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세트 타이브레이크 매치 포인트에서 몸을 던지며 득점에 성공한 뒤 코트에 누워버린 대한민국 19살 아들 홍성찬
19살 홍성찬(명지대)이 뉴질랜드와의 국가대항전 첫 단식에서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하며 테니스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홍성찬은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센터코트에서 열린 데이비스컵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1그룹 1회전에서 뉴질랜드의 스태덤(세계 416위)을 3대1( 6:4 6:3 4:6 7:6<6>)로 이기고 우리나라에 1승을 선사했다.
1승 순간 센터코트에서 경기를 지켜 본 관중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홍성찬이 1세트 6대 4, 2세트 6대 3, 3세트 3대 0으로 리드해 나갈 때까지만 해도 3대 0의 낙승이 예고되었다. 상대는 400위대 중반의 랭킹이고 홍성찬은 퓨처스 15연승을 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문제는 19살 나이에 너무 긴장한 탓에 경기 초반부터 가벼운 걸음 걸이가 아니었다. 상대가 백핸드 깊숙한 높은 공을 보내오자 노갑택 감독에게 "이를 어쩌죠"하는 질문을 할 정도로 코트에 들어서 머리속이 멍한 상태에서 경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3세트를 4대 6으로 내주자 센터코트에 모인 600여 관중들은 일제히 홍성찬에게 "넌 할 수 있어"하며 힘을 넣었다. 마치 자신들이 코트에서 뛰는 양 흥분하고 자신감을 차 올렸다.
4세트 들어 한순간도 안심할 처지가 아니었다. 홍성찬의 빠른 발도 경기시간 3시간 반을 넘자 무뎌지고 네트 앞에 떨어지는 상대의 드롭 샷에 실점을 하기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6대 6 타이브레이크를 만들어 상대 첫 서비스에 대해 점수를 땄다. 하지만 이후 한번의 리드도 없이 끌려갔다. 상대는 홍성찬의 무뎌진 발과 백핸드쪽 약점을 간파하고 착실하게 득점에 성공했다. 4세트 6대6의 타이브레이크에서도 6대 6을 만들었다. 홍성찬의 긴 추격 끝에 얻은 결과였다.
6대 6에서 7대 6을 만들때 두선수의 랠리는 20차례 이상이었다. 7대6에서 홍성찬이 리드를 하고 스태덤은 좌우로 볼을 돌렸고 홍성찬은 몸을 거의 뉘여가면서 리턴을 했다. 그리고 볼이 짧아지자 네트 대시해 블럭을 했다. 이때 좌우로 빼는 볼을 잡아 라켓을 세워 맞혔다. 라켓을 맞은 볼은 네트 살짝 넘어 떨어졌다. 득점을 확인한 홍성찬은 4시간의 긴장을 훌훌 털어 버리고 코트에 몸을 맡겼다.
경기 뒤 노갑택 감독은 "1세트 초반부터 가볍게 걸으라고 주문했다"며 "워낙 큰 경기라 긴장이 되어서인지 터키때 경기력의 60%도 발휘하지 못했지만 정신력으로 버텼다"고 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