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선수들의 꿈이 국가대표인 경우가 많다.   누구나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를 위해 경기를 한다는 것은 가슴벅찬 일이다. 그래서 너도나도 태극마크는 달고 싶어한다. 흔히 한국챔피언이라고 할때 당대 최고의 선수이기도 하지만 국가대항전에 출전해 자기 몫을 다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경우를 말한다. 

정현과 이덕희가 4월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남반구 뉴질랜드와의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1그룹 플레이오프 2회전 출전 명단에서 빠졌다.

예년같으면 '국가의 부름'을 거부하고 '국가의 테니스 위상'높이는데 협조를 안한다고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수도 있다. 그러면서 국내실업무대 정상권 선수들이 태극마크는 한번 달았으면 됐지, 5세트 경기가서 체력 고갈되어 바닥 보이고 싶지 않다는 것이 정서다.  그런 저간의 정황속에 19살, 스무살 청년들에게 국가대표는 무조건 지상명령이라고 고집하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대표팀 김재식 감독으로 부터 현재 한국테니스 원투펀치, 정현과 이덕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 감독이 전한 정현과 이덕희의 이야기는 아래와 같다.

"지금 랭킹 관리가 중요한 시기다. 투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달라"(정현). 90위대 랭킹보다 조금 더 올려야 투어 생활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

"100위안에 들어야 하는 목표가 있다"(이덕희).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다.  예전에도 선수가 투어 랭킹 올리고 투어 대회 출전해 상금 획득이 우선이라는 경우도 있었다. 정작 대회에 출전해 선수가 경기당일날 감독의 속을 시커멓게 태운 적도 있다고 한다.

정현과 이덕희의 일면 타당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절감하게 한다. 원데이 투데이 선수생활 하는 것 아니고 원이어, 투이어하고 그만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국가대표와 협회에 기존에 있었던  '꼰대문화'가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준다.  즉 세상이 바뀐 것이다. 

테니스대표로 외국 가끔 나가는 것이 꿈이던 시절이 있었다. 도통 외국물 먹으려면 테니스가 한 방편이 되던 시기가 있었다. 허나 지금은 오늘밤 자비로 티켓끊어 다음날 새벽에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다. 

한편으로는 원투펀치의 사양으로 데이비스컵 멤버로 평생 원투펀치 그늘에 가려 못 뛸 수도 있는 선수들에게 기회가 왔다. 2월초 김천에서 열린 데이비스컵 지역 예선 3단식 '깜짝 스타' 권순우와 같은 제2의 스타가 나올 공산이 크다. '꿩 대신 닭'으로 뉴질랜드 파고를 넘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재식 감독은 이번 대표팀 소집에 응한 권순우, 홍성찬, 이재문, 정홍에 대해 "5세트 경험은 부족하지만 단식 승리 주자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래는 데이비스컵 김재식 감독과의 일문일답.

-정현, 이덕희가 출전을 하지 못하는데
=항상 최고의 전력으로 국가대항전을 치르고 싶은 마음이다. 정현과 이덕희의 경우 지금 랭킹 관리가 중요한 시기라는 이해를 사전에 구했다. 투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정현은 90위대 랭킹보다 조금 더 올려야 투어 생활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 이덕희도 100위안에 들어야 하는 목표가 있다. 사실 경기 당일날 도착하더라도 이해하겠다는 이야기까지하며 출전을 권유했다. 이야기는 충분히 나눴다. 이에 대해 협회를 통해 사유서를 제출하는 등 공식 절차를 밟아달라고 했다.

-뉴질랜드전 경기 전망은 어떻게 보나
=복식은 상대 선수들이 세계 50위권이라 쉽지 않아 보인다.단식에서 해결하려고 한다. 뉴질랜드도 특별히 랭킹있는 선수는 없고 권순우 선수가 그나마 요즘 올라오고 있다.

-이번 대회는 월드그룹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1그룹 잔류 경기지만 소홀히 하기 어려운 것은 아닌가
=절대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 선수 연령대가 젊고 좋은 선수들이다. 큰 경기를 치르면서 자신감을 갖게 하는 좋은 기회다.  지금 선발된 선수들이 기량을 발휘할 기회라고 본다. 내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선수층을 두텁게 할 수 있다. 이번엔 누가 튀어나 올 지 모른다고 본다.

-뉴질랜드전 승패에 대한 부담은
=큰 부담은 갖지 않으려고 한다.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열심히 하고 있어 좋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

-선수 연령대가 어린 것이 단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지 않나
=5세트를 뛴 선수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 아쉽다.

-출국은 언제하나
=4월 2일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