라틸로바만큼은 아니지만 그랜드 슬램 챔피언들이다. 2000년대에 페트라 크비토바가 그랜드슬램에서 우승하고 최근에는 바보라 크레이치코바가 우승했다.
무호바가 올해 프랑스오픈 준우승을 하고 본드루소바가 윔블던 결승에 올랐다.

체코는 이번 윔블던에 미국(108명) 와일드카드 90%를 자국 선수에게 준 개최국 영국(93명), 프랑스(48명)에 이어 45명을 출전시킨 나라다.

마르케타 본드루소바 (16)
2019년 프랑스오픈 준우승, 2023년 윔블던 결승

카롤리나 무호바 (18)
2023 프랑스오픈 준우승

페트라 크비토바 (8)
2011, 2014 윔블던 우승, 2019 호주오픈 준우승

바르보라 크레치코바 (11)
2021 프랑스오픈 우승

카롤리나 플리스코바 (18)
2016년 US오픈 준우승

루시 사파로바
2015 프랑스오픈 준우승

빌리진킹컵 11회 우승(1975, 1983, 1984, 1985, 1988, 2011, 2012, 2014, 2015, 2016, 2018)

투어대회

2015년부터 WTA 프라하 오픈은 국제 토너먼트를 개최하고 있다. Karolina Pliskova, Lucie Safarova, Petra Kvitova 세 명의 체코 선수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톱 플레이어 출신 부모의 헌신
스타덤에 오른 대부분의 체코 선수들을 만든 것은 국가의 스포츠 프로그램이 아니라, 높은 수준의 프로선수였던 부모들이었다. 예컨대, 이반 렌들이나 마르티나 힝기스의 부모들은 체코에서 최고수준의 상위랭커들이었다. 메이저 대회 복식에서 수 차례 우승했던 헬레나 수코바와 동생 키릴 수크의 어머니도 1962년 윔블던에서 준우승을 했고, 그녀의 남편 키릴 수크 시니어도 체코 주니어 챔피언 이었다. 사실, 톱 플레이어의 부모가 프로선수인 경우는 체코만의 특징이 아니다. 예를 들면 미국의 크리스 에버트의 아버지도 프로테니스 선수였다. 그러나, 열악한 테니스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하게 많은 선수출신의 부모들이 그들의 자식들을 스타로 키워낸 것은 분명히 체코 테니스가 성공한 요인 중의 하나임이 틀림없다.

혼성 팀 대회(Co-ed competition)
한때 유럽에서 유행하다가, 특히 체코에서 활성화 된 독특한 형태의 팀 대항 시합이다. 보통 6월에 체코 토너먼트가 시작되기 전 봄에 벌어지는 혼성 리그대회이며, 각 지역을 돌며 홈앤어웨이(home-and-away)방식으로 진행된다. 한 팀은 4명의 남자와 2명의 여자 선수로 구성되며, 남녀 단.복식으로 경기가 벌어진다.

2011년의 경우 성인선수 657팀, 주니어 선수 1,371명이 참가했다. 이 독특한 형식의 리그는 몇 가지 중요하고 재미있는 의미가 있다. 우선 체코 테니스의 저변확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남녀 선수들이 서로 교류하는(socialize) 좋은 기회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이 리그를 통해 많은 남녀 커플들이 탄생했고, 그들의 우월한 테니스 유전자는 자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어 체코 테니스의 희망으로 태어나 부모들에 의해 스타로 키워졌다.

게다가 1968년 소련의 체코침공 이후 공산화된 조국에서 삶의 질을 높일 기회는 극히 제한되어 있었기에, 부모들의 테니스를 자식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한 발판으로 삼았던 것이다.

체코의 뛰어난 테니스 선수들은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뿐 아니라 매우 능숙하고 탁월한 재능을 보인다. 체코의 데이비스컵 팀 코치였던 파블 코르다는, “나는 축구를 잘하지 못하는 테니스 선수를 본 적이 없다. 이반 렌들은 축구와 농구에 뛰어났고, 하나 만들리코바는 축구를 남자처럼 잘했다. 다른 볼 경기를 잘 하는 것은 체코의 테니스 시스템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라며, 어릴 때부터 다른 스포츠를 즐기는 것은 테니스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한다. 나브라틸로바도 자신이 자란 고향에서 축구를 즐겨 했고, 마르시코바는 피겨스케이팅 국내랭킹 3위에 오른 바 있다. 수코바는 왼쪽 팔이 부러져 테니스로 전향할 때까지 농구선수였으며, 드로브니는 체코의 올림픽 하키팀의 멤버로서 은메달을 따기도 했다.

▲1893년 설립된 체스키론테니스 클럽에서 열리는 주니어대회

클럽과 트레이닝센터
체코 테니스협회는 각 지역별로 트레이닝센터를 두고 해당지역의 클럽과 연계,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재능 있는 주니어들을 후원하고 훈련을 시켰다. 장비를 지원하고, 훈련을 시키며, 코트도 배정하며 숙소도 제공하는 등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3분의 2정도의 시설은 주로 11세부터 16세까지의 주니어들을 지원했고, 나머지 3분의 1 정도는 16세부터 20세까지의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훈련시켰다. 이러한 트레이닝 센터는 체코 국민들에게는 물리적인 시설이라기보다 스포츠 정책의 상징적 존재로 받아들여졌다. 이런 제도와 분위기가 체코의 테니스 시스템으로 녹아 들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테니스 피라미드 구조의 최 하층부를 탄탄히 다져 오늘 날의 성공으로 연결되었던 것이다.

체코에는 코치가 후배들을 돌보고 재능 있는 후배들을 지역 클럽으로 보내는 지역 클럽 시스템이 있다.

I. 체스키론테니스 클럽 프라하(Czech Lawn Tennis Club)
체코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있는 클럽은 1893년에 설립되었으며 Stvanice Island의 프라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Barbora Krejčíková, Karolína Muchová, 과거 Jana Novotná)

TK 스파르타 프라하(Karolina Plíšková, Barbora Strýcová, 과거 Martina Navrátilová)

I. ČLTK 프라하(Markéta Vondroušová, Lucie Hradecká, 과거 Jan Kodeš)

LTC Pardubice - 이 클럽은 Ivan Lendl, Petr Korda, Martina Navrátilová 및 Petra Kvitová를 포함하여 많은 성공적인 선수들이 경력의 시작을 촉진한 "Pardubická juniorka"라는 체코 주니어 챔피언십 매년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