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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대로 해봐라. 잃을게 무어냐” 라는 자세로 임했다페더러 2회전 뒤 인터뷰
정리 이은정 기자 사진출처 윔블던  |  ejlee507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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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08  15: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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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힘들어 보였던 첫 세트였다. 전반적인 경기 운영에 대해 말해달라.
= 경기 초반에 잘 풀리지 않았다. 무슨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긴장했던 것 같다. 다행히 게임 스코어 0-2 로 쳐지던 세트를 결국은 따냈다. 나에게 중요한 순간이었다.
더위 때문에 코트에서 진행이 꽤 빠르다고 느껴졌다. 타이 브레이크를 잘 마무리하고 나서부터는 (7-0) 더 이상 첫 세트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2, 3 세트는 초반부터 브레이크를 잡아냈고 내 서브는 아주 잘 지켜냈다. 상대가 내 서브 게임을 치고 들어 올 방법을 전혀 못찾는 것 같았다. 그래서 마음을 놓으면서 리턴에 집중할 수 있었다.

- 시간을 되돌아간다면 젊은 페더러에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가?
= 한 때는 익명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투어를 시작하면서부터 항상 코치와 여행을 함께 다녔고 나중에는 마사지사 등 동행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들은 내가 선수이자 한 인간으로서 성숙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다. 또한 대중들의 시선을 받을 수 있는 나만의 개성을 유지하도록 해주었다.
코치들이 나에게 해주었던 조언들이 생각난다. 간단한 것들이지만 주로 행동으로 하면서 배웠던 것들이다. 실수를 하되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하라고 하고 싶다.

- 다음 상대는 미샤 즈베레프다. 잔디 코트에서 그와의 상대전적은 매우 좋아서 자신감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까다롭기도 하고 당신에게 시간적 여유를 많이 주지 않는 상대이기도 하다. 이런 유형의 선수를 상대하는 특별한 준비, 연습법이 있는가?
= 그렇다. 완전히 다른 패턴의 랠리가 될 것이다. 그와 몇 번 경기를 치뤄봤는데 매번 다른 플레이를 선보였다. 호주 오픈의 경우 세컨 서브에서 가까이 나와 공격을 했다. 짧은 공을 볼 때마다 앞으로 나왔던 것 같다. 할레에서는 정반대로 뒤에서 플레이를 하더라. 잔디 코트에서는 굉장히 드문 일이었다. 특히 세컨드 서브에서 생각해보니 퍼스트 서브에서도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토요일 경기에서 어떤 플레이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가 서브 앤 발리 스타일이라는 것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내일과 그 다음날 왼손잡이 선수와 훈련할 계획이다. 왼손잡이 상대와 매치를 앞두고는 항상 큰 전환이 필요하다. 왼손 서브, 킥 서브, 특히 리턴 등에 익숙해지는 게 매우 중요하다. 내 서브 게임에서는 상대가 왼손잡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집중해야 할 것이다.

- 코트와 잔디 상태에 대해 선수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잔디가 충분하지 않고 많이 미끄러져 위험하다고 말이다. 믈라데노비치와 상대 선수 모두 경기하기가 꺼려질 정도로 코트 상태가 나빴다고 했다. 두 선수가 이구동성으로 코트가 안전하지 않다고 하는 경우에도 경기를 지속해야한다고 생각하나? 연습 코트에서 이런 문제를 느끼진 않았나?
= 어려운 문제다. 연습 코트의 경우 직접 가서 확인해봐야한다. 많이 서는 부분이 짓밟히고 뜯겨나간 걸 볼 수 있다. 죽은 잔디이고 색도 변해있다. 그런 부분이 미끄럽고 움직임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에서도 미끄러지는 경우도 있다. 그런걸 보면 죽은 잔디 부분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맞지만 더 거친지 미끄러운지 잘 모르겠다.
아주 뜨거웠던 오늘과 어제의 날씨가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이렇게 두 선수가 한 목소리로 문제를 제기한다면 사태가 심각하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디가 미끄러운 문제로 경기를 연기한다는 것은 들어본 적 없다.

- 잠시 투어를 중단했던 시기에 “투어의 열기, 그 변화무쌍함이 그립다” 고 한 적이 있다. 투어의 어떤 부분이 그렇게 당신을 사로잡는가? 경쟁인가, 도전인가, 아니면 여행이 주는 매력인가?
= 경쟁이다. 오늘만 하더라도 코트에 들어서며 매치 전의 긴장감이 몰려왔다. 어쩔 수 없지만 썩 좋은 느낌은 아니다. 일단 코트에 들어가고 나면 훨씬 나아지긴 하는데 시간이 다소 걸린다. 나는 긴장감이 들때는 항상 “내가 돌봐줄게” 라고 말하곤 하는데 그게 도움이 된다.

연습만 할 때에는 이런 긴장감은 오지 않는다. 브레이크 포인트를 날려버리든 엉망으로 플레이를 하든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훈련만 잘 되면 잘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엔 긴장감 도는 경쟁이 그리워지게 된다. 또한 동료 선수들, 친구들, 토너먼트 조직위원들, 팬들, 이외의 모든 관련자들도 물론 그리워하게 된다.

- 경기가 진행되면서 잔디 바닥이 드러나며 변해간다. 이런 코트 변화에 어떻게 적응해야 한다고 보나?
= 두 번째 주가 되면 움직임이 오히려 더 좋아질거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첫 주가 지나고 일요일을 이용해 밟혀서 누워있는 죽은 잔디들을 뽑으며 정리할 테니까 말이다. 특히 서브지점과 스플릿 스텝을 하거나 방향 전환을 하느라 많이 머무는 중간지점의 상태가 많이 나아질 것이다. 첫 번째 주에 치루게 되는 1, 2회전에서는 미끄러짐에 주의해야 하지만, 두 번째 주에는 움직임이 더 공격적이 될 수 있다는게 내 생각이다.

- (네 아이의 아빠인) 당신에 대해 어제 빅토리아 아자렌카에게 물었었다. 어떤 부모가 되려고 하는지에 있어서 딱히 당신이 영감을 주지는 않았다고 하더라 (아빠로서와 엄마로서의 역할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그녀의 모습, 출산 후 이른 복귀 등 을 보면서 그녀가 어떤 일들을 겪고 있는지에 대해 상상이 가나?
= 전혀 상상할 수 없다 (웃음). 믿을 수도 없다. 내가 와이프 옆에서 서포트 역할을 하던 것과 비교해 보면 그녀는 완전히 다른 공으로 게임을 하는 것과 같다. 여자 선수들이 아이를 낳고 복귀하여 경기하는 것에 경의를 표한다. 사실 비현실적이다. 아마도 자신이 제일 잘 하는게 무언지 알고 언제쯤 나가서 다시 경기할 준비가 되는지 아는 것 같다. 그녀의 용기와 성공하고자 하는 의지가 놀랍다. 세레나도 마찬가지다. 다시 돌아와 강인하고 테니스를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가족을 챙기면서 동시에 경기를 치루는 것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내 경우에도 그렇지만 오히려 굉장한 일이다. 나 뿐만 아니라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남자 선수들 중에도 몇이나 있잖은가. 나처럼 애가 넷이나 되지는 않지만 한 명이든 네 명이든 애들이 울어댈 때는 감당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웃음).
대단한 경험을 하고 있는 그녀를 응원한다. 참, 멋진 아들도 만나봤다.

- 게임 초반의 긴장감에 대해 다시 말해보자. 평소에 느끼는 감정보다 강렬한 것이었나? 혹시 윔블던이기 때문에 감정적 위압감이 컸기 때문인가?
= 그렇지는 않다. 보통 느끼는 긴장보다 좀 더 날카로왔던 것은 맞지만 윔블던이라서 그랬던 것 같지는 않다. 웜업이 끝나고 락커룸으로 걸어갈 때 갑자기 흥분되면서 동시에 긴장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코트로 걸어나가서도 웜업 랠리를 할 때도 계속됐었다. 솔직히 첫 세트가 7-6으로 끝날 때까지도 있었던 것 같다. 떨쳐내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1회전 경기에서는 긴장하지 않았으니까 3회전에서는 괜찮아지길 바란다. 믿을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도 결승보다 2회전 때 훨씬 긴장되는 경우가 있다. 긴장이 고조되면서 평소대로 플레이가 안 나와서 이상했지만 이번에 다행히 잘 넘어갈 수 있어서 기쁘다. 일단 코트에 나가면 일이 그렇게 간단하게 풀리지는 않지만, 스스로에게 “맘대로 해봐라. 잃을게 무어냐” 고 말하곤 했다.

- 여기 센터 코트에서만도 여러번 엄청난 경기를 치뤄낸 당신이 느끼는 긴장감이란 무엇인가? 코트 입장 전 터널에 서 있는 동안 그리고 코트로 걸어나오면서 당신을 스쳐가는 감정들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나?
= 어떨 때는 아무렇지 않을 때도 있고, 어떨 때는 ‘아, 뭐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나가도 되나, 안되나?’, ‘얼마나 오래 기다리게 할 셈이지? 빨리 투어백 내려놔야되는데’ 하는 생각도 한다. 아홉개의 라켓이 점점 무겁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때로는 ‘내 서브 게임을 따야할텐데’ 라는 생각도 한다. 밖에 나와서는, ‘마침내 밖이다! 날씨는 어떻지? 사람들이 보고있나?’ 라는 생각이 스치기도 한다. 매번 달라진다.

테니스 경기 중에는 포인트 이외에도 다른 생각을 할 시간이 아주 많다. 하지만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오로지 포인트에만 몰두할 때가 온다. 아주 진지해지면서 모든 것이 집중되면서 초점이 맞춰지는 듯한 순간이다. 이게 쉽지는 않은데 수많은 경기 경험과 우승 경험을 통해 수퍼 울트라 자신감이 생길때 도달하는 것 같다. 자신감이 떨어질 수록 마음이 갈피를 못잡고 흔들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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