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달은 롤랑가로스 앙투카에만 들어가면 지칠 줄 모르는 황소와 같이 뛰어 다닌다. 백핸드 하이 발리 샷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오른쪽 깊숙한 앵글로 빠져나가는 볼도 왼쪽 끝에서 어느샌가 달려와 볼을 처리한다.
넘기는 수준이 아니라 임팩트 있는 자신의 샷을 구사한다. 네트 앞에 떨어지는 볼은 물론이고 전후좌우 종횡무진으로 뛰어다닌다. 지칠 모르는 황소다.   그 힘은 어디서 나오고 그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 나달의 왼손과 오른손

프랑스오픈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들을 보다가 그 답을 발견했다. 바로 나달의 왼손이다. 원래 오른손 잡이인 나달은 테니스를 하기 위해 왼손을 사용하는 선수로 전환했다. 몸의 회전축이 달라지고 사물을 보는 눈도 달라지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는 과정중에 라켓 잡은 손은 두 다리보다 더 혹사당할 수 밖에 없었다.  남들보다 강하고 정교한 그러면서 한번이라도 더 받아넘기려면 라켓 잡은 손을 풀면 안된다.  땀과 소금, 흙으로 범벅이 된 손거죽은 화학작요을 일으켜 다 벗겨져 지문을 알아 볼 수 없을 지경이 된다.  라켓 그립의 감촉이 아파 흰색 반창고를 손가락 마디마디 마다 둘러서 경기를 했다. 우승을 향해 한치의 에너지도 낭비하지 않으려고 작정한 듯 속전속결로 경기를 치렀다. 마치 뭔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프랑스오픈 7번째 우승을 노리는 라파엘 나달이 결승에 선착했다.

나달은 8일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준결승에서 자국 선수 다비드 페러를 6-2 6-2 6-1로 이기고 결승에 올랐다.

스코어에서 알 수 있듯이 페러는 수비 좋은 나달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이로써 나달은 이번 대회 무실세트로 결승에 올라 그 어느해보다 좋은 몸 상태에서 마지막 경기를 맞게 됐다.  비축된 체력은 우승을 위해 남겨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