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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지 않는 함성’ 이덕희호주오픈 취재 after(1)
멜버른=김경수 기자(대한테니스협회)  |  dakk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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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02  07:5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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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4일 멜버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과 후덕지근한 공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위도상 한국과 정반대에 위치한 호주는 한국과는 기후가 반대인 무더위가 한창이었다. 특히 멜버른은 '하루에 4계절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날씨가 변화무쌍하기로 유명하다. 군데군데 열꽃처럼 피어오르는 아지랭이를 보니 아스팔트 위에 계란을 올려 놓아도 금새 익을 것만 같았다.

여독을 풀 겨를 없이 이덕희 선수의 예선 결승전이 열리는 멜버른 파크로 향했다. 이덕희는 다른 선수에 비해서 청각장애의 시련을 딛고 뛰어난 성적을 올리는 선수로 이미 화제다. 출전하는 대회에서 입상을 할 때마다 다른 선수보다 언론의 주목을 받아서인지 국내 팬들과 더불어 많은 외국인들이 경기장을 메웠다. 경기가 열리는 쇼코트3은 이미 대성황이다. 관람석 한 켠에는 태극기가 펄럭이며, 곳곳에서 ‘덕희야 힘내, 화이팅!’의 함성소리가 들렸다. 호기심을 자극했는지 ‘컴온 리’를 외치는 외국인들도 이덕희를 격려하고 지켜봤다.

맞상대는 카자흐스탄의 알렉산더 부브릭. 193cm 키에 뿜어내는 서브가 돋보였다. 첫서브가 210km 이상을 웃돌았고 세컨드도 200km 안팎이다. 서비스만 놓고 보자면 이보 카를보비치와 견줄만 하다. 그러나 이보가 그렇듯이 백사이드에서의 처리는 드라이브보다는 슬라이스였다.
서브를 제외한곤 해볼만한 상대였다. 이미 예선 1, 2회전을 승리하고 결선에 오른 터라 이덕희 역시 한껏 고무돼 보였다.

경기에 들어선 덕희의 플레이를 보고 크게 놀랐다. 눈으로 읽어내는 정확한 예측과 이에 반응하는 민첩성 때문이다. 자극에 대하여 재빠르게 반응하여 위치를 재빨리 바꾸거나, 방향전환에 대한 플레이는 신기에 가까운 능력을 발휘했다.

   
 

   
 

주로 베이스라인에서 플레이하는 이덕희는 적극적인 네트 플레이가 드물었다.

반면 라이징 볼 처리의 빠른 타이밍과 상대방 볼의 속도를 이용하는 컴팩트한 타법으로 강력한 포핸드를 구사했다. 대부분 크로스 랠리였으며 포핸드로 위닝샷을 결정 지었다. 랠리가 길어지면 스트로크에서 밀리는 상대가 슬라이스 혹은 드롭샷 등의 변칙적인 플레이를 시도하는 경향이 있는데 부브릭이 그런 케이스였다.

부브릭은 백사이드에서 균형이 흐트러지면 네트 앞에 떨구는 드롭샷을 여러차례 시도했다. 하지만 덕희는 상대방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예측하여 네트를 향해 재빠르게 반응했다. 네트 앞에 떨어지는 공을 오히려 간단하게 역공으로 처리했다. 간발의 차이로 공·수 전환이 갈리는 타이밍에 정확하게 흐름을 읽어 득점으로 연결 지었다. 볼에 접근하는 데만 신경을 써 여유를 갖지 못한다면 네트 대시가 의미 없음은 물론이다. 이덕희는 어느 순간 임팩트 포인트까지 순조롭게 접근하여 자신이 유리한 입장이라는 것을 이미 경험적으로 터득하고 있었다.

   
 

   
 
이 경기에서 덕희는 첫세트를 선취했지만 아쉽게 역전패했다. 승부의 분수령이 된 두번째와 세번째 세트 4-4 상황에서 여러차례 듀스를 진행했지만 게임을 가져오는데는 실패했다. 큰 무대에서의 긴장감이 더해 보였다. 경기가 끝나자 그는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다. 표정에는 '분명 유리한 경기였는데..'하는 서운함이 보였다.

비록 그랜드슬램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이덕희는 이번 대회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큰 대회를 경험한만큼 앞으로 더 긴장하지 않고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1승만 거두면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다음 그랜드슬램에서는 꼭 본선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 이덕희의 굳은 다짐이었다.  이런 이덕희가 3일부터 김천에서 열리는 데이비스컵에서 국가대표로 출전해 우리에게 또다시 가슴 울컥한 감동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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