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상하이마스터스가 열리는 치중경기장 센터코트. 개폐식 지붕이 8개로 나눠져 열고 닫을 때 연잎 모양을 나타낸다 2 센터코트 내부3 선수들의 사인이 담긴 기념액자 4 로저 페더러의 포핸드 익스텐션

딱 1년만에 다시 찾은 상하이.

바뀐 것이 있다면 지난해에는 단순한 관람객이었지만 올해에는 대회의 이모저모를 취재하는 기자 신분이라는 것이었다.

임하는 자세와 관점이 많이 달랐다. 다만 같은 점이 있다면 '테니스사랑'이었다.
올해에는 유별나게 각국에서 모인 관람객들, 경기장을 울리는 함성,선수들의 멋진 플레이, 이 모든 것을 온몸으로 느꼈다. 테니스라는 공통분모로 편견없이 서로를 인정하고 같이 한게임하면서 어울릴 수 있는 축제의 한마당을 만끽했다.

국적도 응원하는 선수도 달랐지만 어느 누가 되었든 최선을 다하는 멋진 플레이에는 여지없이 우뢰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나왔다.
길게 늘어선 입장권 구매 행렬은 암표상의 등장을 쉽게 예상케 했고, 다채로운 행사는 관람객들의 지갑을 열게 하기에 충분했다.

행사 규모에 맞는 진행요원들의 흐트러짐 없는 모습과 매끄러운 경기운영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경기장 곳곳에서 미래의 페더러,조코비치를 꿈꾸는 어린 소년들을 인솔하는 지도자들은 한가지라도 더 설명하기 위해 목이 쉬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았고 테니스를 접한지 얼마 안되는 상하이 시민들 마저도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대회 유치에 자부심을 갖고 너도나도 쌍쌍이 손잡고 경기장을 찾았다.
이러한 분위기 연출에는 세가지 요소가 작용했다고 보여진다. 스타와 경기장 시설 그리고 관중들의 참여가 바로 그것이다.

페더러가 올해 대회에 출전하면서 관중 분위기는 절정을 이뤘고 페더러가 출전하는 경기마다 티켓 구하기 전쟁이 벌어졌다. 대회장의 웅장한 시설 또한 큰 대회를 치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중국 스포츠 의류 브랜드인 에르케의 성장, 후원사 롤렉스와 벤츠의 홍보 부스 또한 대회 품격을 한없이 올렸다.센터코트 로얄석에는 롤렉스 시계 구매자, 벤츠 고객들이 VIP티켓을 얻어 자리를 메웠다. 여러가지로 부러웠다.

올해 상하이투어단에 참가한 우리나라 테니스인 73명은 세계적인 플레이어들의 플레이를 직접 보았다는 기쁨과 한국에서는 언제쯤 이런 대회가 열릴 수 있을까 하는 부러움이 교차하는 마음으로 대회를 관전했다. 썰렁한 관중석과 세계적인 대회를 개최 하기엔 아직 모자란 국내 테니스계의 현실을 생각하니 남의 잔칫집에 다녀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외국 관광객들이 우리나라로 관람하러 오는 테니스대회가 하루빨리 만들어지는 날이 오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