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우

21살 이덕희(현대차 후원)와 권순우(당진시청)는 지난 17일 기준 ATP 랭킹이 각각 232위와 268위였다.

그 랭킹으로는 내년 1월 첫 그랜드슬램인 호주오픈 예선에 들어갈 수 없다. 두 선수는 대만 가오슝에서 열린 챌린저대회에 출전했다. 총상금은 15만달러로 우승 포인트는 125점. 우승을 하면 두 선수는 너끈히 호주오픈 예선에 출전할 랭킹인 200위안에 든다. 1회전 탈락하면 1점도 없다. 

이덕희는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을 마친 뒤 지친 몸을 이끌고 다음날 대만 가오슝 비행기에 올랐고 권순우는 데이비스컵이 한창 열리는 기간에 가오슝대회 예선부터 뛰고 있었다. 한경기, 두경기 이기더니 본선에 올라 이덕희와 나란히 본선에서 승승장구했다. 2016년 이덕희와 정현이 결승에서 만나 정현이 우승한 것 처럼 우리선수끼리의 결승 대결도 기대해 봄직했다. 

준결승에서 권순우는 세계 63위 말렉 자지리가 있었고 이덕희는 전 세계 6위 출신인 대회 초청선수 가엘 몽피스(프랑스)가 버티고 있었다. 권순우는 세계 63위를 이기고 7연승으로 결승에 선착했다. 하지만 이덕희는 몽피스의 자유자재 라켓 터치감에 자신의 기량을 펼치지 못하고 한시간만에 1-6 1-6으로 패해 톱10 정상 클라스의 높은 벽을 절감했다.

23일 열린 대회 결승에서 권순우는 몽피스를 상대로 선전했다. 1세트를 4대 6으로 내준 뒤 2세트에선 6대 2로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를 1대6으로 내주고 준우승에 그쳤다. 권순우는 100분동안 자신이 갖고 있는 기량을 발휘했다.

비록 사상 첫 챌린저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권순우는 이번 대회 예선부터 결승에 올라 268위에서 209위로 59계단 뛰어 올랐다. 4강에서 멈춘 이덕희는 지난주 232위에서 204위로 그랜드슬램 예선 출전 안정권에 들었다. 지난해 하반기 챌린저대회 획득한 점수를 지켜야 하는 일이 남았지만 내년 시즌부터 큰 무대 활약의 터전을 만들었다.

이덕희, 권순우에 이어 가오슝챌린저 예선을 통과한 정윤성(CJ제일제당 후원)이 292위에 올라있어 내년 그랜드슬램 출전에 랭킹 50여계단을 남겨두고 있다. 챌린저대회 4강 한번 정도 오르면 계단은 단박에 뛰어 오를 수 있다. 우리나라 남자테니스 정현, 이덕희. 권순우, 정윤성의 하반기 행보가 초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