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피플
뉴스스포츠&라이프
정현 1승, 왜 대단한가
이병효(코멘터리 발행인)  |  bbhhlee@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5.03.28  10:41:18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네이버 구글
   

한국 남자테니스의 ‘희망’ 정현이 ATP 월드투어 마스터즈 1000 시리즈에서 1승을 올렸다. 25일(한국시간 26일 새벽) 미국 플로디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APT투어 마이애미오픈 단식 본선 1회전에서 마르셀 그라노예르스(50위, 스페인)를 2-1(6-0, 4-6, 6-4)로 꺾은 것이다.

한국 선수가 ATP 월드투어 대회에서 승리한 것은 지난 2008년 9월 AIG 재팬오픈 챔피언십 단식 1회전에 승리한 이형택 선수 이후 7년 만이다. 정현은 와일드카드로 본선 1회전에 나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테니스대회에서 기껏 1승을 올린 것을 언론매체에서 왜 큰 뉴스로 다루는지 이해를 하지 못한다. 대한민국이 스포츠 강국으로 떠오르고 각 종목에서 1류 선수들을 더러 배출하다 보니 과거와 달리 세계 챔피언이 나왔다 해도 신기할 것도 없고, 호들갑을 떨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한국이 잘 하는 스포츠는 주로 격투기와 양궁, 숏트랙 등 전통적 강세종목들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가 높은 축구와 농구 등 구기 종목에서는 세계무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다. 이 밖의 주요 종목 가운데 골프가 ‘귀족 스포츠’라면 테니스는 ‘신사 스포츠’의 대명사다. 한국이 여자골프에서는 최근 상위권을 휩쓸고 있지만 유독 테니스에서는 세계 랭킹 100위의 관문을 뚫고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프로테니스에서 최고 성적을 기록한 것은 이형택 선수. 2007년 세계 36위가 정점이었다. 그는 그랜드슬램 대회인 US오픈에서 4회전, 윔블던과 프랑스오픈(롤랑 가로스) 3회전, 호주오픈에서 2회전까지 진출했다. 또 ATP 250급 대회 단식과 복식에서 각각 한 번씩 우승했고 챌린저 타이틀은 13회 거머쥐었다.

국제 테니스계에는 양대 기구가 있다. 1917년 창립된 국제테니스연맹(ITF)은 테니스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 조직이고, 세계프로테니스연맹(ATP)은 프로테니스를 관장하는 최고 조직이다. ATP는 프로 테니스대회를 열고 세계 랭킹을 발표한다. 랭킹을 정하는 이유는 프로대회 참가(entry)를 허용하고 대진표에서 시드(seed)를 부여하는 객관적 기준이 필요해서다.

매해 지난 52주간의 전적을 감안해 랭킹을 정하는데 2015년 3월23일 기준으로 남자단식의 세계 랭킹은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13,205점) 2위 로저 페더러(스위스 9,205점) 3위 라파엘 나달(스페인 5,810점) 4위 앤디 머리(영국 5,695점) 5위 케이 니시코리(일본 5,460점) 등의 순이다. 정현은 현재 세계 랭킹 121위, 챌린저 랭킹 4위에 올라있다.

여기서 점수는 각 대회의 성적에 가중치를 주어 산출하는데 그랜드슬램 4개 대회 우승자 2,000점, 바클리스 ATP 월드투어 파이널 1,500점, ATP 월드투어 마스터스 1000 8개 대회 1,000점, ATP 500 6개 대회 500점, ATP 250대회 250점 등의 순이다. 점수가 부여되는 국제대회 가운데 가장 순위가 낮은 퓨처스 10,000대회는 우승자에게 18점을 준다.

눈치 채셨겠지만 대회의 급수를 나타내는 ‘ATP1000’ ‘ATP 500’ ‘ATP 250’은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점수를 의미한다. 그런데 정현이 한국선수로서는 이형택 이후 처음으로 ATP 1000대회에서 1회전을 통과한 것이다. 그랜드슬램 대회 남자단식은 128드로, ATP 1000대회는 128 또는 64드로인데 정 선수가 참가한 마이애미 오픈은 128드로였지만 1회전 부전승을 주어진 시드선수들이 있어 총 96명이 참가했다. 1회전 통과는 10점이 주어진다.

1회전부터 4회전까지 겨뤄 8명이 남는다. 준준결승과 준결승, 결승전 등 모두 7번(시드선수는 6번)을 이기야 우승하는 것이다. 정현이 이긴 마르셀 그라노예르스는 세계 50위였다. 따라서 이번 승리로 정현은 세계 50위권의 실력을 입증한 것이다. 프로선수들은 그랜드슬램은 물론 ATP 1000대회에 최대한 출전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이런 승리가 거듭되면 점수가 올라가서 저절로 100위 안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번 경기는 원래 KBS N스포츠가 중계할 예정이었으나 마지막 순간에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KBS측은 플로리다주에서 벌어지는 경기를 생방송으로 내보려면 3개의 위성이 차례로 신호를 중계해야 하는 기술상 어려움이 있어 할 수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첨단기술시대에 기술적 문제라는 것은 납득할 수 있는 이유고, 결국은 돈 문제가 아닌가 하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예컨대 메이저리그야구(MLB) 경기를 동아시아로 중계할 때는 한국과 일본, 타이완 등이 중계료를 분담할 수 있는데 이번 테니스대회는 일본 등에서 관심이 없어 KBS N스포츠로서는 재정적 부담이 버거웠을 것이라는 얘기다. 또 골프 등 다른 스포츠와 달리 테니스는 광고주 유치가 쉽지 않은데 이번 경우에는 특히 심야시간이라 어려움이 가중됐을 것이라는 것이다.

골프와 피겨스케이팅, 스피드스케이팅 등은 과거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종목으로 꼽혔지만 최근 뛰어난 선수들이 나타나 우리도 강국 중의 하나로 떠올랐다. 국민의 관심과 사랑이 있어야 스포츠가 발전할 수 있는데 그러려면 먼저 TV중계방송을 통해 특정 종목의 경기를 자주 접할 수가 있어야 한다.

결국 기업들이 테니스경기에 광고를 많이 해야 테니스시장이 커지고, 테니스시장이 커져야 TV중계방송을 자주 하고, 중계방송이 잦아야 어린이들을 포함한 팬 층이 형성되고, 팬들이 늘어야 좋은 선수와 지도자가 나온다는 논리의 단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테니스협회와 생활체육단체, 테니스 지도자들에게만 테니스의 발전과 진흥을 맡겨둘 것이 아니라 테니스를 사랑하는 동호인이 적극 나서야 한국 테니스 붐업의 계기가 찾아올 수 있지 않을까.

[관련기사]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네이버 구글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코코넛
유익한 기사입니다. 잘 보았습니다.
(2015-03-29 09:01:49)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테니스피플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주교동 614-2 원당메디컬프라자 606호  |  대표전화 : 031)967-2015  |  팩스 : 031)964-7780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경기 다 50250(주간)  |  출판사 신고번호:제2013-000139호  |  상호명 : (주)스포츠피플 | 테니스피플  |  사업자등록번호:128-86-68020
대표이사·발행인 : 김기원  |  인쇄인:김현대  |  편집국장 : 박원식  |  정보기술책임 : 최민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수
Copyright © 2011 테니스피플.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tennispeople.kr