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멜버른 그랜드슬램 호주오픈을 2년 연속 취재한 정용택 특파원

지난 4개월간 경기도체육회통합추진위원회에 참여했다. 

체육회 통합에 대한 연구와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 테니스가 어떻게 나가야 하는 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내린 나름의 결론은 테니스 리더들이 냉정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소한 테니스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해야 한다. 동호인랭킹단체들이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대한테니스협회도 모든 연맹이 모여 고사되고 있는 종목에 대해 대처해야 한다.

투어 무대에서 활약하는 정현에 이어 주니어들이 좋은 활약을 하는 데 단체장들이, 어른들이 지표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우리 스스로 화합된 모습이 보이며 기업들이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통합해서 넓은 저변 확대를 이용하면 정현과 같은 선수를 여럿 만들어 낼 수 있다. 전국에 좋은 자원들이 많다.

동호인대회에서 1천원 주니어 육성기금 모으기는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이제 동호인 한 사람씩 1인 테니스 인구 늘리기를 해야 한다. 생활체육은 비랭킹대회도 만들고 초보자들 대회를 늘려야 한다. 개나리 아래 민들레 부서도 만들어 테니스 참가 인구를 늘려야 한다. 엘리트와 생활체육을 통합해 테니스의 현실을 직시하고 청사진을 만들어 최고의 종목으로 만들어야 한다. 대화와 반성 없이 통합은 의미가 없다.

인구 20~30만 도시의 테니스회장들이 주니어 로컬대회를 하나 만들면 테니스 인구는 늘어난다. 시도 회장들은 로컬대회를 만드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테니스 레슨시장의 새로운 수요창출이 된다. 

 인터뷰

경기도는 지난해 9월 9일 체육회 통합 방침 발표 이후 7명으로 구성된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12월 29일 경기도체육회 통합에 성공했다.
인구 1270만여 명의 최대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는 대전광역시와 인천광역시에 이어 전국 17개 시ㆍ도에서 3번째로 통합체육회를 출범했다,
통합체육회가 출범함에 따라 경기단체와 종목연합회, 시ㆍ군 체육회와 생활체육회의 통합작업이 추진된다. 2016년부터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함께하는 신규 사업도 이사회 및 총회를 거쳐 본격 추진한다. 경기도체육단체 통합추진위원으로 활동한 경기도테니스연합회 정용택 사무국장(경기도종목별사무국장협의회장)을 1월 5일 경기도연합회 사무실에서 만나 경기도 체육단체 통합과정과 테니스에 관련에 통합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경기도 체육단체 통합추진 과정을 설명해 달라
=경기도는 17개 시도 가운데 인구 1270만 명이 넘는 가장 큰 광역자치단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경기도를 체육단체 통합의 시범 대상으로 삼았다. 경기도에서 정리한 통합안이 기준이 될 수 있다. 4개월간 7명의 통합추진위원이 집중 토의해 결론을 냈다.
기본 원칙은 양 단체가 이롭게 가야 한다는 점으로 귀결됐다. 엘리트의 평생 직업을 생활체육 기반에서 만드는 그림을 그렸다.

-통합이란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에서 각각의 장점을 모으고 단점을 버려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자는 것이다. 통합은 재정적 측면에서 국가 재정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사용을 위한 것이고 엘리트 체육에서 은퇴한 선수들이 저변이 넓어가는 생활체육 쪽의 지도자로 자리잡는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의 상생이다.

-대한체육회가 국민생활체육회의 업무를 흡수해 총괄하는 방식인가
=그동안 국위선양에 따른 것은 대한체육회가 담당했다. 국민의 복지, 건강에 대해서 대한체육회는 그 역할을 하기 어려웠다.

-그렇다면 통합은 생활체육을 키우자는 것인가
=독일, 일본의 경우 엘리트 체육에서 사회체육으로 방침이 바뀐 지 오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엘리트 선수 하나를 키워내는 기쁨보다는 일반 국민의 삶과 건강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우리도 독일, 일본의 체육 육성책을 채택해 가고 있다. 국위 선양에서 전국민의 체육으로 변화하는 것이 주된 방향이다. 한때 스포츠 부문에서 아시아 최고의 국가인 일본이 현재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서 상위권에 들지 않고 있다. 국민의 삶과 건강에 직결된 방식으로 체육을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우리도 국민 세금을 국민 전체 다수의 체육 증진에 사용하자고 하는 것이다.

-엘리트 체육, 학교 체육이 위축되나
=올해 예산 집행 방침은 변함없다고 알려져 있다.

-통합의 첫 단추를 잘 꿰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사진이 중요해 보인다
=경기도의 경우 31개 시군 체육회장과 50여개 종목별 회장의 마인드가 중요하다. 체육회와 생활체육회의 물리적 통합에 시군 체육회장과 종목별 회장이 우리나라 체육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주먹구구식, 폐쇄식, 일방통행식은 시대에 맞지 않고 더 이상 안 통한다.

-기업의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편중되거나 줄어들고 있는데
=종목 회장 구성에서 기업인이 얼마나 참여할 지가 관건이다.

-종목 회장은 기부금 내고 하는 자원봉사하는 자리인데 서로 하려고 하는가
=80년대에 정부에서 각 기업에 한 종목씩 육성하라는 정책이 한국 체육의 밑거름이 됐다. 지금은 기업인들이 필요에 따라 체육단체장을 하면 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제 선수들이 스포츠로 성공하려는 것이 구조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기업의 스포츠에 대한 후원이 줄어들면 종목마다 국가를 빛내는 대표 선수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프로종목은 기업의 후원이 있다. 프로 종목 가운데 기업 후원없이 흑자를 보는 곳도 없다. 지금도 기업의 스포츠 후원은 중요하다. 이제 기업의 후원이 줄어드는 것은 기정 사실이다.

-경기도체육회는 어떤 통합 과정을 거쳤나
=지난해 9월 통추위원회가 구성된 뒤 4개월간의 논의 끝에 양 단체 해산을 하고 12월 29일 경기도체육회로 통합되어 창립총회를 했다. 경기도 생활체육회 48개 종목, 체육회 53개 종목이 3월 30일까지 통합하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 한쪽에만 있는 종목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양쪽에 있는 것은 하나로 합친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은 9월말 리우올림픽 이후 이뤄진다. 그래서 늦어도 9월 이전에 종목간, 지역 체육회와 생활체육회의 통합은 해야 한다. 그 전에 하면 문체부의 체육단체 통합 활성화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종목의 조직은
=중앙에서 실무적인 지침이 아직 없다. 자원봉사조직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 올림픽 잉여금 등으로 상근 조직을 구성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경기도테니스협회와 경기도테니스연합회가 합쳐진다면 조직 구성은 어떻게 되나
=일단 한 지붕 두 가족으로 갈 수 있다. 이후 하나의 조직으로 간다. 학교체육, 국가체육, 생활체육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통합에 따른 테니스 종목에 대한 전망은
=생활체육의 동호인 힘과 넓은 저변을 엘리트에 접목시키면 큰 효과가 나온다.

-동호인이 저변은 넓지만 엘리트에 관심이 없지 않은가
=서로가 그들만의 리그라고들 했다. 양 단체장이 한번 만나 회의한 적이 없다.

-통합회장의 역할은 무엇인가
=통합이 되면 통합 수장의 어깨가 무거워진다. 각 연맹체, 31개 시군회장 등은 통합협회장을 도와야 한다. 통합 협회장은 통합 대한테니스협회장을 도와야 한다. 통합협회장도 의논 없이 일방통행식 행동은 없어져야 한다. 전국 17개 시도 회장이 국제대회, 동호인대회, 로컬대회, 주니어대회, 실업팀, 주니어테니스교실 등을 만드는 등 할 일이 많다. 통합 대한테니스협회장이 17개 시도 회장과 청사진을 같이 그리고 그 청사진에 따라 전국이 유기적으로 조직적으로 테니스에 관한 일을 하면 엘리트 선수가 줄고 학교가 없어지고 팀이 해체되는 일이 없다.

동호인도 20~30대 젊은 사람들을 테니스코트로 끌어들일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다. 우리 테니스의 리더들이 테니스 붐을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한다. 테니스관련 용품산업 규모도 커진다. 통합보다 중요한 것이 테니스의 자활이다. 지금은 통합이라는 정부의 제도적 틀을 이용해 테니스 인구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누가 통합회장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통합회장이 무엇을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자리다툼이나 하고 옛 방식을 고집하면 통합은 의미 없다. 테니스 인구가 없고 선수가 없고 업체에서 관심 없는 종목이 무슨 의미가 있나.

-통합회장이 나서서 테니스 인구를 늘리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전국 203개 시군구에서 실내코트를 하나씩 만들어 어린이와 여성, 학생들 프로그램을 10년간 꾸준히 가동해면 테니스인구가 늘어난다. 어려서 라켓을 잡고 레슨을 꾸준히 받으면 레슨 시장이 커지고 대학에서 가서 테니스를 하고 졸업 후 동호인 대회에 출전한다.

-통합이 되면 경기도의 경우 어떤 좋은 모습이 보일 지, 어떤 시너지 효과가 나올 지 기대된다
=대회만으로 놓고 보면 주중에 엘리트 대회를 하고 주말에 동호인대회를 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다. 경기도에서는 31개시군이 엘리트+동호인 통합 대회를 서로 유치할 수 있도록 경쟁 구도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기도 31개 시군들의 테니스 시설들이 평준화되어 있나
=경기도에서 통합대회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은 50%정도다. 통합대회는 균형발전과 인프라 조성, 테니스 인구 증대 방안이 될 수 있다.

-경기도에는 국제대회를 치르거나 방송 중계할 수 있는 센터코트하나 없다
=경기도는 그동안 국가적인 사업을 위한 시설을 만들지 않고 생활체육 시설에 관심을 두고 조성했다. 31개시군에서 저변 넓히는데 힘을 기울였다. 이제 통합시대를 맞아 엘리트와 생활체육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시설도 필요하다. 의정부처럼 실내코트 4면이 기본적으로 있고 임시 관중석이라도 설치해 중계방송 할 수 있는 결승전 무대를 만들면 바람직하다.

-1년 뒤 경기도테니스협회의 모습은
=2016년은 조직 통합의 기간이다. 큰 기대를 할 수 없다. 2017년~2018년에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청사진을 놓고 진행하면 테니스 선진국의 모습을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