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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에서 접한 스승과 제자, 코치와 선수
양구=박원식 기자  |  editor@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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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7.23  07: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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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래중학교 테니스부와 김문호 감독(오른쪽 첫번째)

부산 동래중학교 김문호 감독을 22일 오후 5시 강원도 양구 실내코트 앞 태양열 집진판 아래서 만났다.
김 감독은 동래중학교 테니스부 7명을 대상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지도했다. 선수들은 라켓을 들고 발을 움직였다. 발 소리가 요란해서 그 소리에 다가서게 됐다. 1시간여를 지켜봤다.
많은 양구 코트 놔두고 왜 코트 아닌 주차장에서 훈련을 할까 의아했다. 곁에 있는 학부모에게 물어보니 코트 훈련 다하고 다른 학교 선수들에게 내준 뒤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김감독은 하이발리, 로우 발리, 백핸드 발리, 포핸드 발리를 연상하며 선수들에게 전진토록했다. 하이발리 하다 186cm 중학생 최장신 선수가 스텝이 엉겨 바닥에 넘어지는 일도 생기는 등 선수들이 열심히 했다. 포핸드, 백핸드 쪽으로 공이 오는 것을 연상하라며 안정된 자세에서 히팅을 하게 했다. 자세가 안잡히면 잡힐때까지 반복 시켰다. 선수들은 ‘재미없는’이미지 트레이닝에 셔츠를 다 적시며 감독의 지도에 따랐다.
이미지 트레이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 감독이 땡볕에 나가 손에 든 테니스볼을 좌, 우, 중앙, 상하로 이동했다. 선수들은 볼이 이동하는 쪽으로 자세를 취해 백핸드를 하고 포핸드를 하고 스매시를 했다. 볼 위치에 따른 동작을 취했다.

이미지 트레이닝과 심상 훈련 등등 김 감독이 연구하고 배운 것을 양구 주차장에서 동래중학교 테니스부 선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었다.
훈련 뒤 1년 전에 안동에서 부산으로 이동했다고 한 김 감독은 “배운지 얼마 안된 학생들이 많아 지금보다는 고등학교가서 잘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근처 학부모에게 동래중학교 선수들은 이같은 방식의 훈련을 매일 하냐고 물으니 매일 한다는 답을 들었다.
동래중학교는 문체부장관기에 이어 바볼랏배 그리고 25일부터 이어지는 소강배까지 단체전과 개인전 단식과 복식에 출전한 뒤 2~3일 쉬고 대통령기가 열리는 양구에 다시 온다고 했다.
삼복더위에 습하고 더운 부산에 비하면 양구는 고지대이고 습하지 않아 훈련하기 아주 최적의 장소라고 여기고 있다.
동래중학교는 근 한달이상을 양구에서 출전선수들이 모든 경기에 패해도 이같은 훈련을 반복하고 다음을 기약했다.

김 감독에게 이들 선수들 인솔해 호주전역의 주니어대회 경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으니
그러잖아도 제자 남지성 선수를 만나 식사하는 중에 호주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김 감독은 동래중학교 시절 심시일반 부모님 지원 받아 김 감독 인솔하에 호주가서 경기한 것이 인연이 되어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 호주오픈 복식 본선 2회전에 오르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고 한다. 십수년이 지나도 선수는 감독을 찾고 감독은 선수를 기억해 애틋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선수는 어린 시절 지도를 평생 잊지 못하고 감독 또한 가르친 선수가 승승장구해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활약하기만을 바라는 평생 선생이고 스승이다.

요즘 테니스계에선 코치와 학생 관계는 있어도 스승과 제자 관계는 사라진지 오래라 하지만 가르치는 선생은 자신을 그저 급여받고 지도하는 테니스 기술쟁이라기 보다는 스승이라 마음속에 생각하는 듯 하다. 자신이 가르친 학생을 그저 단순 테니스 한 학생이 아니라 제자로 여기며 지도하는 것 같다. 김문호 감독의 예를 보더라도.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김감독의 경우 말고도 기자가 직접 접하지 못해서 그렇지 수두룩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여고 전다원 코치가 22일 양구실내코트 방송실에 들어왔다. 1번 코트에서 중앙여고 선수끼리의 복식 결승 경기를 가까이서 보기 위해서다. 들어온 김에 한국중고테니스연맹이 실시한 유튜브 인터넷 방송에 대해 모니터링해달라했다. “선수들 지도에 아주 도움이 된다”며“코트에서 선수들의 플레이외에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화면에 잘 잡아줬다”고 평가했다.
지도자들은 선수가 코트에 들어가면 서서 때론 앉아서 눈하나 안떼고 선수를 지켜본다. 기술동작은 물론 벤치에서의 자세, 경기가 안풀릴때의 태도 등등을 눈에 담는다. 경기 뒤 말로 죄다 지적하면 선수들과 사이가 어려워진다. 이해못하는 경우 갈등도 생기기 마련이다.
유튜브 방송 경기장면을 다시 돌려 보라고 하고 선수에게 스스로 문제점이 무엇이고 잘된 점이 무엇인지 찾게 했다는 것이다. 전 코치는 피드백이 빠르고 선수들이 머리와 마음으로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지도자가 경기 뒤 하고 싶은 말과 조언이 방송 화면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고 손쉽게 볼 수 있어 여러 말이 필요없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코치는 코치가 아니고 스승이고 학생은 학생이 아니고 제자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정말이지 요즘같은 세상에 부모보다 더 선수를 눈여겨보고 식사 챙기고 경기 지도하고 잠자는 시간도 지도해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세심한 지도가 필요한 테니스에서나 가능한 일인 것 같다. 테니스 지도자들은 선수들을 대할 때 마치 두 살박이 아이에게 눈 한번 안 떼고 지켜보는 것과 진배없다.
이런 세월을 3년내지 6년이상 보내면 둘 간의 관계는 떼려야 뗄 수가 없는 관계가 되고 평생 이어질 수밖에 없다.
기자 개인 경험으로는 한번도 겪지 못하고 1년마다 바뀌는 선생님 관계에서 제대로 스승과 제자관계를 형성 못 했는데 우리나라 테니스 선수들과 지도자는 그렇지 않다. 단순히 체육 기술을 전하고 급여를 받는 관계가 아닌 것이다. 그런 팀이 전국에 중학교는 32개, 고등학교는 20여 개가 넘는다. 학교는 죽었다하고 탈학교를 선언하고 실천에 옮기지만 학교에는 여전히 스승이 남아 있고 스승과 제자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한국사회에서 유일한 곳이다. 그것도 테니스가 있는 학교에서.

 

   
▲ 남자중등부 단체전 3위를 한 대전중학교와 임홍빈 감독    사진 한국중고테니스연맹

요즘 학교지도자들의 고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실내테니스연습장이나 아파트 레슨해서 연봉 1억원 정도 받을 수 있는 유혹이 치고 들어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수 키우는 맛에, 선수 성장하는 재미에 일을 놓치 못한다는 것이 대전중학교 임홍빈 감독의 말이다. 대전은 이제 선수 좀 모아놓고 예전 영광을 되찾으려 움직인다고 한다. 모교니까 테니스부를 맡아 지도를 자처했고 그중 김현성, 정예찬 등을 좋은 재목을 키워내려고 한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테니스 교육계에는 아직 경제의 논리가 적용되지 않는 치외법권인 셈이다.
남을 가르치는 일은 그의 인생을 책임지는 일이다. 특히나 범용적이지 않은 스포츠의 경우 더더욱 그렇고 익히고 배우는 기간이 긴 테니스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가는 어려운 일에 우리나라 학교 테니스 지도자들이 도전하고 있다.
역대 한국테니스를 빛낸 스타 윤용일, 이형택, 전미라, 조윤정, 정현, 권순우 등은 학교 테니스의 울타리에서 스승과 제자 관계속에 성장하고 발전했다. 학교는 테니스하기 힘들지만 여전히 학교에는 스승이 남아있기 때문에 한국 테니스는 미래가 있다.

 

 

   
 여고부 단체전 3위 충남여고.  사진 한국중고테니스연맹

 

   
 울산공고 송우규 감독(오른쪽) 서인천고 김진성 감독  사진 한국중고테니스연맹

 

   
 안동고 신동철 감독  사진 한국중고테니스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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