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우리나라 테니스 시즌이 본격적으로 막이 오르기도 전에 1,2월 해외에서 후원을 받아 혹은 자비를 들여 테니스 대회 출전하는 선수들이 상당수다. 심지어 대만의 아카데미에 1주일에 200여만원 내고 몸을 만드는 주니어도 있다. 십수년전만 해도 상상도 못할 일이다.

한국테니스에 봄이 왔다. 꽃피고 열매맺을 일만 남았다. 기다려주기만 하고 선수 스스로 인내를 감내한다면. 이들 선수의 경기장 스코어보드판에 국적이 KOREA라고 적혀있다. 약자로 KOR. 전세계 테니스 스코어를 다루는 사이트에서 우리 선수 이름 옆에 'KOR'이라고 국적이 달려있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이들이 널리 알리고 있다.

이런 선수가 10명이 되어 전세계를 돌아다니면 우리나라가 어디에 붙어있는지 모르는 외국인들도 우리나라 이름은 안다. 그러면 그들이 동네 가전매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물건에 눈길을 주기마련이다.

우리나라 테니스 선수 이름과 국적보고 우리나라 제품을 하나라도 다시 보게하는 것이다. 그러다 구매까지 이어지면 성공이다. 그래서 부산테니스협회 김영철 회장은 해외 다니는 우리나라 테니스 선수들은 애국자이고 우리나라 물건 제값받게하는 데 일등공신이라 치켜세운 적이 있다.

사실 우리가 세르비아나 벨라루스를 가볼일이 뭐가 있겠나. 조코비치나 아자렌카의 나라로 알려져 한번 가보고 싶게 만들고, 가서 그들 관련 책이나 화보를 구할 생각도 들게 만든다.

아무튼 운동을 택해 틈나는 데로 외국나가 시차적응해가며 테니스하는 선수들은 애국자다. 개인의 여러 고통을 극복하고 나라를 알리는 무역의 일꾼들이다. 편집자
 

24일 ATP 랭킹포인트를 올리기 위해 해외로 나간 선수들이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각오와 목표를 밝혔다.

 

지난 ATP250시리즈투어 미국 델라이피치오픈에서 정현(삼성증권 후원, 한체대, 83위)은 예선 2회전 벨기에의 킴머 고페얀스(187위)에게 패하며 올해 두 번째 투어 본선진출에 실패했다. 정현은 투어대회 예선에도 불구하고 투어대회만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었다. 데이비스컵 대진추첨날 당시 정현은 “랭킹이 안 높으면 챌린저무대를 뛰는 게 당연한거고 랭킹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투어무대 가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점수를 따고 싶다고 투어무대를 피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오는 25일 멕시코 아카풀코에서 열리는 텔셀 ATP500시리즈투어 예선에 출전한다. 정현은 “멕시코 대회는 처음이지만 잘 준비해서 좋은 시합을 하고 싶다”며 다음대회 각오를 밝혔다.

 

최근 135위로 최고랭킹을  기록한 이덕희(KDB산업은행 후원, 현대자동차, 마포고, 135위)와 대한민국 테니스의 기대주 권순우(건국대, 308위), 하드히터 정윤성(CJ제일제당 후원, 양명고, 560위)은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게이오챌린저(총상금 5만달러+H)에 출전한다.

 

이덕희는 “랭킹이 한 단계뿐이지만 차근차근 올라가 꼭 100위 안에 들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음 대회에서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성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3일 교토시마즈챌린저(총상금 5만달러+H) 본선 2회전 슬로베니아의 그레가 젬야(150위)한테 패한 권순우는 다음 대회 각오를 밝혔다. 그는 “다음대회도 마찬가지로 목표는 우승이다. 그러기 때문에 매 경기마다 신중하게 게임에 임하겠다”며 경기내내 지켜본 탁정모 코치는 “다음시합이 실외로 바뀌기 때문에 교토에서는 랠리보단 선이 굵은 테니스를 했는데 요코하마에선 디테일한 템포 테니스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 제53회 시마즈챌린저대회(총상금 5만달러) 2회전에서 슬로베니아의 그레가 젬리자(150위) 3-6, 3-6으로 졌다. 권순우(건국대, 308위)는 "오늘은 상대방 서브가 너무 좋았다. 코스도 다양하게넣어서 리턴하기가 더 어려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드히터 정윤성은 예선 1회전에서 탈락하며 짐보따리를 먼저 들고 요코하마로 떠난다. 정윤성은 “한 달 동안 보완해야 할 점들을 보완해서 오랜만에 시합을 나왔는데 게임감이 조금 떨어져서 시합에 패한 것 같다. 볼감각은 전보다 나아진 것 같다”며 “교토에서 일찍 넘어와 먼저 시합코트에서 훈련을 하면서 게이오대학교 선수들이랑 연습게임도 많이 했다. 이번 대회는 교토대회처럼 아쉬운 대회가 안되게 열심히 노력하겠다. 또한, 올해는 200위대까지 올려 US오픈 예선을 뛰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 예선 1회전 정윤성(CJ제일제당 후원, 양명고, 560위)이 상대볼을 슬라이스로 되받아 치고 있다

홍성찬(명지대, 500위)은 터키 7차 퓨처스(1만 5천달러) 8강에 올라지만 36점이 빠지면서 랭킹 113계단이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홍성찬은 “랭킹이 많이 떨어지긴 했는데 생각보다 덜 떨어진 것 같다. 오히려 긍정적이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챌린저 올라서기 위해 패턴변화 대해서 묻자 홍성찬은 “확실히 퓨처스보다 챌린저는 다르다. 나의 스타일로는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 빠른 타이밍에 공을 치는 스타일로 연습해 좀 더 공격적 플레이 변화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올해 랭킹은 200위안에 들어가는 것이고 챌린저에서 우승과 투어대회나 그랜드슬램 출전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찬영(1046위)은 인도네시아 3차퓨처스(1만5천달러)에서 아쉽게 2회전에서 일본의 쇼 카타야마(666위)에게 (5)6-7, (3)6-7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갓 20살이 되고 본격적으로 투어를 돌아다니기 시작한 오찬영은 “처음에는 주로 혼자 다녀서 편한 것만 찾고 그랬는데 시합을 많이 다니다 보니 다른 선수들 연습이나 생활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올해 랭킹은 500위 안에 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 인도네시아 7차 퓨처스(총삼금 1만5천달러)에서 오찬영(1046위)은 "날씨가 더워서 체력적으로 힘든 경기였던 것 같다. 이길수 있는 찬스가 많았는데 놓친게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임용규(당진시청, 455위)와 김청의(대구시청, 469위)는 어깨, 손목 부상으로 병원에서 재활치료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