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팔렘방의 잘란 퐁독 텔라단 어린이들과 팔렘방시 경찰들.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  경찰들은 외국인을 도와주려고 작정한 듯 했다

팔렘방은 어떤 곳.

17일 오후 에어아시아 항공편을 이용해 인천공항을 떠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거쳐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인도네시아 팔렘방에 아침 8시에 도착했다. 날씨는 서울보다 선선했다. 햇살은 따가웠지만 오전 바람은 덥다고 느끼지 않을 정도다. 에어아시아 비행기내에서 인도의 선수들과 대만의 축구 응원단들을 만나 아시안게임을 하는구나하는 분위기를 느꼈다.

입국장에서 많은 자원봉사자와 눈 인사를 하면서 통과했다. 노트북 짐검사 외에는 별다른 시큐리티 체크가 없었다. 아시안게임 공식 티셔츠를 입은 남녀 경찰들의 도움을 받았다. 어디서 왔냐, 뭐하러 왔냐, 얼마나 머물거냐하는 세관원의 형식적인 질문 속에 사람을 환대하는 느낌을 받았다.

쿠알라룸푸르에서 한시간 비행거리인 팔렘방에 하루 한편 있는 정도로 평소에 주민들 외에 별 관광객이 없다고 한다. 비행기 옆 좌석의 30대 팔렘방 주부에게서 입국 신고서 작성 볼펜도 자기가 쓰고 건네줄 정도로 알아서 친절하다.   샌드위치와 커피를 주문해 먹는데 돈이 1천원 정도 모자랐는데 옆 자리에서 내줬다. 그 주부에게서 팔렘방에서 먹을 음식도 추천을 받는 등 여러가지 친절을 받았다.

입국장에서 팔렘방의 친절을 느꼈다. 집까지 가는 교통편을 알아보며 고심을 하고 있는데 경찰이 에스코트해 에어비앤비를 통해 구한 현지 주택 문 앞까지 안내했다.  사실 공항도착해 집 찾아가는 것이 여행 스트레스 1번인 것은 누구나 주지하는 사실이다.  

경찰 4명이 파제로 트럭으로 선도하고 뒤에서 4인용 봉고차에 태워 30여분간 차로 인도했다. 처음에는 당혹스러웠다. 과잉친절이라는 생각도 들고. 집에 도착하니 어린이, 어른 할 것 없이 50여명이 나타났다. 난데없는 한국사람이 와서 신기한 것 같았다.

▲ 코리아오픈에서 해마다 레퍼리로 활동하는 첸슈(왼쪽)와 니틴 칸나마르가 아시안게임 대진표 작성을 했다. 컴퓨터 대진작성 전에 이번 대회가 어떻게 운영이 되는 지 설명했다

이번엔 집에 짐을 풀고 나오자 경기장의 미디어 카드 만드는 곳까지 안내해 주려고 경찰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 사이 동네 아이들은 다 모여 경찰들에게 경례를 하고 차를 만져보는 등 즐겁게 지내고 있었다. 아이들과 경찰들과 단체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도 가졌다.

숙소에서 경기장까지 가는 길은 험난했다. 오토바이가 선을 안 지키고 다니고 승용차도 차분한 맛이 없었다. 파제로 경찰차의 선탑자가 창밖에 팔을 내밀며 교통정리를 안하고 갔으면 족히 두시간 걸릴 거리를 30분만에 도착했다.

메인 스타디움 경기장 앞에서 공항가야하는 경찰 일행을 돌려보내고 스타디움을 둘러 보게 되었다. 버스와 툭툭이 등이 다니며 사람들의 이동을 편하게 했다.
사전에 조직위원회에서 보내준 미디어 카드 발급은 공항에서 이뤄지지 않고 경기장내에서 이뤄진다. 그곳을 찾는데 언어 소통의 어려움으로 1시간 넘게 걸렸다. 미디어 센터를 이야기하면 메디컬 센터로 안내했고 미디어 카드는 헤드쿼터에서 만드니 그곳으로 인도했다.
결국 대회 사무총장이 업무하는 헤드쿼터(정확히는 헤드쿼터스)의 자원봉사자를 앞장세워 미디어카드 발급하는 곳까지 갔다. 경기장내 다니는 버스를 두번 갈아타고 골프장 전동카 같은 것을 타고 해서 무사히 발급 받았다. 그것이 있어야 이동의 자유, 행동의 자유가 있기때문이다.

▲ 미디어 카드 발급 5인방

▲ 캐나다 토론토에서 테니스를 배운 베트남의 리 응우엔 서배너. 16살이다. 한나래와 여자단식 1회전을 한다

▲ 정수남과 1회전하는 이란의 사디프 바지리. 아시안게임을 하면 히잡하는 이슬람권 선수를 보게된다. 히잡은 성인이 되는 시점에 한다

기자가 보통 취재 현장에 도착하면 자유로운 출입증을 확보하고 와이파이 아이디와 비밀번호, 식당, 화장실을 파악한다. 이것 중 하나라도 안되면 도착 첫날 미션을 완수 못한 것이다.
아이디카드를 만들고 나서 경기장 인근 체육관에 설치한 메인 프레스센터를 찾아갔다. 헤드쿼터의 자원봉사자가 그랩 승용차(우버택시와 비슷)를 호출해 메인 프레스센터 문 앞까지 안내했다.

정말 팔렘방은 친절하다. 초행길이고 아무것도 모르고 여기저기 산재해 있는 곳을 그의 도움으로 찾고 해결했다.  

팔렘방의 첫 인상은 한마디로 친절이었다.

테니스 경기가 열리는 대회장을 찾았다.  코트는 새로 조성되고 기타 부속 건물은 기존 것을 활용했다. 요원들은 팔렘방 대학생들이 맡았다. 영어와 미소가 특징이다. 브라운 색의 히잡에 대해서도 물어보니 자원봉사자들에게 몇가지 색으로 된 것을 대회본부에서 나눠줬다고 한다. 16살부터 하는 히잡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이슬람권 나라 길거리에서 보는 검은색의 히잡보다 브라운 색이 좋아 보였다.

몽골, 홍콩,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 친근한 나라들의 테니스 선수들이 코트에서 적응 훈련을 하고 있었다. 베트남 여자 선수 리 응우옌 서배너의 원핸드 백핸드가 호쾌해 연습 뒤 물어보니 캐나다 토론토에서 테니스를 하고 부모님이 베트남 국적이라 대표로 출전하게 됐다고 한다. 나이는 16살이고 여자단식과 복식 그리고 혼합복식 3경기에 출전한다. 작은 체구에 단단해 보였고 대표로 뛰는 것에 자부심이 묻어 나왔다.

▲ 팔렝방 현지 신문에 실린 우리나라 대표팀 훈련 모습. 25개국이 팔렘방 자카바링스포츠시티 부킷아삼테니스코트에서 경기를 하고 한국을 비롯해 일본, 인도, 우즈베키스탄, 태국, 대만 등이 테니스 강한 나라라고 소개했다. 17일 인터뷰, 18일 기술회의, 19일 경기시작한다고 소개했다

대진추첨, 대진표 공개, 대표팀 훈련 취재 등을 마치고 귀가하는데 메인 프레스센터 앞에서 그랩을 호출했다. 러시아워라 접근이 어렵다고 한다. 건물앞 지방 경찰이 이때도 수호천사처럼 등장했다.

그랩이 대기할 수 있는 곳까지 300미터 걸어가서 승차시키고 손을 흔들어주었다. 문제가 생기면 경찰을 찾고 도와달라 하면 만사 오케이 방식을 터득했다.

작은 차를 타고 가다 까르푸에 잠시 들려 식료품을 구매했다. 슬라이스 파인애플 1천원, 귤 1천원, 포도 1천원 들 싼 과일을 구매하고 물, 콜라, 소시지,계란, 볶음밥용 믹스드 야채를 사서 귀가해 저녁 식사를 했다.
집주인 알리프가 기다리다 열쇠를 주고 갔다.  사전에 오후 3시쯤 서로 문자를 주고 받았는데 몇시에 올 예정인지 물어보고 답했다. 취재 잘 마치고 들어오라 하고, 들어오는 교통편에 대해 묻길래 그랩을 타고 가겠다고 하니 알았다고 했다. 대로변에서 떨어져 주택가 한가운데 있는 곳을 잘 찾아올지 걱정하는 듯했다. 전세계 어딜 가도 구글맵이 헤매지 않게 해주었다.

취재 일행이 몇 있으면 그랩이나 우버를 이용해 현지인만 알 수 있는 복잡한 대중교통에 익숙하지 않아도 된다. 3인 이상이면 우버나 그랩이 더 싸고 서 있는 곳에 차가 오고 목적지까지 데려다 준다. 좋은 세상이다. 여러가지 불비한 팔렘방에서 그랩이 잘 되어 있는 것에 놀라웠다.

메인 프레스 센터에서 숙소까지는 10킬로미터. 그랩 이용비는 현금으로 6천원 정도였다.

한편 프레스센터에 돌아다니는 현지 신문에 김정은의 팔렘방 방문기사가 실렸다. 국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에도 기사꺼리로 보도되는 등 일대 소동이 일어났다. 남북 단일팀 경기에 관전을 하나 해서 프레스센터 공보담당에게 확인한 결과 낭설로 밝혀졌다. 현지 신문이 자유롭게 상상을 했다는 것이다.

▲ 몽골 테니스 선수단. 제주국제생홀체육교류에도 오는 등 한국과 인연이 있는 코치(왼쪽 첫번째)가 있다. 페이스북으로 평소에 소식을 주고받는다. 몽골 체육에 큰 일꾼이다

▲ 테니스장 자원봉사자

▲ 전동 카트. 경기장내 이동수단이다

▲ 테니스장 센터코트에 각국의 국기가 걸려있다. 가운데에 우리나라 태극기가 있다

▲ 김정은 팔렘방 방문 기사를 실은 현지 지역 신문 1면 기사. 대회 본부에 확인해보니 아시아평의회 담당자가 신빙성이 없는 기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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