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은 오늘 비록 졌지만 세계 4위 스탄 바브링카를 상대로 정말 훌륭한 경기를 보여주었다.
보통 3세트 타이브레이크 경기는 서비스 위주의 선수들 (존 이스너, 이보 카를로비치, 펠리치아노 로페스등) 의 경기에서 볼수 있는 스코어다.

그런데 스탄의 강력한 서비스에 에이스를 26개나 당하면서도 스트로크 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고 오히려 우위를 보이면서 3세트 모두를  2% 부족으로 내주었다.

1세트에서는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내줬으나  다시 스탄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고 2세트에서는 4-1로 앞서 나갔으나 아쉽게 또 타이브레이크에서 졌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3세트에서는 정말 좋은 경기를 펼쳤다. 3세트에는 자신의 서비스를 모두 지키면서 박빙의 경기를 이어 갔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원핸드 백핸드를 가진 스탄을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는 백핸드 투 백핸드의 그라운드 스트로크 대결을 여러번 가지면서 많은 관중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ESPN3의 해설자 역시 정말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는 설명과 더불어 3세트 타이브레이크에 돌입하는 순간에는 자신을 비롯한 많은 관중들이 3세트 이상의 경기를 보고 싶다는 다소 일방적인 코멘트를 날리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서비스에서는 스탄이 앞서고 스트로크 대결에서는 정현이 앞서는 경기의 양상을 보였다.

그동안 정현의 약점으로 지적되오던 서비스 관련해서 이번 경기는 좀더 다른 측면에서의 서비스 약점을 노출했다. 그동안 지적된 서비스의 속도는 더이상 거론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번 경기에서 최고 시속 126마일(202km)의 속도를 기록했다. 속도보다는 2세트 중반까지 계속된 저조한 첫 서비스 성공율 (50% 수준) 이 1,2세트를 이기지 못한 패인으로 나타났다.  3세트에는 60% 이상의 첫 서비스 성공율로 자신의 게임을 모두 지킨것을 보면 서비스의 속도도 중요하지만 정확도를 더 키워야하는 숙제가 앞에 놓여 있는듯 하다. 전체적으로 이날 경기는 정현이 세계 톱10을 상대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점을 전세계 테니스 팬에게 각인 시켜주었다. 

아쉽게도 2% 부족으로 결정적인 포인트를 내줘 경기에 졌으나 반대로 3-0으로 이길수 있는 훌륭한 경기를 보여 주었다. 기자이기 이전에 미국 동포로서 정말 멋진 경기를 보여준 정현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