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그랜드슬램 호주오픈 본선 개막을 5일 앞둔 가운데 호주오픈이 열리는 멜버른에서 725KM 떨어져 있는 애들레이드에서 권순우(84위·당진시청)가 기가막힌 스트로크 플레이를 하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총상금 64만2735달러) 8강에 진출했다.

권순우는 11일(한국시간)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단식 본선 2회전(16강)에서 카레뇨 부스타(15위·스페인)를 2-1(3-6 6-4 6-4)로 꺾었다.

한국인의 특성은 강자에 강한 데 세계 15위 파블로 카레노 부스타를 이긴 한국테니스 에이스 권순우가 여실히 보여주었다.  지난해 발렌시아에서 열린 데이비스컵 16강 조별리그에서 세계 13위 펠리스 오제 알리아심을 이긴데 이어 20위권 선수를 이긴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우리나라 선수는 강한 선수에 강하다. 테니스는 우리나라사람 국민 기질에 맞는 운동이다. 다만 우리나라 선수는 파비오 포니니나 페더러 같은 자유자재 기술 지닌 선수에겐 약하다. 기술이 부족해서 세계 정상에 못 오르는 것이다. 우리나라 선수는 기 싸움에서는 강하다. 격투기, 골프 등등이 그렇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기술이 좀 떨어져도 멘탈이 워낙 강해 해볼만하다.

시즌 두번째 출전한 대회만에 8강 진출이라 권순우의 시즌 스타트가 아주 좋은 편이다. 내친 김에 2021년 아스타나오픈 우승때 처럼 결승가고 우승하면 권순우로서는 통산 두번째 우승이라는 별을 달게 된다.

권순우가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 2회전에서 경기한 상대 선수는 스페인의 파블로 카레노 부스타로 대회 2번 시드이고 현재 랭킹은 세계 15위다.  5년전인 2017년에 톱10에  들었던 실력자다. 

부스타는 10년전인 2013년에 100위안에 들어간 뒤 100위밖으로 한해도 나간 적이 없는 선수다. 또한 프로생활하면서 30위안에 늘 들었던 스페인 국가대표다. 

특히 권순우가 지난 두번 만남에서 모두 패했고 정현이 23위일때 부스타에게 0대2로 패했다. 그런 탄탄한 선수를 상대로 권순우가 한수 배운다는 자세로 우직한 플레이로 시종일관 경기해 3세트 5대4에서 그라운드 스트로크로 상대를 압도해 경기를 이겼다. 3-6 6-4 6-4.  2시간 20분의 경기시간 내내 권순우는 그라운드 스트로크로 대결했다. 부스타의 탄탄한 실력은 권순우의 그라운드 스트로크 실력을 세계 정상급으로 올리는데 아주 좋다. 그런 의미에서 그라운드 스트로크 대결로 스페인 선수를 이겼다는 것은 권순우의 투어 승승장구의 무기가 되기에 충분했다.

권순우는 경기 지배율 1.20으로 이겼다. 보통 패할때 경기 지배율이 1.0 이하인데  이날 권순우는 세계 15위 상대로 1.20이나 됐다. 권순우는 체크 토마스 마차에게 이번 대회 예선 결승에서 패할때 경기 지배율은 0.95. 42위 잭 드레이퍼에게 최근 0.30으로 저조한 것에 비하면 부스타에겐 아주 강한 것이다. 

92위 타로 다니엘에게 1.07, 104위 카밀 마작에게 0.91, 121위 젠슨 브룩스비에겐 0.71인 것을 감안하면 권순우는 약자에게 흔들리고 강자에게 강한 기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지도자들 사이에서 코트 밖에서 여리여리해도 코트만 들어가면 강한 이미지를 풍기는 선수가 있다고 한다. 그런 선수에게 지도자들은 기대를 걸곤 한다. 

이번에 투어 8강에 오른 권순우에게 우승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 일단 준결승 진출 확률은 40.5%. 우승 확률은 4.5%다 그 어느 대회보다 우승확률이 높다.  

예선 2회전에서 토마시 마차(115위)에 지고도 다른 선수들의 불참으로 행운의 본선행을 이뤄냈던 권순우가 세계 15위를 이기고 8강에서 만나는 선수는 스웨덴의 미카엘 이메르(77위·스웨덴). 형 엘리아스 이메르와 함께 형제가 투어 선수다.  흑인 특유의 유연하고 테니스 감각이 좋은 선수를 상대로 권순우가 어떤 경기를 펼칠까. 미카엘 이메르의 랭킹이 권순우와 비슷한 77위이고 이번 대회 예선 통과를 한 점, 지난해 애들레이드 1차대회 16강전에서 3-6 2-6으로 패한 적이 있다. 

러키루저의 잃을게 없는 상태에서 해볼만 한 경기다.  

다음은 서의호 기술위원의 경기 평가다.

"오늘의 승리는 단 한마디로 찍어 내리는 서브가 위력을 발휘했다. T 존으로 찍어 내리는 서브가 좋아졌다. 그래서 에이스 11개가 터졌는데 결정적인 승리의 요인이다. 스트로크는 사실상 20위권 선수들과 대등했다.  최근 시너, 드미노를 이기면서 20위권 선수들중 비교적 스트로크에 의지하는 선수들에게 강한 면모를 보였다. 테니스는 기회의 경기다. 예선에서 져서 탈락했는데 러키루저로 올라가 예선에서 이긴 선수를 이기고 결국 세계 15위 (최고 랭킹 세계 10위, ATP1000 시리즈 우승자) 인 부스타를 이기는 대업을 달성했다. 이것이 권순우에게 큰 모멘텀이 될 것이다."

2023 ATP Adelaide 2 International

Singles 

 
R2: (1)Andrey Rublev (RUS) vs (WC)Thanasi Kokkinakis (AUS)
 
QF: (4)Roberto Bautista Agut (ESP) vs (7)Alejandro Davidovich Fokina (ESP) [1-1]
QF: Jack Draper (GBR) vs (3)Karen Khachanov (RUS) [0-2]
QF: (Q)Mikael Ymer (SWE) vs (LL)Soon Woo Kwon (KOR) [1-0]
 
 
Completed Matches
 
R2: (6)Miomir Kecmanovic (SRB) d. (WC)Jason Kubler (AUS) 57 76(1) 64
R2: (4)Roberto Bautista Agut (ESP) d. (LL)Robin Haase (NED) 63 36 63
R2: (7)Alejandro Davidovich Fokina (ESP) d. (Q)John Millman (AUS) 63 63
R2: Jack Draper (GBR) d. (8)Tommy Paul (USA) 64 64
R2: (3)Karen Khachanov (RUS) d. Marc Andrea Huesler (SUI) 64 64
R2: (Q)Mikael Ymer (SWE) d. Mackenzie Mcdonald (USA) 36 76(2) 63
R2: (LL)Soon Woo Kwon (KOR) d. (2)Pablo Carreno Busta (ESP) 36 64 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