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진 남자프로테니스(ATP) BNP 파리바스 마스터스 단식 3회전에서 세계 3위 앤디 머레이가 예지 야노비츠(폴란드)에게 1대2(7-5, 6<4>7, 2-6)로 역전패했다.

이변은 계속 일어났다.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8위·아르헨티나)도 세계랭킹 121위인 미카엘 료드라(프랑스)에게 0대2(4-6, 3-6)로 졌다. 가장 큰 이변은 2회전에서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2위)가 23위 샘 쿼리에게 희생양이 됐다.

왜 톱 10들이 조기에 탈락할까?

첫째 다음주 런던에서 열리는 시즌 왕중왕전을 대비해 워밍업 대회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둘째 1월 호주오픈부터 시작해 11개월에 걸치는 긴 시즌이 톱 10들이 시즌내내 긴장하고 준비하기 어려워서 일까.

첫째 이유는 파리마스터스대회가 1000시리즈이고 우승 점수가 1000점이고 상금이 그랜드슬램 다음이라 톱 10들이 소홀히 할 수 없는 대회이므로 설득력이 약하다.

하지만 두번째 이유는 설득력이 있다. 프로 선수들은 11 개월 동안 크고 작은 토너먼트에 참가해 경쟁하기 위해 수 천 킬로미터를 여행한다.  부상 회복중인 라파엘 나달은   "ATP 투어 일정은 미쳤다(크레이지)"라고 말했다. 

윔블던에서 조기 탈락한 나달은 " 늘 최선을 다해야 하는 프로선수에게 가혹한 일정은 선수 생명을 단축시킨다"며 " 투어 일정이 선수들의 모든 대회 최선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앤디 로딕은 은퇴전에 "선수들이 부상을 입거나 지치면 모든 팬들이 힘들어한다. 큰 대회에서 저조한 성적은 팬 뿐만 아니라 선수 자신마저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11월에 들어서도 톱 10들에게 정상적인 플레이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100위안에 들어 각종 투어대회를 다니며 랭킹을 올리고 생활비를 버는 생계형 100위 선수들은 다르다. 비록 몸과 멘탈이 무너져도 큰 대회에서 톱10 대어를 낚으며 상위 랭커로의 도약을 도모하고 있다.  그랜드슬램과 같은 큰 대회에서 4강과 8강까지 어김없이 진출하는 톱10의 입장에서 250시리즈, 500시리즈, 1000시리즈에서 최상의 기량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래서 시즌 막판 대회에 톱 10들이 조기탈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