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르 디미트로프(불가리아, 3위)가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테니스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총상금 5천500만 호주달러/1월 15일~28일/그랜드슬램) 2회전에서 미국의 맥켄지 맥도날드(186위)를 3시간 25분 마라톤매치 끝에 4-6, 6-2, 6-4, 0-6, 8-6으로 물리치고 32강에 진출했다. 3회전에서는 러시아의 신예 안드레이 루블레프(32위)와 맞붙는다. 

 

 

= 올해 브리즈번을 시작으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은 힘든 경기였다. 상대 플레이를 인정하고, 어려워하는 표정을 숨길 수조차 없었다. 내 스스로 조금 더 긍정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내 플레이를 믿어야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상대가 첫 세트는 믿을 수 없는 플레이를 했다. 솔직히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가 별로 없었다. 그는 베이스라인 가까이 들어와 자유자재로 스윙해 득점으로 만들었고, 이에 나는 다른 플레이로 전환하기에 급급했다. 경기 면에서 맥도날드가 앞섰고, 나의 실수를 유발하는 방법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 경기에서 나는 상대의 빈틈만을 엿보고 승리할 수 있었다.

 

2회전에서 3시간 가량 경기하고 이겨 기쁨은 두배지만 아직은 더 생각해야할 점들이 많다. 하루 쉬는 동안 오늘 경기를 재평가해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힘든 일이지만 아직은 높은 곳까지는 멀었다. 2주간의 대회에서 이변은 자주 일어난다. 그래서 나는 더욱 준비해서 다음 경기에 만족할만한 플레이를 하고 싶다. 

 

= 빡빡한 경기였고 실수가 많았다. 하지만 나는 풍부한 경기 경험이 있어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맥도날드의 기습적인 샷에도 나는 좌절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않았다. 오히려 스스로 인내심을 가졌다. 인내심과 긍정적인 마인드는 나의 가장 큰 무기다. 상대는 상대만의 플레이가 있었고, 나는 그를 이기기 위해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 엉성한 플레이를 했다고 말하고 싶다. 첫 세트와 4세트는 모두 당했다. 코트에서 내가 뒤로 물러나 있는 느낌이 들었다. 1, 4세트에서 실수한 요점들을 잘 정리해 풀어가야 되는데, 소홀히 운영했다. 그래서인지 대가를 치른 것 같다. 

 

= 경기 내내 정신이 나가있는 느낌이 들었다. 집중을 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자극을 줬다. 그래서 단 한 번의 게임을 하는 것처럼 모든 포인트에 집중했고, 샷을 신중하게 시도했다. 오늘 맥도날드는 믿을 수 없는 경기를 했다. 솔직히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이 더 이상 없었다.

 

= 그렇다. 오늘 경기는 다시 말하지만 힘든 경기였다. 발레르두 코치와는 잘 지내고, 같이 투어에서 호흡하고, 식사도 함께한다. 우리는 하루 종일 같이 지낸다. 코치박스에 앉아 지켜보고 실수할 때마다 옆에서 무너지지 않게 소리친다. 오늘은 내가 감정을 격하게 표현한 것 같다. 선수들은 때로는 화도 내고 고함도 지르고 한다. 그래도 발레르두 코치는 나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