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시각 6월 6일 밤 9시40분.
위도가 높아 밤 10시가 넘어서야 어둑해진다. 롤랑가로스 14번 코트에서 주니어 복식 1회전 경기가 열렸다. 다른 곳에서는 경기가 다 끝나 코트에 커버가 덮여진 상태다.
경기가 끝나자 복식 승리 선수 각자의 코치가 주먹을 맞댔다. 서로 고맙다는 인사를 해면서 말이다.
한 선수는 국제테니스연맹 장학생 박의성(서울고)이고 한 선수는 멀리 칠레에서 온 선수, 소토다. 국제연맹의 코치와 칠레 코치가 선수들의 복식 1회전 승리에 감사해 했다. 볼퍼슨도 6명밖에 없고 라이트도 없고 대회 공식 포토그래퍼도 안들리는 주니어 복식 1회전인데도 선수는 물론 코치들이 즐거워했다.
두 코치들의 주니어에 대한 관점은 어디에 뒀을까 궁금했다. 승리 아니면 성적, 그것도 아니면 과정.
모든 것이 포함되어 보였다. 흔히 단식 선수들이 상금이나 대우가 낮은 복식을 등한히 한다. 하지만 코치 입장에서는 복식에서 발리 기술과 좁은 공간으로 넣는 스트로크, 순발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커나가는 과정에서 복식을 한다는 것은 테니스 감각과 다양한 기술을 체득하기게 좋은 것이라고들 한다.
Boys' Doubles - Round 1
Uisung Park (KOR) Matias Soto (CHI) 6-3 4-6 [10-6] Brian Cernoch (USA) Tomas Machac (CZE)
박의성과 마티아스 소토 대 브라이언 세르노(미국)와 토마스 마차(체크)의 프랑스오픈 주니어 복식 1회전은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해 오후 3시에 들어갈 경기가 밤 8시 15분에 스타팅했다.
박의성은 오전 11시 단식 2회전 경기에서 상대방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경기를 해 아쉽게 패했다. 복식 경기에서 할 맛을 잃어 보였다. 8주 이상 한국을 떠나 유럽에 있기에 하루 속히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으리라. 경험상 첫 그랜드슬램이라곤 하지만 내심 8강이나 4강까지는 가고 싶었다. 하지만 미국 에이스이자 그랜드슬램 우승한 아버지를 둔 키 큰,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에게 졌다.
박의성의 서브로 경기는 시작됐다. 낮고 빠른 토스로 첫 서브는 네트에 걸리기 부지기수다. 그래도 박의성은 그 서브를 고수했다. 확률은 반반. 들어갈때는 낮게 상대몸쪽으로 깔려 서브 에이스나 서브 포인트가 났다.
박의성의 파트너는 발리 플레이와 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를 지녔다. 박의성이 후위에서 스트로크로 찔러주면 파트너 소토는 네트 앞에서 라켓을 살짝 대며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1세트 3대3까지 서로 긴장감 속에 경기를 하다 박의성조가 6대3으로 이겼다. 2세트는 쉽게 끝날 것으로 예사했으나 만심한 박의성 조가 서브게임을 잃고 게임을 예측불허로 몰고갔다.
소토의 서브가 네트 맞고 바운드가 안 된 채 리시버인 몸쪽으로 날라오자 리시버인 토마스가 엉겹결에 볼에 라켓을 댔다. 이때 서버 전위에 있던 박의성은 체어 엄파이어에게 상대 선수 실점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더니 토마스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체어 엄파이어도 콜을 해 박의성 팀에 한 포인트를 더 붙여 불렀다. 그런 상황이 있었음에도 박의성조는 2세트를 4대 6으로 내줬다.
누구도 알수 없는 매치 타이브레이크. 주니어 복식에서 3세트 결판은 10점 먼저 내는 쪽을 이기는 것으로 하는 매치타이브레이크를 적용한다. 초반에 기싸움하다 비교적 3점 이상 차이를 내면서 박의성조가 10대 6으로 3세트를 마무리했다.
박의성은 "즐겁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국제연맹의 유럽투어링팀 박의성 담당 코치는 경기 뒤 박의성에게 다가가 "아주 잘했다. 오전에 단식은 아쉬웠다. 배우는 과정이니까 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쨌든 국내 주니어 1위 박의성은 6월7일까지 프랑스오픈에서 단식에서 4경기(예선 두경기 포함), 복식에서 한경기 등 통 5경기를 앙투카에서 값진 경험을 하게 됐다. 그중 한번 밖에 패하지 않고 4승을 달리고 있다.
| |
 |
|
| ▲ 프랑스오픈 한국선수 출전 현황. 정현, 이덕희, 장수정,한나래, 박의성 등 5명이 출전했다.개최국 프랑스는 91명, 일본 27명, 미국 82명, 스페인 37명, 중국 13명, 이탈리아 22명 등의 선수들이 출전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