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살의 나이로 프로에 입문한 이래로 통산 14번 우승한 독일의 토미 하스 나이는 36살이고 세계 랭킹은 14위다. 파워가 대세인 세계테니스계에서 가능한 일일까?
하스가 벌어들인 상금은 130억 원이다.

토미 스타일
토미 하스(Tommy Mario Haas)는 1978년 4월 3일, 독일의 함부르크에서 오스트리아 출신 유도 선수였던 아버지 피터와 어머니 브리짓 사이에서 1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두 살 때 나무 판때기로 벽 치기를 하거나, 아버지 손에다 볼을 치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테니스를 즐기는 것을 본 아버지가 아들의 재능을 알아차리고 네 살 때부터 테니스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5살 때 처음으로 유소년 챔피언이 되었고, 이후 11세를 전후하여 오스트리아, 독일, 유럽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런 그의 재능을 낚아 챈 것은 닉 볼리티에리.
13세 때 닉의 장학생으로 집중적인 훈련을 받으면서 스타가 되기 위한 마름질을 마쳤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Age is nothing but a number)
지난 3월 27일 소니오픈 16강전에서 하스가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를 물리쳤을 때, 한 팬은 그의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멘트를 남겼다.
“토미 하스가 마이애미에서 마지막으로 16강에 진출했을 때 조코비치는 13살 이었다”
그리고, 지난 4월 3일. 35세 생일을 맞은 그의 홈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배너가 걸렸다. “토미! 서른 다섯 번째 생일을 축하해. 나이는 그냥 숫자에 불과할 뿐이야”
하스는 현재 ATP 랭킹 200위 이내 선수 중 프랑스의 마크 지켈(36세/114위)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초고속 성장
1996년 6월, ATP 무대에 뛰어 들었을 때 그의 랭킹은 492위에 불과했다. 그해 연말랭킹은 170위를 기록해 무려 322단계나 뛰어 올랐다. 프로데뷔 이후 처음으로 풀 타임 시즌을 보낸 이듬해 12월에는 연말랭킹을 45위로 끌어 올리며 당시 최연소 톱 50에 이름을 올렸다. 멤피스(Memphis)에서 생애 첫 ATP 투어 우승의 기쁨을 맛 본 것은 스무살때였다. 2002년 5월 세계 2위에 오른 하스는 정상을 눈 앞에 두게 되었다.

시련, 그러나 좌절은 없었다
승리의 여신이 그를 향해 미소 지을 때, 저 멀리서 운명의 여신이 시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을까. 2002년 승승장구하며 멈출 줄 모르고 정상을 향해 질주하던 6월의 어느날, 그는 여자 친구로부터 부모의 오토바이 사고소식을 전하는 비보를 접한다. 잠시 동안 모든 것을 잊어야 했다. 윔블던도 친구도 시합도. 꼬박 6주를 부모의 병상을 지키면서 토미는 자신이 4살 때 라켓을 쥐어주며 테니스를 가르쳐 주던 아버지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기를 기다렸다. 다행히도 그의 아버지는 깨어 났지만, 이번에는 심각한 어깨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대수술을 마치고도 2004 복귀 할 때까지 무려 15개월을 쉰 후 투어에 복귀했을 때인 2004년 2월 그의 랭킹은 1,086위였다. 하지만 그 해 2개의 우승을 거머쥐며 연말랭킹을 17위로 끌어 올리며 화려하게 재기했다. 이후 2008년에도 부상으로 시즌의 반을 쉬어 랭킹하락과 함께 후원사들도 떨어져 나가 2009년에는 홀로 가방을 매고 투어에 다니는 신세가 됐다. 다시 19위로 올라서면서 수 많은 그의 팬들은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살아있네.”
 

노장의 작은 꿈(small dream)
2010년 딸 발렌티나가 태어났을 때 하스의 나이는 33살이었다.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딸이 자신의 경기를 지켜볼 수 있을 때까지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마이애미 오픈에서 돌고폴로프를 이기고 난 후 두살 난 딸의 축하인사를 받았다. 마침내 꿈을 이루었다. 사실 체력소모가 많은 프로테니스 선수가 딸이 자신의 경기를 지켜볼 수 있을 때까지 선수생활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결혼을 아주 일찍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기관리 없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톱 10 선수 중에는 로저 페더러가 유일하게 쌍둥이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를 하는 선수다.

진정한 롤 모델(role-model)
주니어 시절부터 현재까지 그를 괴롭힌 수많은 부상에도 굴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도 그는 다시 일어서서 전성기 때 못지 않은 기량과 성적을 보여 주었다.
34살이 되는 그의 랭킹이 205위였을 때 누구하나 관심을 두는 사람이 없었지만 소리 소문없이 21위까지 끌어올렸다. 영화배우 출신의 아내 사라 포스트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발렌티나는 테니스와 함께 그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부분이기에 테니스에 집중하고 가정생활에 폭 빠져 있다.
시즌이 끝나면 가족들과 스키를 즐기기도 하고, 딸과 함께 소중한 매 순간을 함께하고, 투어에 나서면 이들 가족의 후원에 힘입어 매 경기에 집중하고 테니스 자체를 즐기고 있다.

토미 하스는

78년 4월 3일 독일 함부르크 출생
188cm 88kg
1996년 프로 입문
514승 289패
우승 14회(복식 1회 포함)
최고랭킹 세계 2위(2002년 5월 13일)
현재 세계 14위(4월 1일 기준)
그랜드슬램 4강 4회(1999 2002 2007 호주오픈, 2009 윔블던)
시드니올림픽 은메달
통산 상금 11,194,526달러(130억원)

표/ 200위이내 남자 노장 선수들
나이 이름 랭킹 국적
36 마르크 지켈 119 프랑스
35 루벤 라미레스 히달고 103 스페인
34 토미 하스 14 독일
34 미카엘 러셀 73 미국
34 라덱 스테파넥 45 체크
34 이보 카를로비치 136 크로아티아
33 비욘 파우 135 독일
33 제임스 블레이크 90 미국
32 스테판 로베르트 181 프랑스
32 마이클 로드라 61 프랑스
32 마이클 베러 131 독일
32 자비에르 말리스 49 벨기에
32 알베르 몬타네스 87 스페인
32 올리버 로커스 142 벨기에
32 레이튼 휴잇 83 호주
32 플로랑 세라 138 프랑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