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피플
피플주니어
[호주오픈 5보] 가족이란 무엇일까
멜버른=박원식 기자  |  editor@tennispeople.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1.20  03:29:25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네이버 구글

이은혜.
테니스피플과의 인연은 3년전 기술 기사로 시작되었다. 안양서여중 시절 국내 주니어대회 출전 선수를 취재하다 투지 좋고 힘좋은 한 여자 선수를 발견했다. 다만 키가 커서 그런지 등이 구부정했다. 그랜드슬램 취재하다 외국 주니어들 자세를 보면 몸이 자연스런 상태에서 군더더기 동작 하나없이 볼을 치는 경우를 많이 목격한 기자로선 가능하면 바른 자세에서 운동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사를 지면에 게재했다.

구부정한 등을 펴고 테니스를 하면 좋은 샷을 구사해 성적을 더 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면서.

그 기사가 나가고 주니어테니스계에서 난리가 났다. 선수 하나 힘들게 한다고. 동호인랭킹시상식에서 이 선수의 부모를 만났다. 부모는 "웃는 낯으로 어리니까 이쁘게 봐주세요"하면서 기자에게 말을 걸었다. 늘 선생님에게 그부분 지적을 받았다며 고치려고 애를 쓴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이은혜는 안양서여중에서 중앙여중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치고 팀과 개인의 우승 성적을 올렸다. 누구를 만나도 힘과 공격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은혜를 다시 만난 것은 육사코트에서 열린 롤랑가로스 주니어 예선전에서다. 비가와서 코트 정비가 늦어지는 가운데 선수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경기 개시를 기다렸다. 한쪽에서 이은혜는 고무 밴드를 갖고 운동을 하고 있었다. 늘 최고의 상태를 만들어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 눈에 들었다. 결국 이은혜는 국내 선발전에서 우승하고 파리가는 티켓을 획득했다.

지난해 5월 파리에서 이은혜를 만났다. 이미 주니어 본선 진출을 못한 상태였다. 일본 선수에게 예선 라운드로빈에서 패했기때문이다. 이은혜는 예선 결승 경기를 관전했다. 기자는 이때 또 물었다. 사토 히마리를 보면서 몸이 가냘프고 호리호리한데 볼이 좋아 보인다고 말을 건넸다. 그러면서 트레이닝은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답변은 별로 체계적으로 하는 것 같지 않았다. 귀국 길에 부모에게 체계적인 트레이닝이 필요한 것 같다고 손전화 문자로 전했다. 기사 쓰는 대신. 쓰고 싶었지만 꾹꾹 참았다. 기사보다 효과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은혜를 다시 만난 것은 장호배 결승. 결승 동영상을 제작했다. 일방적인 게임을 펼치며 우승했다. 2연패. 앞으로 장호뱅서 이은혜는 여자선수가운데 장호배 4번 우승하는 기록의 선수가 될 것 같아 보인다.

장호배에서 우승 격려금으로 받은 미화 3000달러를 기반으로 이은혜는 인도 주니어대회에 출전했다.
마침 인도 뉴델리에 테니스피플 박종규 기자가 있어 삼성인도법인 근무중에 주말 시간을 이용해 이은혜의 우승 사진과 기사를 출고했다. 테니스피플과 이은혜는 인연이 유독 많은 선수다.

이은혜와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17년 호주오픈 취재중 우연히 올해 호주오픈 출전하는 주니어는 없겠지하면서 웹사이트 억셉턴스 리스트(대회 출전 희망 선수) 명단을 보았다. 역시 본선에 태극기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런데 죽 내려가다가 본선 대기자중 남자 1명이 있었다. 대기 5번. 박의성(서울고). 어라. 예선을 뛰거나 본선에서 먼나라 소년들이 빠지면 본선자동출전도 가능하겠지 했다. 주니어예선하는 트랄라곤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고 취재 짬을 보았다. 멜버른 플린더스역에서 기차로 2시간 반 거리였다. 그리고 웹사이트를 덮으려다 여자는 없나 하면서 마우스를 클릭했다. 역시나 본선은 없고 예선 대기 5번에 이은혜가 있었다. 두명의 주니어가 있으니 트랄라곤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우리로 말하면 교통카드인 마이키카드를 하나 10달러주고 산 것이 있어서 그걸 들고 50달러를 더 충전한 뒤 갔다.그전에 혹시 몰라 부모에게 카톡했다. 벌써 트랄라곤에 와있고 교통수단까지 알려주었다.
우여곡절끝에 가서 경기를 취재했다. 대회장이 아담하고 기자에겐 외국 주니어대회 운영이 신기하게 보였다.

외국주니어대회장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이은혜는 1회전에서 호주 여자 주니어 선수에게 경기 초반 끌려다니다가 바람과 싸워가며 역전해 이겼다. 한번만 더이기면 되는 다음날 2회전. 일본 여자 유망주 다나카 리카(204위)에게는 한번의 리드도 빼앗기지 않은 채 이겼다.

코트를 빠져나온 이은혜는 엄마와 두 동생들을 얼싸 안으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일주일전 지도자없이 엄마와 두 동생들과 호주 멜버른도 아닌 트랄라곤에 물어물어 온 이은혜 가족은 그 끈끈한 사랑으로 그랜드슬램 주니어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대회는 한번 신청해보고 기다리자 한것이 운좋게 예선 두경기만 이기면 됐고 본선에 오르게 됐다.

이은혜의 공을 베이스라인 뒤에서 보니 마치 세레나 윌리엄스의 공 같이 대포알처럼 날라왔다. 멋 모르고 한번 맞으면 전치 4주 부상은 족히 나올 것 같았다. 포핸드 다운더 라인도 옆줄 맞고 빠져나가는 볼은 일품이었다.

기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이은혜의 1회전 경기 동영상 일부를 이은혜를 지도하는 선생님에게 보내 원격 지도를 받고 나온 것이 2회전에선 반영된 듯 이은혜는 자신감 넘치는 그리고 진중한 경기를 펼쳤다.

그간 트랄라곤에 가족들은 머물면서, 비싼 돼지고기 목살 스테이크집에 가서 시켜 먹다가 절반 이상 남기고 나온 경우등 몇가지 해프닝이 있었다고 한다.

아무튼 이은혜의 가족은 즐거운 멜버른 나들이를 하게 되었다. 20일 경기장에 가서 등록을 하고 호주오픈 경기장을 가족과 함께 즐겁게 둘러본 뒤 21일 토요일부터 시작하는 단식과 복식 경기에 출전한다.

경기도 광주 탄벌초등학교 정순화 선생님, 안양서여중 김이숙 선생님, 중앙여고 최준철 선생님 , 양주식 감독님에게서 테니스를 배운 이은혜는 프랑스오픈 주니어대회도 뛰고, 장호배도 2연패하고, 자력으로 호주오픈 주니어 본선에 오르게 됐다.

이은혜는 운동하는 동생이 있다. 어려서 경쟁의식이 있어서인지 자주 다퉜다고 한다. 부모는 두 자매를 불러 이야기를 나눴다. 각자 장차 무엇을 하고 싶은 지 물었다. 이은혜는 세계를 누비는 투어선수가 되겠다고 했고 동생은 운동을 하면서 공부를 하겠다고 했다. 각자의 길이 정해진 만큼 지원은 많이 못해도 최선을 다하라고 했다. 그 이후 두 자매는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각자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그래서 언니의 투어 길에 동생이 동행을 해 힘이 되 주고 있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한국에 있는 아버지는 아내에게 이은혜의 포인트 상황마다 알려달라며 카톡에서 나는 '지지직'이 수시로 울려댔다. 어찌나 울리던지 곁에 있다가 그 진동에 호주 지진 난 줄 알았다. 다시 가족이란 무엇일까. 떨어져 있어도 마음의 끈이 늘 있는 것이 가족이 아닐까. 이은혜 선수의 가족을 보면서 테니스로 가족이 행복해 하고 있음을 느꼈다.

취재 후원: 장호테니스재단, 아머스포츠,전현중테니스교실 

 

[관련기사]

멜버른=박원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네이버 구글 뒤로가기 위로가기
테니스피플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주교동 614-2 원당메디컬프라자 606호  |  대표전화 : 031)967-2015  |  팩스 : 031)964-7780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경기 다 50250(주간)  |  출판사 신고번호:제2013-000139호  |  상호명 : (주)스포츠피플 | 테니스피플  |  사업자등록번호:128-86-68020
대표이사·발행인 : 김기원  |  인쇄인:김현대  |  편집국장 : 박원식  |  정보기술책임 : 최민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수
Copyright © 2011 테니스피플.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tennispeopl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