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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나의 벨기에 친구 슐츠
김융기(양평무지개클럽 고문)  |  yoong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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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3  07: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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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말띠 동갑내기이다. 평생을 말같이 열심히 뛰면서 살아오고 있지만, 별로 큰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말처럼 부지런하고 성실한 인품으로 여생을 즐기며 건강히 살아가고 있다.

슐츠는 유럽의 두 번째로 큰 항구도시 벨기에 안트베르펜 교외 기차길옆 조용하고 한가한 스로우 도시에 살고 있다. 어디서 주서 들었는지 자기는 기차 길 옆에 살고 있어, 기적이 울릴 때마다 자식을 하나씩 만들어 딸 둘과 아들 하나를 두었다고 너스레를 떨곤 했다. 전자교환기를 배우러 벨기에 처음 갔을 때 길가에 널려진 수많은 개똥을 보고 우리가 의아해 하자 “개똥 더럽다”라고 배운 우리말로 유창하게 말했다.색소폰을 만든 나라, 콩고에 식민지를 두었고, 다이아몬드를 가공 하고 있는 나라 ,우리는 지금 벨기에로부터 돼지고기, 초콜릿 등을 수입해 먹고 있지만, 벨기에는 한 때 우리에게 통신발전을 위해 큰 기술을 전수해준 나라이기도 하다.

   
 

한 대기업의 반도체 산업도 이때부터 시작이 되어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벨기에는 베네룩스 3국 중, 인구 11,40만의 조그만 나라로 수도 브뤼셀에는 유럽연합(EU) 본부가 있고, 네덜란드어, 불어 와 독일어 3개국 언어가 통용되고 있어 시내에 나가보면 거리 팻말이 모두 3개 국어로 표시되어 있어 여간 혼란스럽지 않다.

우리가 익숙히 들어온 오줌싸개 동상은 높이 60센티의 작은 조형물로 하루종일 고추에서 오줌이 아닌 물이 흘러나오고, 축제 때는 옷도 갈아입히면서 야단법석이다. 우리가 머물었던 안트베르펜은 유유히 흐르는 스웰데강과 바다가 맞닿는 아름다운 항구도시이다.

슐츠네 집에서 얼마 멀지 않은 플랜더스 지역에는 “플랜더스의 개”로 유명한 동화의 주인공 네로(Nello)가 버림받은 개 파트라슈(Ptrasche) 를 만나 함께 살아가는 감동적인 이야기의 무대가 된 곳으로 개 동상이 있다. 손녀 승주가 어렸을 때 플랜더스의개 이야기를 들려주면 그렇게 슬퍼하든 생각이 떠올랐다. 승주가 올해 고등학교에 들어갔으니 벨기에에 다녀 온지도 꽤 오래 되었다.

안트베르펜 항구에는 고풍스런 중세의 건물이 많이 눈에 뜨이고 ,광장에는 세금을 너무 많이 거두어 드린 악질 군주의 팔목을 잘라 항구에 던져 버린 것이 안트베르펜의 유래가 되었다는 브라보(Bravo) 동상이 아직도 굳건히 서있다. 나는 한국통신 연수원 사내교수로 있으면서 연수생 48명의 팀장으로 통신발전의 새로운 혁신을 가져다준 전자교환기와 반도체 교육을 BTM사로부터 받으면서 장기간 체류했었다. 해외여행이 그리 흔치 않든 그 시절 대부분 우리 일행은 초행으로 수개월 진행 되는 기술 습득에 골머리를 썩었다.

슐츠는 한국 담당 코디네이터로 헌신적으로 우리를 도와주었다. 처자식을 두고 낯선 해외에서 지내기에 적적했을 때 주말에 조리 도구를 싣고 와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우리의 숙소를 찾아와 스파게티를 손수 만들어 주기도 하고, 벨기에의 관광지를 여기저기 구경 시켜 주었으며 맛 집도 찾아 맛있는 음시도 사주기도 했다. 한국을 너무나 좋아하는, 자기말로는 반 한국 사람이라고 했다. 우리가 귀국을 한 후 고마운 마음으로 슐츠를 한국에 초청하여 한 번 다녀가기도 했다.

몇 년 전에 우리부부가 유럽을 여행 후 슐츠네 집으로 향하였다. 그들이 검은 종이(black paper))라 부르는 김과 고춧가루를 가져가고 배추 등 양념은  중국 혹은 일본 슈퍼에서 사서 김치 담구는 법을 보여주고 김밥도 같이 싸보았다. 같이 많든 김치와 김밥은 부근에 살고 있는 딸네 집 등 이웃에도 선보였다.

우리가 슐츠네 집에서 먹고 자고 간 최초의 손님이 되였다고 했다. 그만큼 손님이 자고 가는 문화는 별로 없지만 같이 지내면서 우리의 먹을거리를 소개하고, 그들이 무엇을 먹고 사는지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였다. 다른 나라를 여행 하면서 항상 여기 사람들은 뭘 먹고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 하면서도 가정을 방문해 보기는 처음이었다.

몇 년 후 다시 슐츠네 부부가 답방으로 우리가 사는 서울 집에 찾아 왔었을 때 점심을 가까운 올림픽 공원에서 자장면을 시켜 먹었는데 전화 한통으로 공원에서 음식을 배달해 먹는데 놀라워했다. 식탁도 없이 쪼그려 앉아 젓가락으로 자장면을 먹다가 나중에는 엎드려 먹는 진풍경을 보여 주었다. 설악산 여행길에 들른 성기공원에서는 아이들처럼 즐거워했다. 큰 성기 모형에 걸터앉아 찍은 사진은 돌아가서 한국의 재미난 이미지를 소개했을 것이다, 화재로 잿더미가 된 낙산사를 보고는 가슴 아파했으며, 기왓장 한 장을 사서 다시 짓는 지붕에 얻는 헌물도 했다. 즐거운 추억을 많이 쌓고 돌아가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으나, 흐르는 세월은 기회를 주지 않았다. 슐츠와 서로 사귀어온지도 어언 36년이 되어간다.

그새 나는 KT를 퇴직하고 이곳 양평에 내려와 전원주택을 짓고 맑은 물과 좋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살고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벨기에 다시 갈 수가 있을 가 염려가 된다.

내가 못 가면 슐츠를 양평으로 초대하고 싶다. “자기 처는 변비가 심해서 변이 스톤(stone)이 되어 나온다” 는 그의 유머를 다시 한 번 듣고 싶다. 그는 한국을 너무 좋아 한다. 술츠와 그의 가족과 함께 벨기에서 테니스를 친 것이 엊그제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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