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넣고 하는 볼 머신기에서 연습을 해보는 임현호 회장

그물쳐놓고 코트를 분할해 레슨하는 에사카 실내코트 구조를 그리고 있다

에사카코트 코치에게 레슨하는 것에 대해 물어봤다

에사카 코트 오카다 매니저와 기념촬영을 했다.  김봉수 지승호를 아는 오카다는 자신의 직업에 만족한다고 한다

#1 여행의 시작 
3월 31일 순천시테니스를 이끌고 있는 임현호(50.개인사업)협회장은 친구처럼 아우처럼 지내는 순천테니스지도자협회 회원 여섯명과 함께 오사카 여행길에 나섰다.
이번 여행은 벚꽃구경이나 일상의 피로를 풀기 위한 온천관광이 아닌 오로지 테니스를 위한 수학여행이었다.
한국의 삼보(三寶)사찰의 하나인 송광사와 노을 풍경이 멋진 순천만으로 유명한 전라남도 순천에는 순천시 테니스협회가 운영하는 팔마시립코트가 있다.

현재 16개 코트와 5월 말 완공예정인 전국 최대 규모인 국제규격 9면의 실내코트까지 합해 총 25면이다. 완공을 코앞에 둔 요즘 임회장은 이 좋은 시설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운영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일본 오사카시에 있는 에사카 테니스센터를 생각해 냈다.
10여 년 전 선수생활을 마치고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을 때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레슨생이 2천여명에 달한다고 해서 매우 놀라고 신기했었는데 요즘에도 운영을 잘 해 등록 회원이 연평균 3천명에 이르고 그 비결은 개인레슨이 아닌 그룹레슨에 주력한다는 소식을 들어 왔던 터였다.

순천은 현재 개인레슨 위주로 운영을 하고 있지만 실내코트가 완공이 되면 날씨기후와 상관없이 연중무휴로 코트를 활용할 수 있으므로 레슨자들이 좋은 환경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테니스를 배우고 즐길 수 있도록 운영방법을 그룹레슨으로 바꿀 계획을 세웠다.

그룹레슨이 이루어지면 배우는 사람은 레슨비에 큰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되고 레슨자가 많아지면 지도자들도 직업으로서의 보람도 느끼게 될 것이다. 생활체육으로의 테니스 인구 저변확대에는 그룹레슨이 최고의 처방이다.

지금까지 주로 개인레슨만 해 오던 지도자들도 수업방법을 바꾸는 만큼 어떻게 하면 레슨자가 만족할 만한 수업을 할 수 있을까를 연구해야 하고 고민해야 한다.

‘그래 가보자. 우리도 할 수 있어. 3천명의 회원 우리도 모아보자’가 여행의 시작이었다.
우선 이번 여행을 도와줄 테니스전문가가 필요했다. 우리끼리 가볍게 여행 삼아 나들이 하는 일정이 아니라 제대로 배워 순천테니스에 새 바람을 일으켜야 할 중요한 목표를 가지고 떠나는 테니스순례의 길에 테니스피플 박원식 편집국장을 초대했다. 테니스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열일을 제쳐놓는 박원식 국장 역시 이번 여행을 반겼다.

피플(테니스피플)은 우선 에사카코트를 잘 아는 신영길 코치에게 연락을 했다. 신영길 코치는 일본에서 20여년째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신코치에게 순천팀의 오사카 여행의 목적과 방문일정을 알려주며 에사카코트 관계자와의 연락을 부탁했고 현지에서의 통역을 구하는 등 일사분란하게 진행의 속도를 내 주었다. 신영길 코치는 오사카 교외 효고에 있는 고우라 다케시 코치에게도 연락해 에사카 코트에 전화 한통 넣어달라고도 했다고 한다.

숙소가 있는 간자키가와역 플랫홈에 선 순천팀

#2 집 떠나면 무슨 고생?
3박 4일간의 여정은 전날 마트에서 장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숙소는 호텔이 아닌 게스트하우스를 빌려뒀다. 점심 저녁은 맛집을 찾아다니더라도 아침식사는 해 먹어야 할 것 같아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은근히 준비할 게 많았다.
짧은 일정이지만 음식이 입맛에 잘 맞지 않을 수도 있어서 고추장과 김치 그리고 라면과 햇반을 여유 있게 챙겼다. 웬만한 물건은 현지에서 조달하면 되겠지 하면서도 주섬주섬 챙겨 넣은 게 커다란 박스로 두 개 , 그리고 방문지에 가져갈 순천시 기념품과 선물로 준비한 순천 남도 김치박스까지. 그 뿐인가 각자의 소지품 가방과 테니스라켓 가방까지 더하니 이삿짐을 방불케 한다.

31일 금요일 아침7시. 두 대의 승용차로 나눠 짐도 싣고 사람도 타고 남해고속도로를 달리고 달렸다. 오전10시에 황서진 기자와 부산 김해공항 3층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시간 맞춰 도착할지 걱정이 된다. 초면에 지각하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 휴게소에 잠시 들러 담배한대 피우고 아침식사는 공항에서 먹는 것으로 하고 또 다시 달렸다. 1시간 40여분이 걸려 공항에 도착하니 부지런한 황 기자는 벌써 수속을 마치고 배웅 나온 가족들과 함께 1층 로비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테협 행사할 때 사진 찍는 모습을 먼발치에서 본적은 있었으나 첫 만남이나 마찬가지였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이삿짐(?)을 황 기자에게 잠시 맡겨두고 3층으로 올라가 휴대폰 로밍부터 했다. 로밍 하는 데도 꽤 시간이 걸렸다. 1층으로 다시 내려와 수속을 시작했다.

오사카에서 20년 이상 살고 있는 황기자의 친 언니가 통역과 안내를 맡아 주시기로 했다고 해서 선물로 순천 남도 김치세트를 선물로 가져왔다고 했더니 황 기자가 본인이 먹으면 안 되냐고 군침을 삼킨다. 순천에 돌아가서 택배로 부쳐주겠다고 아이 달래듯 달래고 짐을 모두 부치고 출국 수속을 마쳤다.
우리를 태워줄 비행기는 12시에 출발하는 이스타 항공이다. 비행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으니 저가 항공이어도 될 것 같다며 박원식 국장이 일괄 발권했다. 그랜드슬램부터 상하이오픈까지 단체 투어여행을 많이 주선했던 경험자라 숙소예약부터 항공권 예약까지 일사천리로 진행을 해 준 덕분에 우리는 스마트폰 문자로 보내준 안내에 따라 움직이기만 하면 됐다. 거기다 친절한 황 기자는 우리 일행의 일거수일투족을 모조리 찍으려고 작정을 했는지 비행기 트랩에 오르기 전부터 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한다. 드디어 이륙, 잠시 눈 붙일 사이도 없이 승무원이 나누어준 입국신고서에 꼼꼼히 기재를 하고 물 한잔 마시고 나니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 도착을 한다고 안내방송이 나온다.

어라. 근데 왜 점심은 안 나오는 겨?
일찍부터 서두르느라 아침도 거르고 점심으로 나올 기내식만 기다렸는데 물도 달라는 사람만 종이컵에 주는 게 아닌가.
할 수 없지. 다 왔다고 내리라는데 내려야지. 창밖으로 보이는 간사이 공항은 언제부터인지 비가 내리고 있고 공항로비까지 가는 기차를 탔을 땐 장마철 소나기만큼이나 굵은 장대비가 우리 일행을 반겼다. 인천공항에서 개인적으로 일찌감치 출발 미리부터 도착해 우리 일행을 기다리는 편집국장의 카톡이 연달아 도착한다. 잘 도착 하셨지요? 짐 찾아 게이트로 나오시면 커다란 피카츄인형이 있습니다. 그 앞에서 기다리겠습니다. 등등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던 훌륭한 명언이 벌써부터 실감난다. 입국 신고서를 제출하니 일행중 몇몇이 기재를 잘 못했는지 게이트 통과가 쉽지가 않았다. 황기자는 벌써 나갔는지 보이질 않고 우리의 이삿짐(?)은 조급해진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천천히 하나하나 드문드문 우리의 품으로 돌아왔다.

한참 만에 피카츄앞에서 단체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황기자는 사진기자로 이번 여행에 함께 동행을 했다. 에사카 테니스센터 취재를 위한 동행임에도 우리일행의 추억을 위해 셔터를 마구 마구 눌러댔다. 카메라가 무거울텐데 걸음은 우리보다 빠르다. 역시 기자들이라 발도 빠르고 동작도 얼마나 신속한 지 놀랍다. 편집국장은 더 하다.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 잠시 한눈을 팔다보면 어느새 저만큼 앞서가고 있다. 각자의 짐들을 양손에 양어깨에 짊어지고 공항을 빠져나와 숙소로 가는 기차를 탔다. 1시간정도 걸려 중간 지점인 오사카 중심인 우메다 역에 도착했다. 여기서 지하철을 갈아타고 칸자키가와 역까지 가면 숙소가 나온다는데.

패키지여행이 아닌데다가 인원이 9명이라 버스대절도 어렵고 도로가 우리나라와 반대로 좌측통행이라 차를 렌트할 수도 없었으니 이 많은 짐을 들고 지하철과 기차를 매번 갈아타는 여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경비절감이 원칙인 우리의 국장님은 택시를 두 대로 나눠 타자고 해도 못 들은 척 지하철 매표소로 나를 부른다. 서울나들이나 가면 지하철을 탈까말까 한 순천 촌사람인 우리들이 어쩌다 오사카에 와서는 지겹도록 지하철과 기차를 타게 되었다. 표를 끊는 것도 쉽지가 않다. 기계도 두 종류가 있어서 몇 번을 물어보고 시행착오를 거친 후에야 숙소가 있는 마을에 내렸다. 칸자키가와, 이름도 잘 외워지지 않는다. 우메다, 난바, 도톤보리. 쉬운 이름도 많은데. 칸자키가와는 집에 오는 날 즈음에야 익숙해졌다. 여하튼 우리는 무사히 숙소에 도착했다. 역에서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면 500미터 바로 앞이 숙소다.

2층 단독 주택을 게스트하우스로 변형해 놓은 널따란 일본식 주택이라 화려하진 않았으나 주방과 욕실 화장실은 매우 깔끔했다. 무겁고도 무거운 짐을 팽개치다시피 하고 다시 밖으로 나와 그립던 담배부터 입에 물었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고 먼 나라 이웃나라 오사카까지 왔더니 쓰러질 지경이다. 저녁부터 먹고 짐을 풀자며 숙소를 나섰다. 번화가가 아닌 조용한 주택가여서 별로 썩 마음에 드는 식당이 없어 들어갔다 나왔다를 여러 번 반복하다 결국 아무데나 들어가서 아무거나 먹기로 했는데. 오사카 음식이 왜 그리 짠지 모르겠다.

허름한 실비 식당같은 좁은 공간 2층에 자리를 잡았다. 마음씨 착해 보이는 주방장과 성격 활달한 젊은 새댁의 수다에 피곤함을 잠시 잊고 맥주 몇 잔과 우리가 가지고 간 순천김치와 깻잎, 그리고 오징어 젓갈로 밥을 두 그릇씩 먹었다. 일본의 쌀은 우리 쌀보다 좋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역시 밥맛은 괜찮았다.
허기는 때웠고 짐도 풀었고 티비도 나오고 방도 넓고 좋은데 허전하다. 그래 우리가 여행을 왔는데 이렇게 일찌감치 쓰러져서 잘 수는 없지. 시내로 나가야해 하면서 우메다 역 주변으로 밤 산책을 나섰다.

토요일 오전에 일본 어린 학생들이 그룹지어 레슨을 받고 있다. 순천실내코트에서 이런 모습을 기대했다

오카다 매니저에게 임현호 회장(오른쪽)이 순천시 기념품을 전달했다

#3 드디어 에사카 코트로
아침 일찍 통역을 해주실 분이 오셨다. 완전(우리가 보기에)일본여성처럼 보이는 외모에 옷차림 그리고 친 동생인 황기자에게까지 ‘아 노’ ‘아 노’하면서 일본말이 불쑥 불쑥 튀어 나오는 걸 보니 통역에는 문제가 없어 보여서 일단 안심이 된다. 테니스 라켓가방을 챙겨 들고 숙소를 나섰다. 또 다시 지하철을 타고 또 갈아타고를 반복해서 에사카 코트로 가는 셔틀버스가 오는 곳까지 걷고 또 걸었다. 어제 보다는 짐이 없어서 덜 힘들었지만 평발인 나로서는 오랫동안 걸은 적이 별로 없어서 몸이 가볍지 않았다. 하지만 여행오기 직전에 허리 디스크 시술까지 하고 온 동생 정필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어서 힘든 내색도 할 수 없었다.

일행중 막내 태원이와 현철이는 첫 날부터 짐꾼으로 등극 라켓가방에 비상식량 반찬까지 들고 싫은 내색 하나 하지 않고 기특하게 잘 따라와 준다. 통역해 주실 분이 오셔서 이제부터 편안한 여행이 되려나 했지만 에사카코트를 찾아가는 길은 쉽지가 않았다. 드디어 에사카 역 앞 4번 출구에 셔틀버스가 도착했다. 코트까지 가는 거리는 조용하고 매우 깨끗했는데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다. 버스에서 내려 건물로 들어가니 책임자께서 반갑게 맞아 주신다. 클럽 하우스격인 식당한켠에 자리를 만들어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박원식 편집국장은 동영상 촬영을 하고 우리는 궁금했던 여러 가지를 질문했다. 연간 3천여명의 레슨자가 이용을 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지만 사실이었고 지도자들의 급여는 연봉 1억 가까이 된다고 한다. 실제 레슨하는게 궁금해서 실내코트로 자리를 옮겼다. 한 시간 가량 인터뷰와 촬영을 하고 코트를 돌아보았다. 우선 여섯면의 코트가 있는 첫 번째 실내 코트로 들어가니 각 코트에서 단체 레슨을 하는 열기가 축제의 장과 같았다.

한 코트에서는 어린 아이들의 플레이 앤 스테이(우리나라의 매직테니스)가 진행 중이었고 한쪽에서는 젊은 여성부터 나이 드신 어른들까지 그룹으로 나뉘어 레슨을 받고 있었는데 코치들의 연령대도 다양해 보였다. 한참을 지켜보다가 밖으로 나와 오토코트라고 쓰여진 곳으로 들어갔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생겨나고 있는 스크린 테니스장 같은 곳이다. 책임자에게 부탁을 해서 체험을 해 보는 시간을 잠시 가졌다. 기계에 동전을 넣고 원하는 속도나 각도로 조정을 해서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다. 대화를 모두 마치고 미리 준비해간 순천의 관광지가 담긴 안내책자와 예쁜 선물세트를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그리고 센터 안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운동을 마치고 혼자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각자 와서 레슨 받고 점심 먹고 가는 사람들도 많고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와서 레슨을 받게 하고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부모들이 여유로워 보인다. 멋진 정원주변의 20여면의 야외코트는 실내코트에 비해 한산했다. 동호인 몇몇 사람들끼리 친선게임을 하기도 하고 초보여성의 개인 레슨도 진행을 하고 있었다.

갈때의 마음은 그곳의 코치들과 함께 친선교류전이라도 가져볼까 해서 라켓까지 챙겨들고 갔지만 레슨이 계속 진행 되어 관람하고 질문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테니스를 포기 했으니 예정보다 시간이 여유로워져서 온천욕을 하기로 했다. 황기자가 작년에 가본 고베 아리마온천이 너무 좋았다며 적극 추천을 했다. 시내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나와 아리마온천으로 가는 버스를 타러 간다. 지하철도 이제는 질리도록 탔으니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여행하는 기분이라도 느끼자며 고베행 시외버스를 탔다.

한 시간 가량 버스안에서 코를 골며 자고 일어나니 고베에 도착했다. 우리가 가는곳은 아리마온천 그랜드 호텔이다. 셔틀버스가 자주 자주 왕래를 한다. 버스를 타고 올라가며 창밖구경을 잠시 했다 일본특유의 오래된 건축물과 관광객이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답다.

오사카 성 앞에 선 순천팀

#4 오사카에 왔으니 오사카성을 가야지
공식적인 일정을 모두 마쳤으니 하루는 편안하게 관광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사카성을 우선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사대천왕사와 동물원을 구경하는 코스로 일정을 잡았다. 오늘도 역시 지하철을 이용한다.
멤버들 모두 이제는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데 익숙해 졌다. 오사카 성까지는 조금 걸었다.

늘 그렇듯이 빨리 걷는 사람, 느린 사람, 담배 피는 시간이 필요한 사람 이런 저런 일행 챙기느라 편집국장은 마음도 바쁘고 발걸음도 점점 빨라진다. 그 틈에도 황 기자는 사진을 부지런히 찍어대고 우리는 그 카메라가 익숙해 져서 이젠 아무렇지도 않다. 오사카성 앞에서 사진도 찍고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기념품가게도 들렀다. 이번 여행에 함께 하지 못한 지도자협회 회원들을 위해 선물도 준비하고 이틀 동안 통역과 안내를 해주시느라 수고하신 황 선생님께도 예쁜 스카프를 선물했다. 사대천왕사를 들렀다가 동물원 앞에서 황선생님과 헤어지고 우리는 잔디밭에 앉아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동물원 관람시간이 별로 남지 않아서 어린아이들처럼 코끼리와 코알라 북극곰 등 대표적인 동물만 잠시보고 나왔다. 오사카에서의 마지막 밤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었다. 도톤보리도 가고 오락실도 가고 구경은 나름 했지만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결국 마지막 저녁식사도 한식으로 하고 말았다.

#4 드디어 집으로
몇 년 동안 서울 가서 타볼 만큼을 나흘 동안 오사카에서 탄 지하철과 기차 지겹고 고된 일정이었다. 하지만 순천테니스를 위한 수학여행이었던 만큼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으니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이까짓 고생쯤이야 지하철 질리도록 타본 경험은 덤으로 생각하리라.

집으로 돌아가면 할 일이 많다. 테니스코트의 완공과 함께 레슨생 모집 홍보도 해야 하고 테니스메카로서의 순천에 걸맞은 시설과 대회 유치도 계획해야지. 나 하나 믿고 어려운 걸음 해준 멤버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그리고 일정 함께 계획 세우고 동행해주신 테니스피플 편집국장님과 사진 찍느라 고생한 황기자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글 임현호 회장(순천테니스협회)| 정리 황서진 기자 | 사진 황서진 기자

임현호(50) 순천시테니스협회장. 전남테니스협회 부회장
김용철(49) 교직원
이정필(48) 고교 체육교사
김경선(46) 학교 스포츠강사
김병권(36) 순천시립코트 지도자
조현철(34) 순천시립코트 지도자
문태원(32) 순천시체육회 지도자

일정
1일 : 순천-김해공항-오사카 간사이공항-우메다역-칸자키가와
2일 : 칸자키가와-에사카역-에사카 테니스센터-우메다역-아마온센-우메다역-칸자키가와
3일 : 칸자키가와-우메다역-오사카역-오사카성-오사카사천왕사-오사카동물원-도톤부리
4일 : 칸자키가와-우메다역-간사이공항 리무진-간사이공항-김해공항-순천

소 감
■ 임현호
우리나라도 생활수준은 선진국으로 들어섰지만 체육시설은 일본에 비하면 아직도 한참 멀었다고 생각하면서 많이 아쉬웠다.
테니스 지도방식도 몇십년전 방식 그대로 변화없이 하는것 같은데 일본 사람들은 저렴하고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그룹과 시간별, 요일별등으로 세분화하여 운영을 하는것을 보고 인원동원 능력이나 체계적인 방법을 연구하고 도입하여 레슨인원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아 경제적으로도 돈벌이가 될 수 있도록 하는걸 보고 많은걸 생각하게 했다.

■ 이정필
경제의식과 문화의 큰 차이점을 느끼게 되었고 테니스장 시설이 정말 깨끗하고 좋았다,

■ 김병권
우선 부지런하지 않으면 일본에서 살아남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어도 안통하고 지하철 타는것도 복잡해 갑갑한 점도 있었지만 여러 가지 구경도 하고 한 1년치 걸을 양을 이번 여행에서 다 걸어다닌것 같다, 전철도 많이 타서 재미있었다. 문화적 차이, 테니스레슨의 차이도 느꼈다. 한국사람은 역시 밥하고 김치하고 고추장은 꼭 필요함을 새삼 느꼈다. 우리 일행 안내해 주시느라 애쓰신 편집국장님, 기자님 감사합니다.

■ 조현철
일본은 교통수단부터 자동차보다 자전거 그리고 지하철 전철을 많이 이용하는게 좋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확실히 일본여자보다는 한국여자들이 예쁘다는걸 또한 느꼈다.
한국에서는 테니스레슨이 거의 개인레슨인데 일본은 그룹레슨을 많이 하고 초급 중급이 같이 시작하며 재미있게 잘 어울리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우리도 그룹레슨 시스템을 잘 만들어서 활용했으면 좋겠다.

■ 김경선
일본인들의 검소함과 질서의식이 몸에 배어 있는것 같아 좋아 보였다.
모두들 고생도 많이 했지만 즐거웠고 보람도 있었다. 실내코트와 체계적인 레슨프로그램 등 부러운점도 많았다. 앞으로 순천에 완공될 실내코트도 벤치마킹을 해서 일본보다 더 운영을 잘 하면 순천이 테니스의 명도시가 될 것 같다. 기대가 된다.

 

오사카 에사카코트 주니어대회 일정

에사카코트 과목별 레슨 시간표

레슨회원 3천명, 에사카테니스센터
우리나라에 잠원실내테니스장, 올림픽공원테니스장, 춘천송암테니스장, 부산스포원테니스장 등이 있다. 대부분 개인과 그룹에 코트를 임대하거나 개인 레슨으로 운영된다. 일본의 경우 회사에서 테니스 시설을 만들고 코치를 고용해 테니스 회사를 운영한다. 전남 순천에 국내 최대 실내코트를 조성하면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이에 순천지도자협회에서 일본에서 운영이 잘 되고 있는 실내코트 운영을 견학해 테니스피플이 동행 취재했다.

일본 오사카부 스이타시 에사카에 일본 최대 규모의 테니스 학교가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종합적인 쾌적함을 추구한다는 에사카 어메니티(ESAKA AMENITY)에 테니스센터가 있다.
에사카 어메니티는 도요타 자동차 그룹이 1940년(소화 15년) 6월 4일에 6만 5천 평 부지에 1억5천만 엔을 투자해 테니스와 골프, 야구 연습장을 포함한 스포츠센터, 레스토랑, 미술관 등을 건립했다. 테니스 센터의 레슨 회원은 3천명. 연 매출은 4억5천엔(약 45억원)이다.
에사카 테니스 센터는 국제테니스연맹(ITF)공인의 전천후 실내 하드코트 10면, 야외 하드코트 12면, 총 22개면이 조명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한 볼이 자동으로 나오는 볼 머신기 연습코트(오토 테니스)가 3면 있다. 실내코트에는 에어컨과 난방기가 설치되어 쾌적한 환경에서 1년 365일 레슨을 받을 수 있다.
에사카 테니스학교는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수준에 맞는 반편성이 되어 있다. 레슨 자격증을 소지하고 경험이 풍부한 코치 30명이 친절하고 정중한 레슨을 한다. 에사카테니스센터의 코치는 선수출신이 드물다. 테니스코치학교에서 2년간 교육을 받은 졸업생들이 코치로 채용되었다. 테니스센터가 코치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첫째도 친절, 둘째도 친절, 셋째도 친절이다.

일부 학생들의 경우 일본테니스협회공인 대회에 본 센터 소속으로 출전을 가능하게 해놓았다.
3천명을 대상으로 하는 레슨은 과목과 수준별로 세분화되어 있고 3살부터 80세까지 레슨을 받는다. 레슨은 주로 50~60세가 주를 이룬다. 그룹레슨이 대부분이고 개인레슨도 별도로 받은 사람이 있다. 개인레슨 1회 비용은 4만원, 그룹레슨은 주 1회(90분)로 한달에 10만원을 지출한다. 코치는 최고 1억원의 연봉을 받는다. 평일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레슨 프로그램이 있는데 프로그램 담당 코치가 맡은 시간에 레슨을 한다.

에사카테니스센터 가쿠지 오카다 매니저는 "테니스 레슨은 서비스가 제일 중요하다. 기술을 잘 가르치는 것보다 재미있게 하고 재수강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레슨생에게 명령과 지시보다 권유를 하는 레슨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카다 매니저는 "코치마다 가르치는 내용과 수준이 균일해 특정 코치에게 레슨생이 편중되는 것을 방지한다"며 "지도자간의 형평성을 갖추는 것이 센터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에사카코트의 다양한 프로그램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1920년대부터 대지를 사서 운영하는 스포츠센터내에 에사카실내테니스코트가 있다

4월 15일자 테니스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